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를 넘어 기업으로, 팔란티어의 상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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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20일, 멕시코만.
오후 9시 45분.
BP의 딥워터 호라이즌 석유시추선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메탄가스가 분출하며 불꽃을 일으켰다. 시추선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11명이 사망했다.
이틀 후, 시추선이 침몰했다. 하지만 재앙은 이제 시작이었다.
해저 1,500m 깊이의 유정에서 원유가 분출하기 시작했다.
하루 6만 배럴.
87일 동안 멈추지 않았다.
총 490만 배럴의 원유가 멕시코만으로 쏟아졌다.
역사상 최악의 해양 환경 재해.
BP의 악몽: 혼돈의 대응
BP는 패닉 상태였다.
CEO 토니 헤이워드는 현장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상황은 통제 불능이었다.
문제는 이것이었다:
수백 개의 대응팀이 동시에 움직였다.
방제 선박: 300척
청소 인력: 47,000명
방제 장비: 수천 개
화학 분산제: 수백만 리터
야생동물 구조팀: 수십 개
연안 청소 작업: 수백 개 지점
하지만 누가 어디서 뭘 하는지 아무도 정확히 몰랐다.
선박 A는 어디로 가야 하나?
장비 B는 도착했나?
지역 C는 이미 방제가 끝났나?
분산제가 부족한 곳은?
야생동물이 많이 출몰하는 긴급 지역은?
엑셀 시트와 이메일로는 도저히 관리가 안 됐다.
각 팀이 따로따로 보고서를 올렸다. 서로 다른 형식으로. 서로 다른 시스템에.
본부에서는 수백 개의 이메일과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전체 그림을 볼 수 없었다.
혼돈이었다.
그때 누군가 제안했다.
"팔란티어한테 물어보자."
2010년: 전환점
2010년 당시 팔란티어는 거의 정부 전문 회사였다.
2010년 매출 구성 (추정):
정부 계약: 약 90%
상업 계약: 약 10%
고객 대부분이 CIA, FBI, 국방부 같은 정부 기관이었다.
하지만 알렉스 카프는 고민에 빠졌다.
"정부 시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유는 세 가지였다:
1. 성장의 한계
정부 예산은 유한하다.
아무리 국방비가 늘어도, 정보기관 예산은 제한적이다.
게다가 계약 과정이 느리다.
제안서 제출
심사 (몇 달)
승인 (몇 달)
계약 체결 (몇 달)
실제 작업 시작
첫 계약까지 1~2년 소요가 보통이었다.
2. 정치적 리스크
정권이 바뀌면?
우선순위가 바뀐다. 예산이 삭감될 수 있다. 계약이 취소될 수도.
2010년은 오바마 행정부. 부시 시절 체결한 일부 국방 계약이 재검토됐다.
정부에만 의존하면 위험하다.
3. 기술의 검증
"우리 기술은 정부용만이 아니다"를 증명해야 했다.
만약 상업 시장에서도 성공하면?
→ 기술의 범용성 입증
→ 더 많은 인재 영입 가능
→ 밸류에이션 상승
카프는 결심했다.
"상업 시장으로 확장한다."
피터 틸과의 논쟁
하지만 피터 틸은 회의적이었다.
2010년, 틸과 카프의 회의:
틸:
"정부 시장에 집중해야 한다. 여기가 우리 강점이다."
"상업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Salesforce, Oracle, SAP... 거인들이 있다."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카프:
"정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장이 너무 작다."
"우리 기술은 어디든 쓸 수 있다. 복잡한 데이터를 다루는 곳이라면."
"공장, 병원, 은행... 다 가능하다."
틸:
"하지만 정부와 기업은 다르다."
"정부는 돈을 많이 낸다. 기업은 ROI를 따진다."
"커스터마이징 비용이 너무 크다. 수익성이 나올까?"
카프:
"우리가 직접 해보기 전엔 모른다."
"BP가 지금 멕시코만에서 고생하고 있다. 도와주자."
결국 카프가 밀어붙였다.
틸은 반대하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말했다.
"좋다. 하지만 정부 사업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
"두 팀으로 나눠라. Gotham 팀과 Foundry 팀."
2010년, Foundry 프로젝트 본격 시작.
Foundry의 탄생: 이름의 의미
Foundry는 '주조 공장'이라는 뜻이다.
쇠를 녹여서 새로운 형태로 만드는 곳.
팔란티어가 이름을 지을 때 생각한 이미지:
"원자재(데이터)를 녹여서 새로운 것(인사이트)을 만드는 곳"
Gotham vs Foundry:
구분
Gotham
Foundry
고객
정부, 정보기관
기업, 민간
목적
위협 분석, 수사, 국가안보
운영 최적화, 의사결정
보안
Top Secret/SCI
기업용 (높음, 하지만 TS급은 아님)
UI
복잡하고 강력함
상대적으로 직관적
데이터
정보, 인텔리전스
생산, 물류, 재무 등
사용자
분석가, 수사관
엔지니어, 매니저, 임원
하지만 핵심 철학은 같다: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하고,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인간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리게 한다."
첫 번째 상업 고객: BP
2010년 5월, 팔란티어 팀이 멕시코만으로 날아갔다.
당시 Foundry는 아직 베타 버전이었다.
Gotham 기술을 기반으로, 상업용으로 변형한 초기 버전.
BP의 문제:
수백 개 팀이 각자 다른 시스템을 썼다.
선박 추적: GPS 시스템 A
기상 정보: 기상청 시스템 B
원유 확산 모델: 해양학자들의 시뮬레이션 C
장비 재고: BP 물류 시스템 D
야생동물 출몰: 환경단체 보고서 E
전부 따로 놀았다.
팔란티어가 한 일:
1단계: 데이터 통합 (1주)
모든 데이터 소스를 Foundry에 연결.
GPS 피드 실시간 연동
기상 API 연결
해양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 임포트
BP 내부 시스템 커넥터 설치
Excel, PDF 보고서 파싱
2단계: 온톨로지 구축 (3일)
데이터의 의미 체계 정의:
개체: 선박, 장비, 지역, 야생동물, 인력
속성: 위치, 상태, 수량, 시간
관계: 배치됨, 이동 중, 필요함, 위험함
3단계: 실시간 시각화 (2일)
멕시코만 지도 위에 모든 정보를 표시.
대시보드 화면:
[멕시코만 지도]
- 빨간 점: 원유 확산 예측 지역
- 파란 점: 방제 선박 (실시간 위치)
- 초록 점: 청소 완료 지역
- 노란 점: 야생동물 출몰 지역
- 주황 점: 장비 부족 지역
클릭 한 번으로:
각 선박의 현재 작업 상태
장비 재고 현황
예상 도착 시간
우선순위 지역
4단계: 의사결정 지원
Foundry가 제안:
"선박 23번을 지역 A로 보내세요. 2시간 후 도착. 원유 확산 예측상 가장 시급합니다."
"장비 X가 3일 후 고갈 예정. 지금 주문하면 제때 도착합니다."
"지역 B에 펠리컨 서식지. 우선 방제 필요합니다."
결과:
대응 효율이 극적으로 개선됐다.
BP 임원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팔란티어가 없었으면 혼란은 두 배로 심했을 겁니다."
"처음으로 전체 그림을 볼 수 있었습니다."
BP는 Foundry의 첫 상업 고객이 됐다.
에어버스: 하늘을 나는 공장
2016년, 에어버스가 팔란티어를 찾아왔다.
에어버스의 문제:
에어버스는 항공기를 만든다. A320, A350, A380...
비행기 하나를 만들려면:
부품: 수백만 개
공급업체: 전 세계 12,000개 이상
조립 공장: 프랑스, 독일, 스페인, 중국 등
생산 기간: 몇 달~몇 년
하나의 부품이 늦으면?
전체 생산 라인이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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