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제외하고 축하한다는 말을 참 오랜만에 들었다
누군가를 돌보고 위하는 일에 완전한 만족과 안도란 말도 안 되는 것이기에
축하를 받기보다 주는 편에 오래 서 있었다
그런 내가 온전히 나로 축하를 받았다
내가 아끼는 글로 축하를 받았다
벅차오르는 감정을 뭐라 설명하기가 힘들었다
고단해서 서러워서 갖가지의 변명을 달고 잘도 쏟아진 눈물들이 오늘은 말이 없다
너무 기쁘면 정말 기쁘면 많이 기쁘면
웃어버리면 되는데
늘 눈이 먼저 젖어드는 게 습관이 돼서
눈치를 본 입이 한참 후에야 피식피식 웃음을 조각내어 내놓았다
피아노를 어린 나이부터 시작했고
그림도 곧잘 그렸다
공부도 그럭저럭 했지만 뛰어나진 못했다
루틴대로 하루를 보내는 건 변수를 피하고 싶은 내 불안 탓이라 그것을 성실하다고 칭찬하면 부끄러웠다
탁월함에 끈기가 더해졌다면 그 시절 어른들의 말대로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까
장담하건대 아마 그랬다면 쓰는, 쓰이는 것에서 피어나는 꽃과 열매를 나는 보지 못한 채 살았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훌륭하지 못하다는 건 얼마나 다행인 일인가
적당한 마음으로 산다는 건 얼마나 다행인 일인가
축하한다는 그 메일 한통이 나를 구름 위로 올려놓았다
지난 시간이 줄에 매달린 사진처럼 순간순간 나를 지나쳐 갔다
지갑에서 꺼낼 폼나는 명함이 없던 순간에도
도처마다 나를 지켜낸 건 책이었다는 걸 실감한다
이러려고 그렇게 지독히도 읽어댔구나
지독히 밑줄을 긋고
지독히 앓았구나
단 하나의 이야기에도 다독일 인물 하나 꼭 찾아내어
나를 다독이듯 지독히 달래 왔구나
쓰는 것도 좋았지만
쓰이니 어제도 오늘도 나는 몹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