단통법 폐지

by skyrunner

단통법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을 줄여서 단통법이라 한다.


10년 전이였다. 누구는 스마트폰을 살 때, 공짜로 사고 누구는 20~30만 원을 주고 샀다. 그래서 그때부터 유행 했던 말이 호갱이다.

호갱은 호구와 고객의 합성어 이다. 호객이라고 하면 고객을 부른다는 뜻으로 이미 사용하고 있으니, 그와 비슷하게 호갱이란 신조어가 인터넷에 퍼지게 되었다.


한 번 물건을 사고 나면 더 이상 그 물건에 대해서 알아 보지 않는게 정답일 것이다. 하지만, 물건을 사고 나서 혹시 내가 저렴하게 잘 샀나 하고 다시 찾다 보면 더 저렴하게 파는 곳이 있다.

그러면 왠지 손해 본듯한 느낌, 속은 느낌, 피해본 느낌, 사기당한 느낌등이 든다. 내가 바보같고 어리석었다는 자책이 든다. 이게 혼자만 있을 때면 다행인데, 가족이나 애인, 친구등 주변의 가까운 사람이 알고나면 세상에 그렇게 공격을 받을 수가 없다.

"으이그~으이그~ 이 멍청아 이걸 뭐 그리 비싸게 주고 샀냐~"

이런 핀잔에 스트레스 받지 않을 사람이 없다.

싸게 산 사람과 더 싸게 산 사람, 그런 사람들이 자꾸 비교하고 늘어났다. 더우기 인터넷, SNS 발달로 비교가 더욱 쉬워졌다. 결국 여기저기 불만이 터져 나왔고, 그래서 단통법이 생겼다.


처음 취지는 좋았다. 누구나 다 공평한 가격에 스마트폰을 살수 있다. 이젠 더이상 누가 더 싸게 샀다는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난 처음부터 이 법을 반대했다. 물론 적극적으로 나서서 데모하며 반대한 것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반대했다.

인터넷이 발명되기전, PC통신 시절에도, PC통신이 있기 그전에도 사람들은 물건을 싸게 사기 위해 정보를 찾고 그때는 발품을 판다라고 했다. 인터넷 시절에는 손품을 판다라고 했다. 그만큼의 노력을 드려서 저렴하게 사는 것이다. 소비자는 싸게 사는 것이 이익이다.

우리 부모님은 횟값이 싸다고 노량진 수산시장까지 가기도 하시고, 고기사러 우시장, 또 다른 물건들은 경동시장까지 가기도 하신다. 그 만큼 시간도 들고, 또 차비도 든다. 돈과 시간 소요 등을 모두 따지고 보면 그리 싼 것이 아닐지 몰라도 절대적 구매금액이 싸다는 것에 만족해 하신다.


단통법의 목적은 '이동통신단말장치의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 질서를 확립하여 이동통신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함으로써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한다.

정부에서 법을 재정 할 때도 판매점의 과도한 경쟁과 마케팅 비용이 줄어드니, 그 아껴진 비용이 단말기 할인으로 이어져서 모든 국민이 다 같이 저렴한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입 할 수 있을거라 설명 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 결과가 나왔다.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이 누구나 평등하게 스마트폰을 비싼 가격에 사고 있다.

경쟁이 없어진 판매 회사는 마케팅 비용을 들일 필요 없어지고, 보조금 지원도 경쟁을 할 필요도 없어졌다. 그렇다면 그 비용이 할인으로 이어졌을까? 아니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기업의 이익으로 들어갔다. 결국 모두가 평등하게 비싸게 스마트폰 산다. 손품, 발품 팔 필요가 없다. 경쟁이 없어지자 어디에서도 판매가격이 싸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평등을 이야기 하는 것은 항상 주의를 해야 한다. 손품, 발품을 많이 팔아서 물건을 싸게 산 사람이 있고, 손품, 발품 팔 시간이 없어서 몇번 알아보지도 않고 찾아보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물건을 비싸게 사는 사람이 있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평등이다.

노력을 더 한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평등이다. 그래서 좋은 대학을 졸업하려하고 그래서 대기업에 취업하려한다. 공산주의적 평등은 모두가 가난해 지는 길이라는 걸 수십년에 걸쳐서 여러 나라들을 보면서 우리는 알게 되었다.

때로는 억울하기도 하다. 나도 그만큼 많이 알아보고 싸게 사려 노력을 했는데 비싸게 샀고, 누구는 스마트폰에 한 번의 알림으로 간단히 싸게 산 것 같다. 사회적으로도 누구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결국 흙수저 일수 밖에 없고, 누구는 태생이 금수저라 별다른 노력 없이도 잘먹고 잘 살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억울하고 불공평 하다고 해도 금수저를 모두 흙수저로 만들어 버린다고 내가 더 잘먹고 잘사는 것도 아니다. 결국 나의 노력으로 더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수 밖에...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런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누가 선뜩 나서서 자신의 잘못이라 인정하거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그 잘못된 판단으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오로지 국민들의 몫이고 이익을 받은 것은 결국 소수의 가진 사람들 뿐이다.


얼마전 아들의 스마트폰(아이폰)을 알아보러 여기저기 판매점을 돌아다녔다. 단통법이 폐지 되었으니, 좀 저렴하게 살수 있지 않을까? 판매점을 여기저기 6군데 이상 다닌 것 같은데 아직은 싸게 살수가 없었다. 단통법 폐지가 되었지만 아직 시행은 안되었다고 한다.


단통법 폐지후 시행이 되어도 예전처럼 공짜폰, 파격적인 할인폰이 나올지 솔직히 의문이 든다. 아마 판매점끼리 눈치보며 어느 정도 유지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 번 올라간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를 나는 살면서 거의 본적이 없다. 특히 소수기업이 독점한 물품은 과도한 경쟁보다는 오히려 단합을 하거나, 개중에 가장 큰 기업의 정책을 쫓아가는 현상을 우리는 많이 봐왔다.


모두가 다 잘 살수 있다고 말했던 공산주의는 모두가 다 같이 못 살게 되었다.

모두가 다 싸게 살수 있다는 단통법은 모두가 다 같이 비싸게 사게 되었다.


두 경우 모두 국민을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취지 좋았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잘못 생각 한 것이 있다. 사람들은 모두 남보다 자신의 이익을 더 추구한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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