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바리스타 도전기.

by 산산이


2023년, 카페 알바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사실 막연한 카페 창업의 꿈이 마음속에 있었기 때문에 미리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정식으로 카페 알바를 해본적은 없지만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샷을 뽑아본 경험이 있고

친언니가 카페 운영을 할때 몇번 도와준적은 있었기 때문에 아주 처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내 나이 서른초반, 직장인, 카페알바 무경험으로는 아무리 지원해도 뽑히질 않았기 때문에

나는 내일배움카드를 통해 바리스타 2급 자격증에 도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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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화,목 주2일 19:00~22:00 수업을 한달 반동안 들어야 했다.

수강생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고 열명 남짓으로 수강 분위기는 훈훈했다.

퇴근후에 이론수업은 지겹긴 했지만 실기수업을 하면서부턴 재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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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를 직접 로스팅해보고 샷을 추출하고 스팀을 해보는 등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직접 배워보니 전에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는 내가 너무 아무것도 모르고 했구나 싶었다.

지금와서는 정확히 기억나는건 없지만 라떼아트로 간단한 하트를 만들고서 기뻐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게 한달반의 수업을 마치고 시험까지 보고 나서 정식으로 바리스타2급을 따게 되었다.

수업에 대한 결과물이 자격증으로 나오니 이것 자체로도 굉장히 뿌듯했다.

나는 그렇게 취득한 바리스타2급 자격증을 가지고 다시 카페 알바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경력은 없지만 바리스타 2급을 가지고 있고 열심히 일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런 간단한 자기소개를 포함한 이력서를 적어 제출하니 한군데서 연락이 왔다.

프랜차이즈 커피숍으로 면접을 보러 가니 인품이 좋아보이는 사장님이 계셨다.

후일담으로 합격을 하고나서 같이 일하던 사람이 말해준거지만,

내가 카페에 들어왔을때 내 첫인상을 보고 바로 합격이라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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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바리스타2급 자격증을 땄다고 해도 샷을 뽑을 줄만 알지 카페에 있는 수많은 메뉴들은 처음부터 공부해야 했다. 수많은 메뉴의 레시피북을 전달받고 일주일동안 외워서 시험을 봐야한다고 하셨다.

나는 틈날때마다 외워서 레시피북 시험은 간신히 통과했지만 실제 음료를 제조할때는 많이 버벅일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친절한 동료알바가 잘 알려줬었는데 사실 일하는 타이밍이 안좋았다.


그때 나는 방수기능사라는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게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수업이었다.

나는 온몸이 아픈 와중에 주말 낮에는 편의점, 오후에는 카페 알바를 병행하다보니 많이 지쳐있었다.

결국 어렵게 구하게 된 카페 알바를 그만두는걸로 결정했지만 정말 아쉬웠다.

이렇게 좋은 사장님을 만나기 쉽지 않다는걸 알기 때문이었다.


훗날 여유가 있을때 다시 카페 알바를 도전했었는데 일반 카페가 아니라 배달카페여서 그런지

내가 생각하는 카페 알바가 아니라 거의 주방 조리수준으로 해야했고 무조건 빨리에 급급해서 그것도 오래 가진 못했다. 그 후엔 더이상 카페알바에 지원하지 않았다.


아직 정식으로 일을 해본적은 여전히 없지만 나는 아직도 카페 알바에 대한 로망은 남아있다.

커피향 가득한 카페에서 멋있는 라떼아트를 한 커피잔을 손님께 드리는 상상.

나중에 먼 미래를 위해 바리스타 1급을 준비해보자고 다시 마음을 먹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