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올라선 산업은 아이러니하게도
전쟁과 가장 가까운 산업, 방위산업이다.
전쟁을 한 적 없는 나라,
그러나 늘 전쟁을 준비해 온 나라.
한국은 지금, 무기를 팔고 있다.
한국 방산산업은 단순한 제조기술의 성취가 아니다.
그건 지정학적 위협이 장기화된 조건에서
위기를 기술로 전환한 산업적 생존기에 가깝다.
북한이라는 상시 위협은
한국 무기 시스템을 '실전 없는 실전무기'로 진화시켰고,
그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단단했다.
2023년, 한국은 방산 수출액 170억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9위 수출국으로 도약했다.
자주포 K9, 경전투기 FA-50, 전차 K2, 미사일 천궁…
한때 수입에 의존하던 무기들이
이제는 폴란드, 루마니아, 사우디, UAE 등
전쟁을 상상하는 국가들의 쇼핑리스트가 되었다.
한국산 무기의 강점은 단순하다.
값이 싸고, 성능이 충분하며, 납기가 빠르다.
이 세 마디가
지금 미국·독일·프랑스의 고가 무기를 밀어낸다.
전쟁은 당장 시작될 수 있고,
무기는 지금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질문은 이 지점부터다.
우리는 지금 무기를 팔고 있는가,
아니면 전쟁 가능성에 투자하고 있는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
이전에는 ‘들어본 적 없는’ 회사들이
지금은 코스피의 미래로 불린다.
정권은 수출 외교를 밀고,
투자자는 주가를 사고,
뉴스는 '방산의 시대'를 예고한다.
그러나 이 상승의 끝엔
정말 평화가 있는가?
아니면 더 정교하고 빠른 무기만 남게 될까?
한국은 지금,
전쟁 없는 전쟁경제의 중심을 향해 걷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그리고 어디까지
이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