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함 2화: 세기를 넘어 사랑받는 것들의 비밀

시간은 과장된 것을 걸러낸다

by 크리슈나


은은함 2화: 세기를 넘어 사랑받는 것들의 비밀


1화를 쓰고 나서, 나는 오래된 질문 하나를 다시 꺼내 들었다.


"왜 모나리자는 부릅뜨지 않았을까?"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녀의 눈에 힘을 주고, 입꼬리를 과장되게 올렸다면 어땠을까. 분명 그 순간에는 더 인상적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5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여전히 그 그림 앞에 서 있을까?


아마 아니었을 것이다.


세기를 넘어 사랑받는 것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과장하지 않는다. 힘을 주지 않는다. 억지로 존재감을 만들지 않는다. 그저 은은하게, 자연스럽게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바로 그 은은함이, 시간을 견디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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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크라테스는 왜 아무것도 쓰지 않았을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 그는 평생 단 한 줄도 글을 쓰지 않았다.


당시 아테네에는 소피스트들이 있었다. 그들은 화려한 수사학으로 사람들을 설득하고, 논쟁에서 이기는 기술을 가르쳤다. 목소리를 크게 내고, 몸짓을 과장하고, 말을 길게 늘어놓는 것이 그들의 방식이었다. 그들은 "보여주기"의 달인이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달랐다. 그는 아고라 광장을 거닐며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단순하고, 짧고, 담담하게. 그는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힘을 주지 않았다.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2400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건 소크라테스다. 소피스트들의 이름은 대부분 잊혔지만, 소크라테스의 질문은 여전히 살아있다.


왜일까?


노자는 『도덕경』에서 이렇게 말했다.


> "希言自然"

> 말을 아끼는 것이 자연스럽다.


소크라테스는 말을 아꼈다. 글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짧은 질문 하나하나가 사람들의 내면을 건드렸다. 힘을 빼고 던진 질문이, 오히려 가장 강력한 울림을 만들어냈다.


반면 소피스트들은 수많은 말을 쏟아냈지만, 그 말들은 시간의 강을 건너지 못했다. 과장된 것은 결국 소모된다. 억지로 만든 존재감은 시간 앞에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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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가 가장 아끼던 제자


공자에게는 72명의 제자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그가 가장 아꼈던 제자는 안회였다.


안회는 말이 적었다. 질문도 많이 하지 않았다. 수업 시간에 조용히 앉아 듣기만 했다. 다른 제자들이 열심히 토론하고, 질문하고, 자신의 의견을 펼칠 때도 안회는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공자는 처음에 안회가 우둔한 줄 알았다. 하지만 나중에 깨달았다. 안회는 이미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굳이 말로 증명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 "나는 안회와 이야기하는데, 종일토록 그가 나와 어긋나지 않으니 마치 어리석은 것 같았다. 하지만 물러나 그의 사사로운 행동을 살펴보니, 내 가르침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었다. 안회는 어리석지 않다."


안회는 힘을 주지 않았다.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존재 자체가 깊이 있었다. 그래서 25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안회를 공자의 가장 위대한 제자로 기억한다.


반면 공자의 제자 중에는 말을 잘하고, 똑똑해 보이려 애쓰던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들의 이름은 대부분 역사 속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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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철학, 법학을 전공| 화가 | 작가 | AI·반도체·기업분석, 사유의 결로 꿰어진 이야기들, 다양한 분야의 통찰을 삶의 층위를 담아 저만의 방식으로 풀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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