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무게, 신뢰의 길

도로 위의 약속 사람사이의 믿음

by 송수현



오늘 도로 주행을 하다가 문득 생각했다.

우리는 서로를 전혀 알지 못하면서도, 함께 달린다.

시선을 마주치지 않아도,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아도.

오직 규칙 하나, 그걸 믿고 주행하는 것이다.


빨간불 앞에서 멈추고,

깜빡이를 켜며 방향을 알리고, 차선을 지키는 것.

그 모든 건 단지 법이라서가 아니라,

서로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약속이다.

그리고 그 약속을 서로 지킬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니까,

우리는 직진도 하고, 좌회전도 하고, 속도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만약 그 약속이 깨진다면?

누군가는 상처 입고, 누군가는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도로 위에서 가장 무서운 건, 서로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신이다.


그 순간, 생각이 사람 사이로 옮겨갔다.

우리가 맺는 관계 속에도 분명히 있다.

보이지 않는 규칙들, 말없는 약속들.


누군가에게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것,

기다려주는 것,

선을 넘지 않는 것,

기억해 주는 것.


서로 지키겠다고 명확히 말하진 않아도, 우린 안다.

이건 배려이고, 이건 신뢰이고, 이건 지켜야 하는 선이라는 것을.


하지만 사람 관계에서 그 약속이 깨지는 순간도 있다.

말을 지키지 않을 때, 마음을 내팽개칠 때, 서로의 선을 무시할 때. 그럴 땐 차선 하나만 어긋나도 크게 뒤틀리는 도로처럼, 마음도 크게 흔들린다.


그래서 오늘 도로 위에서 다짐했다.

관계 속의 약속도, 도로 위의 규칙처럼 지켜야겠다고.

그게 서로를 지키는 일이라는 걸,

그래서 더 안전하게, 더 부드럽게 흘러가는 길이라는 걸.


우리는 모두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누군가는 천천히, 누군가는 빠르게.

하지만 그 길이 조금은 따뜻했으면 좋겠다.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믿음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