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읽으면 뇌가 업그레이드된다

by 크리슈나


나는 많은 세월 동안 철학책을 읽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그저 읽었다.

처음엔 철학이 좋아서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나 자신을 확장시키기 위한 무의식적 노력’이었던 것 같다.


한강의 소설도 그랬다.

한 문장에 오래 머물러야 했고,

때로는 숨이 막히도록 아프고 낯설었다.

무슨 뜻인지 다 알지 못하면서도

그 문장 속에 오래 있었고, 자주 되돌아갔다.


쉽고 가벼운 글에 익숙해질수록,

뇌는 편안해진다.

그러나 동시에

생각은 단순해지고

표현은 피상적으로 흐른다.


우리는 정보가 많아진 시대에 살지만,

사유의 깊이는 오히려 얕아지고 있다.

뇌는 어려움을 통해 성장하는 기관이다.

익숙한 문장이 아닌

낯선 문장을 마주할 때,

뇌는 기존 회로를 멈추고

새로운 길을 찾는다.


한강의 문장은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내 마음보다 더 정확하게

무언가를 건드린다.

그럴 때마다 나는 느낀다.

“아, 내가 모르던 내가 있었구나.”


문장을 읽는 일이,

곧 나를 다시 만들어가는 일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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