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의 역사, 그리고 묻고 싶은 몇 가지

by 크리슈나


내가 사는 곳은 충북 제천이다. 산이 높고 공기도 좋은 아담한 도시이다.

이곳 명지초 인근 남부생활체육공원이 준공되었다. 단순한 체육시설이 아니라, 도서관·돌봄 센터·청소년문화의 집·치매요양원·각종 실외 스포츠와 실내체육관까지 묶인 복합 시설이다. 일부는 10월에 개방한다고 한다.


이 모든 시설은 원래 우리 아파트 앞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인가, 그 부지가 바뀌었다.


그 시기 명지초 인근 일부 주민들과의 협의가 있었고,

이후 해당 시설이 그쪽으로 이전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500명의 주민 서명을 받아 시의원실과 시청을 찾아다니며

우리 마을의 권익을 위해 발로 뛰었다.


내가 원했던 건 단순한 ‘주차장’이 아니었다.

어르신과 아이들이 함께 쉬고, 놀고, 숨 쉴 수 있는

주거지 안의 품격 있는 공공 공간이었다.

시끄럽고 혼잡한 상업시설이 아니라,

쉼과 감성이 살아 있는 마을 중심이길 바랐다.


그래서 공영주차장 역시 당연히 공공성을 갖고 운영되어야 한다.

‘누구나 접근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삶의 질을 위한 최소한의 인프라로 기능해야 한다.

무료냐 유료냐를 따지기 전에,

이 공간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정직한 대답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아파트 상황은 어떤가. 공영주차장이 건설된다고 한다.

공영주차장임에도 불구하고,

‘공영’이라는 설명이 공식적으로 고시가 되었는지 아직 자료가 없는 건지 여부가 궁금해졌다.

혹시 단지 앞에 내가 회장 시절부터 언급되었던, 터미널이나 상업 시설들이 들어서게 된다면,

그 운영 방식은 어떻게 달라질까.

나는 그 점을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다.


나는 쉬운 길을 택한 적도 없고,

어떤 이익을 바란 적도 없다.

그저 사람을 생각했을 뿐이다.

그저, 아이들과 어르신이

조금 더 따뜻하고 안전한 공간에서

하루를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랐을 뿐이다.


이것이 입주초부터 내가 경험한

“주차장의 역사”다.


*덧붙임

이 글은 특정인을 비난하거나,

무엇을 되돌리기 위한 싸움을 위한 것이 아니다.

다만 묻고 싶다.


왜 진심은 늘 의심받는가.

왜 주민의 권리는 너무 쉽게 흘러가버리는가.

왜 명지초 시설이 우리 주민들에게 투명한 설명 하나 없이 ‘누군가의 합의’에 의해 지역을 바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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