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의 추적

위기의 시작

by 낙화유수


안개가 새벽을 뒤덮은 가운데, 민재는 폐허 시장을 떠나 젖은 골목을 조심스레 나아갔다.
발밑에서 스며드는 물기가 신발을 적셨고, 차가운 공기가 폐를 스쳤다.
가방 안에서 노트와 사진이 묵직하게 흔들렸다.
'동쪽 회랑'이라는 단어가 뇌리를 파고들며, 모사드 시절의 참혹한 기억이 떠올랐다.
배신한 동료의 냉정한 시선, 가족이 무너지는 순간의 비명—그 장면이 안갯속에 아른거렸다.
숨을 깊이 들이쉰 그는 그날의 악몽을 떠올렸다.
모사드 작전 중 등에 박힌 칼, 피가 땅을 적시는 소리, 아내의 절박한 외침, 어린 딸의 겁에 질린 눈동자—모든 것이 가슴을 옥죄었다.
호흡이 무거워졌지만, 그는 결심한 듯 걸음을 재촉했다.

골목 저편에서 들려오는 발소리가 그의 맥박을 가속시켰다.
그 리듬은 사냥꾼의 흔적처럼 규칙적이었고, 점점 가까워졌다.
고개를 돌렸지만, 안개 너머는 깜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존재감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민재는 손을 뻗어 가방 안 노트를 더듬었다.
사진 속 인물들의 표정—런던의 회색 거리, 파리의 에펠탑 아래, 도쿄의 네온사인 속에서 웃고 있었지만, 그 뒤에 숨은 긴장은 명확했다.


본능이 작동하며 그는 벽돌 틈으로 몸을 숨겼다.
안개가 손끝을 삼킬 정도로 짙었다.
가슴이 두근거리며 귀를 울렸고, 단검의 차가운 손잡이가 유일한 안도감이었다.
멀리서 발소리가 점차 다가왔다.
안갯속에서 검은 코트의 실루엣이 어렴풋이 드러났다.
남자의 눈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손에 쥔 물체가 희미하게 빛났다—무기일까?
민재는 숨을 멈췄다.

"누구냐?" 그의 목소리가 갈라져 벽에 부딪혀 흘렀다.
아무런 응답이나 반응도 없었다.
오직 안개가 그의 숨결을 집어삼키는 듯한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다.

그 침묵 속에서 과거의 그림자가 되살아나 그를 다시 괴롭혔다.
모사드 작전 중 동료의 배신—피가 땅에 스며드는 소리가 귓전을 맴돌았다.
그는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 비극이 자신의 잘못일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피어올랐다.
만약 그때 더 빨리 움직였다면, 가족을 지켰을까?, 아~~~~~~
그 생각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손을 뻗어 벽을 짚자, 거친 벽의 질감이 피부로 느껴졌다.
그 고통이 그의 의식을 붙잡았다.
안갯속 발소리가 더 가까워졌다.
그는 몸을 웅크리고 숨을 죽였다.
추격자가 코앞에 닥친 듯한 압박감이 그를 긴장시켰다!!


집에 도착한 그는 문을 열고 낡은 노트북을 켰다.
손이 떨리며 키보드를 두드렸다.
화면에 떠오른 뉴스: "이란 시아파 결사, 사우디 대사관 암살 시도 실패."
기사가 눈앞에서 흔들리며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노트에 적힌 '경계회'와 '무영서'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경계회는 중앙의 냉혹한 통제, 무영서는 지역의 탐욕—그 두 힘이 그의 운명을 쥐고 있었다.

그때 창문 밖, 검은 세단의 불빛이 깜빡였다.
담배 연기가 안개와 뒤섞여 흐릿하게 피어올랐다.
그는 창가로 다가가 커튼을 살짝 걷었다.
심장이 내려앉는 듯한 충격이 그를 덮쳤다.
세단 문이 열리며 그림자가 움직였다.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의심이 아니, 확신이 그의 머리를 점령했다."

목이 메었다.
과거의 상처가 되살아났다.
동료가 웃으며 배신했던 그날 밤, 가족이 사라진 순간—고통이 다시 떠올랐다.
그는 단검을 굳게 쥐었고 습격에 대비했다.
이 싸움에서 도망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이 모든 것이 그의 책임일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스며드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만약 그날 작전을 거부했더라면, 지금은 달라졌을까? 인간은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건 최선의 선택이라 믿었던 선택을 후회하는 존재지만, 그 일은 그에게 선택이 아닌 원죄처럼 느껴졌다.
창밖 안개를 응시하며 그는 세단의 불빛이 점점 강해지는 것을 느꼈다.
누군가 내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이전보다 호흡이 가빠졌다.

창문 밖 안갯속 검은 세단.


갑작스러운 전화벨에 몸이 굳었다.
미확인 번호였다.
손이 떨리며 수화기를 집었다.
"민재, 오랜만이군."
차갑고 낮은 목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숨이 멎는 듯한 충격이 밀려왔다.
"누구냐? 네 목소리를 알아."
목소리가 갈라졌다.
"웃기지 마. '동쪽 회랑'은 이미 너를 노리고 있다. 넌 끝이다."

전화가 끊기자마자 창문 유리가 산산조각 났다.
총알이 벽을 뚫으며 먼지가 흩날렸다.
그는 비명을 삼키고 바닥으로 몸을 낮췄다.
안갯속에서 그림자가 빠르게 다가왔다.
가슴이 터질 듯 뛰었다.

단검을 쥔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일어섰다.
과거의 적이 다시 그를 겨누고 있었다.
모사드 시절, 생존을 위해 동료를 버린 순간—그 부담이 다시 어깨를 짓눌렀다.
만약 그때 다른 결정을 했다면, 이 공포는 피할 수 있었을까?
그는 이를 악물고 정신을 차렸다.
방 안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먼지가 가라앉지 않은 바닥에서, 그는 노트를 다시 쥐었다.
사진 속 인물들의 눈빛이 그를 조롱하는 듯했다.


문을 박차고 골목으로 뛰쳐나간 그는 젖은 바닥에 발자국을 남겼다.
뒤에서 규칙적인 숨소리가 따라붙었다.

모퉁이를 돌며 숨을 헐떡였다.
안개가 시야를 가렸지만, 추격자의 기척은 또렷했다.
손에 쥔 단검이 미끄러질 뻔했다.
발밑에서 유리 조각이 부서지는 소리가 울렸다.
비틀거리면서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골목 끝에서 희미한 불빛이 깜빡였다.
"도망칠 곳이 없다..."
귓가에 스며드는 속삭임이 들렸다. 환청인가?
고개를 돌리자, 안갯속에서 코트 사내의 형체가 드러났다.
사내의 손이 천천히 총구를 들어 올렸다.
심장이 얼어붙는 듯했다.
과거의 기억이 그를 옭아맸다.
가족을 잃은 그날, 도망친 자신의 모습—후회가 다시 밀려왔다.
총알 소리가 골목에 울려 퍼졌다.
본능적으로 몸을 피하며 벽에 기댔다.
어깨에서 피가 스며 나왔다.
고통이 그의 의식을 날카롭게 했다.

안갯속 코트 사내가 총을 겨누는 장면,


살기 위해 몸을 숙였다.
총알이 머리 위를 스치며 벽에 박힌 것이었다.
온 힘을 다해 단검을 던지자, 공기를 가르며 사내의 어깨를 스쳤다.
사내가 신음을 내며 뒤로 물러섰다. 운이 좋았다. 아닌가? 그 사내가 자신의 총을 너무 신뢰한 것인가!
하지만 골목 끝에서 또 다른 발소리가 들렸다.
여럿이 다가오고 있었다.
숨을 몰아쉬며 가방을 확인했다.

'동쪽 회랑'—이 비밀이 그의 생명줄이었다.
결심한 듯 반대편 골목으로 달렸다.
안개가 발목을 붙잡는 듯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과거의 상처가 다시 떠올랐다.
그 모든 것이 안갯속에서 그를 쫓았다.
숨을 고르며 속삭였다.
"이제 도망치지 않겠다. 끝낸다."
골목이 점점 좁아졌다.
벽이 그의 어깨를 스쳐 지나갔다.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구원일까, 아니면 또 다른 위협일까? 혼란스러웠다~


골목을 벗어나 숨을 고르며 멈췄다.
손에 쥔 노트가 무겁게 느껴졌다.
멀리서 차량 소리가 다가왔다.
집 방향이었다.
가슴이 철렁했다.
"집이 위험하다..."
결심한 듯 반대편으로 달렸다.
안개 너머, 코트 사내의 눈빛이 여전히 그를 노렸다.
눈빛이 단단해졌다.
"이 공포를 끝낸다."
단검을 다시 쥐고 어둠 속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과거의 상처가 마음을 무겁게 했지만, 이번엔 그 상처를 힘으로 승화시키고 싶었다.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그 너머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발걸음이 빨라졌다.

안갯속 민재가 숨을 몰아쉬며 멈춘 장면, 멀리 차량 불빛.


안갯속, 그의 발자국이 점점 희미해졌다.

멀리서 코트 사내의 웃음소리가 아득히 들렸다.
노트를 다시 펼쳤다.
'동쪽 회랑'—이 비밀이 그의 운명을 가를 열쇠였다니?
만약 그 열쇠가 문을 열지 못한다면, 이 안갯속에 영원히 갇힐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서서히 다가왔다.
여전히 숨소리는 거칠었다!~
안개 너머, 가로등 불빛이 그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다.
그 그림자는 마치 다른 존재를 암시하듯 흔들렸다.
고개를 돌렸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럼에도 공포는 여전히 곁에 남아 있었다.
단검을 내려다봤다.
이 무기가 구원이 될지, 저주가 될지는 미지수였다.
속으로 생각했다.
"가족을 잃은 그날, 내가 약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 모든 것이 정해진 운명이었을까?"
그 질문이 가슴을 찔렀다. 여전히 혼란과 의심은 더욱 가중되어 가고 있었다.
어둠 속으로 한 발짝 내디뎠다.
새벽이 희미하게 밝아왔지만, 그의 내면은 여전히 어두워지며 모든 신경이 한 곳으로 모이는 듯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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