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의 문

세라르 단지의 심장

by 낙화유수

알렉스 모로의 차는 호텔 습격 혼란을 뚫고 파리 외곽으로 달렸다. 민재는 뒷좌석에서 USB 드라이브를 쥐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비밀을 담은 기계는 부모가 아이를 걱정하듯 그의 가슴을 조였다. “이 임무가 내 운명인가?”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라엘은 앞 좌석에서 HK45를 점검하며 말했다. “새라르 단지로 간다. 아카이브가 있는 곳. 네가 이곳에 온 이유이기도 하겠지? ”

이미지 : 파리 외곽 도로, 비에 젖은 차창 너머 세라르 단지의 콘크리트 윤곽.


차는 좁은 도로로 접어들었다. 세라르 단지는 원자로 연구소로 위장된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 지하 깊은 곳에 숨겨진 후버 서클의 아카이브였다. 민재가 물었다. “아카이브가 뭐야?” 라엘은 눈을 좁히며 답했다. “그것 시간 코드를 저장한 지하 서버룸. 후버 서클은 그걸로 세계를 조종해.” 알렉스가 운전대를 조정하며 끼어들었다. “푸른 불빛 속에서 서버들이 세계 질서를 뒤흔들지. 네 USB는 그 문을 여는 열쇠야.” 그의 목소리는 냉소적이었다. 민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지 : 알렉스의 전술 재킷, 차 안에서 HK45와 연막탄이 놓인 실루엣.


도로 끝에서 세라르 단지의 철문이 나타났다. 차가 멈췄다. 라엘이 문을 열었다. “여기서부터 도보야.” 그녀의 어깨는 나이프 부상으로 붕대가 감겨 있었지만, 단단하게 느껴졌다. 민재가 따라 내리며 철문을 바라봤다. 콘크리트 벽은 차갑고, 어둠 속에서 희미한 푸른 불빛이 새어 나왔다—아카이브의 숨결이었다. 알렉스가 낮게 말했다. “시간 왜곡이 시작되면, 모든 게 뒤틀릴 거야.” 민재의 훈련된 감각이 경고하고 있음에 집중했다.

이미지 : 세라스 단지 철문, 어둠 속 푸른 불빛이 새어 나오는 긴장된 실루엣.


복도로 들어서자 공기가 차가웠다. 라엘은 HK45를 쥐고 앞장섰다. 알렉스는 뒤를 지켰다. 민재는 USB를 쥐며 속으로 되뇌었다. “이건 내게 달렸다.” 복도 끝에서 희미한 서버 진동음이 들렸다. 라엘이 중얼거렸다. “시간이… 왜곡될 텐데.” 알렉스가 말했다. “아카이브의 문이 코앞이야.” 복도는 그들을 되돌아오지 못할 바다의 깊은 심연으로 이끄는 듯했다. 푸른 불빛이 어둠 속에서 초현실적으로 반짝였다.

이미지 : 복도 끝, 푸른 LED 불빛이 새어 나오는 서버룸 문의 초현실적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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