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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에서, 커리어 멘토이자 사업가로

뭅즤의 개발자 인터뷰

by 뭅즤

이번 인터뷰에서는 리액트 네이티브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지금은 커리어 코칭과 개인 사업까지 병행하고 있는 루비님을 만나봤습니다.


부트캠프에서 개발자로 첫발을 내디딘 이후, 실무 경험을 쌓고 창업까지 이어진 여정 속에는 주니어 시절의 성장 이야기부터 실무에서의 협업 경험, 커리어 전환에 대한 인사이트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개발자 취업을 고민하는 분들이나 커리어 전환을 준비 중인 분들에게 꼭 추천드리고 싶은 인터뷰입니다.


- instagram : devruvii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리액트 네이티브로 2년간 개발자로 일한 뒤, 현재는 커리어 코칭과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루비입니다.


Q. 처음 개발자로 일하실 때 어떤 역할로 시작하셨나요?

웹 페이지를 만드는 데 흥미가 있어서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고 싶었고, JavaScript와 React를 공부했어요. 그런데 실제 입사한 세 군데 회사 모두에서 리액트 네이티브를 하게 되면서 앱 개발을 하게 됐어요. 그 중에서도 키즈 클래스 플랫폼에서 가장 오래 일했고, 프론트와 백엔드(Node.js)까지 풀스택으로 개발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어떤 기능을 더 넣을지 같이 매주 회의를 하고, 그 회의 결과에 따라 2주 정도의 주기로 앱 업데이트할 항목들을 정하고 2주일 정도로 개발을 하고 서비스를 업데이트하는 루틴으로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Q. 그럼 개발자로 일하면서 기획 쪽과도 많이 협업하셨던 건가요?

네. 개발자도 기획 회의에 참여했어요. 버튼 하나, 네비게이션 하나를 구현하면서 수십 번 테스트하게 되니까, 프로덕트에 대한 이해도는 자연히 깊어질 수밖에 없었죠. 회의에서 기능 우선순위나 문제 페이지에 대해 의견을 많이 냈고, 회사도 그런 의견을 잘 반영해줬어요.


Q. 일하시면서 좋아하셨던 업무와 덜 좋아하셨던 업무가 있다면요?

1픽셀 단위로 디테일을 맞추는 하나 하나의 영역에서 너무 디테일한 부분들에 시간을 하염없이 쏟는 일들이 가끔 지치기도 했어요. 하지만 반대로 디자이너와 정말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그 1픽셀의 의미나 고민을 이해하게 되면서 오히려 재미를 느낀 적도 있어요. 가치 있는 일이라는 관점으로 바뀌면서 태도도 달라졌던 것 같아요.


Q. 이전에 맡았던 서비스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예전에 맡았던 서비스는 어린이 교육 클래스 플랫폼으로, 오프라인 수업을 원하는 분과 강사를 연결해주는 앱이었어요. 지금은 ‘새싹’이라는 서울시 국비교육 프로그램에서 개발자나 AI 직무를 준비하는 분들의 이력서, 포트폴리오 코칭을 하고 있습니다.


Q. 현재 개발도 병행하고 계신가요?

네, 현재 사업과 관련된 홈페이지를 개발하고 있어요. 성격 기반 분석 서비스이고, 카카오톡과 연동해서 더 편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들고 있어요.


Q. 개발자로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주니어 개발자였던 시절, CTO님이 급하게 퇴사하시면서 저와 다른 주니어 개발자가 서버 문제를 대응해야 했던 적이 있어요. 새벽 2시에 만나서 서버를 껐다 켰는데, 잘 돌아오지 않아 밤새 번갈아가며 모니터링했던 기억이 있어요. 결국 원인은 서버 쪽 이슈였고, 다행히 무사히 해결됐어요. 그런 경험이 정말 기억에 남아요. 당시엔 너무 긴장됐었거든요.


Q. 그 경험을 통해 어떤 점을 느끼셨나요?

결국 해야 하니까 하게 되더라고요. 학생 때 하는 프로젝트는 포기할 수 있어도, 회사 일은 꼭 마쳐야 하니까요. 그렇게 하다 보면 누구나 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직장에서 정말 많이 성장했던 것 같아요.


Q. 개발자에게 중요한 역량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첫째는 우선순위를 잘 세우는 것이라 생각해요.

공부할 것도 많고, 수정해야 할 코드도 많고, 새로 추가해야 할 기능도 많으니까요. 처음엔 다 해보고 싶었지만, 어떤 건 의존성이 많아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멘탈 관리와 에너지 분배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선 순위를 잘 세우는 방법은 실전에서 계속 연습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좋은 시니어를 만난다면 더 빠르게 배울 수는 있답니다.


둘째는 무던하게 그냥 해나가는 것이요. 개발자는 정말 끝도 없이 오류를 마주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그냥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오류는 해결했을 때 성취감이 있지만, 또 어떤 건 그냥 지치기만 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감정적으로 너무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나아가는 자세가 장기적으로 버틸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Q. 협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의견이 다를 땐 ‘내가 무조건 맞다’는 생각을 조금 내려놓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방향성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며 이야기하는 게 필요해요. 또 평소에 쌓아두는 신뢰도 중요한데, 쓸데없는 농담을 주고 받거나 커피나 아이스크림을 같이 즐기는 순간들이 나중에 협업에서 서로를 존중하게 되는 기반이 되더라고요.


Q. AI 도구는 어떻게 활용하고 계세요?

예전에는 Cursor나 Claude도 써봤는데, 지금은 ChatGPT를 가장 많이 써요.

코드 처음 틀을 잡을 때나 아이디어 단계에서 많이 쓰고 있어요.


Q. AI 도구 사용에 대한 의존도에 대한 생각은?

주변을 보면 CTO나 사수가 사용을 막는 경우도 있긴 해요. 그래도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AI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실력 좋은 개발자들이 AI도 더 잘 쓰는 걸 보면서, AI 도구는 오히려 실력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는 도구처럼 느껴져요. 더 양극화되는 느낌이에요.

실력도 키우고 AI도 잘 써야 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어요. 예전엔 실력만 좋으면 됐다면, 이제는 실력도, AI 활용 능력도 모두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해야 할 일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늘어난 느낌이에요.


외주를 받을 때도 비슷해요. 예전에는 이 정도 일 하고 이만큼 받았다면, 지금은 AI가 어느 정도 해줄 수 있으니까 더 많은 일을 해야 같은 단가를 받을 수 있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AI를 좋아해요.


Q. 처음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먹게 된 계기와 준비 과정이 궁금해요.

중학교 때 HTML을 이용해서 반 친구들을 위한 알림장 홈페이지를 만든 게 시작이었어요. 숙제나 수행평가 내용을 올려두면 친구들이 편하게 볼 수 있어서 재미있더라고요. 그러다 대학에 가고, 자연스럽게 개발자라는 직업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부트캠프도 생기고, 그렇게 환경과 관심이 맞물려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어요. 하고 싶었고, 기회도 있었고요.


Q. 당시 부트캠프는 어땠나요?

그때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진 않아서 문제만 던져주고 끝인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다들 “이게 수업이냐?”라고도 표현했지만, 오히려 저는 좋았다고 생각해요. 문제 하나를 두고 구글링도 하고, 책도 보고, 친구들과 토론하면서 계속 붙잡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더 깊이 배울 수 있었어요.


Q. 요즘 부트캠프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최근엔 국비 교육과 채용 시장이 겹치면서 너무 많은 부트캠프가 생겼어요. 물론 좋은 곳도 있지만, 강사진이 준비되지 않은 채 운영되는 곳도 많다 보니, 이젠 정말 ‘좋은 부트캠프’를 구분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Q. 부트캠프 수강생이 차별화되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첫째,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를 너무 좁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여기까지만 가능해”라고 한계를 정해두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금 더 해볼 수 있다는 상상력을 가져보면 좋겠어요.


둘째는 개념을 깊이 있게 파는 태도예요. 예를 들어 ‘비동기’라는 개념을 배웠다고 해도, 한두 단계 이해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한 달 내내 파고들 수 있거든요. 그 무궁무진함을 탐구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개발자로 일하면서 느낀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요?

장점은 정말 많아요. 일단 개발은 저에겐 평생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 같은 존재예요. 100살까지 살아도 심심하지 않게 해줄 도구 같달까요? 또 코드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고, 오픈소스 문화와 글로벌한 개발자 커뮤니티가 주는 감동도 커요.


반면 단점은… 늘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서버가 터지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 여행가서도 바다를 보며 불안했고, 주말에 쉬면 왠지 공부를 해야 할 것만 같은 죄책감도 있었어요.


Q. 요즘 관심 가지는 기술이나 주제가 있으신가요?

직접 다뤄보진 않았지만, 챗봇이나 LLM 기반 기술이 흥미롭더라고요. 요즘 코칭하는 수업 중 하나도 그런 내용을 다루고 있어요. 그리고 ‘Suno AI’라는 음악 생성 AI 앱을 8개월 넘게 꾸준히 쓰고 있는데, 보면서 “나도 이런 거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UI나 UX에 아쉬운 점도 있어서 더 개선된 형태로 구현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단기적으로는 지금 하고 있는 커리어 컨설팅을 잘하고 싶어요. 산업 트렌드와 채용 흐름을 더 잘 파악하고, 현업과 연결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거든요.

장기적으로는, 진짜 개발을 잘하고 싶어요. 실력이 높아질수록 개발이 훨씬 재미있어지잖아요. 그래서 계속 개발 실력을 키우고 싶어요.


Q. 개발자로 진입하고 싶은 전공자나 비전공자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개발이 정말 재미있어야 계속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취업이 어려운 시기라 더 조심스럽지만, 시작을 했다면 적어도 ‘언제까지는 해보자’고 끝 시점을 정해두고, 그 기간 동안은 너무 많은 생각하지 말고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Q. 취준생들의 프로젝트 개수에 대한 고민, 어떻게 보시나요?

3개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안의 내용이 중요하죠. 개수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요.


Q. 협업 프로젝트에서 직무별 기여도 표현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본인의 직무가 다소 작아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안에서 얼마나 깊게 들어갔는지예요. 기술은 몇 가지라도 그걸 정말 제대로 이해하고 구현하려면 깊이 있는 공부가 꼭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작아 보여도 하나의 기술을 정말 깊게 파고드는 태도가 오히려 더 큰 강점이 될 수 있어요. 또 협업 경험 자체도 큰 배움이기 때문에, 그 과정을 어떻게 풀어내느냐, 협업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스스로 잘 정리해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저는 사람의 마음이나 말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주변 사람에게도, 자기 자신에게도 말을 예쁘게 했으면 좋겠어요. 치열한 취업 준비 과정 속에서도, 스스로를 격려하고, 말씨를 다듬는 것만으로도 관계나 면접에서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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