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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뭅즤 Jul 01. 2024

대기업이 삶의 만족을 보장한다고? 내 대답은 다르다

‘일’에 대한 애착

나는 서른두 살의 직장인이고, 친구들도 대부분 이제 직장인이다. 대기업이나 공기업, 혹은 공무원으로 일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렇다면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은 정말 자신의 삶에 만족할까?


단언컨대, 대기업이 삶의 만족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직장인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출근하며, 적어도 하루 9시간은 회사에 있어야 한다. 이런 직장인들이 삶에 만족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 나는 바로 '일'에 대한 '애착'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다니는 기업의 '이름'이나 '규모'가 아니라 말이다.


물론, 대기업 대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중소기업을 다니는 것이 무조건 더 좋다는 얘기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규모나 이름보다는 본인이 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뭐냐고?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결국 조금이라도 더 하고 싶은 일을 갈망하게 되기 마련이다. 주변에서도 20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잘 맞지 않아도 "아직 초년생이니까 지내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하며 맞지 않는 일을 하던 친구들이 많았다. 하지만 삼십 대 초반쯤 되니까 하나둘 후회하며 본인에게 맞는 일을 다시 찾아 나서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나도 운 좋게 첫 회사가 4대 그룹에 속한 대기업이라 처음엔 뿌듯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회사 생활을 했지만, 가면 갈수록 나와 맞지 않아 힘들었다. 힘들다는 얘기를 해도 주변에서는 "넌 그래도 대기업 다니니까 나보다는 나은 거야"라는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그래서 나도 업계 경쟁사로의 이직을 생각했고, 그 시절엔 그것만이 해답인 줄 알았다. 이후 나는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덕분에 지금은 일에 애착을 가지며 이전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지만, 처음부터 '기업'보다 '일'에 초점을 맞췄다면 더 빠르게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과거의 나를 포함해 대기업에 다니면서도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친구들은 종종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가 업계 최고의 회사라서, 다른 갈만한 회사가 딱히 없어. 잘 안 맞긴 하지만 여기가 최선일 거야." 사실 이것도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예를 들어, 반도체 업계에서 일하는데 삼성전자에 다닌다면 더 높은 곳을 보기가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생각이 우리의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본다. 대기업에 다니는 것 자체가 인생의 목표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실 시야를 넓혀보면, 대기업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사는 것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돈도 더 많이 버는 사람들도 많다. 대기업이 급여가 높은 이유는 그만큼 안정적인 이익이 있어서 그런 것이지, 개인의 퍼포먼스가 특별히 커서 그런 것은 아니다. 대기업 타이틀을 벗으면 실력으로 증명해야 할 부분들이 생기겠지만, 실력을 키울수록 급여는 더 큰 폭으로 늘어나는 세상도 있다. 물론 내가 좋아하고 애착이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결국 하고 싶은 말은,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면, 그리고 일에 애착을 가지며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싶다면 대기업이라는 타이틀에 얽매이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는 것이다.


다니고 싶은 '기업'보다 하고 싶은 '일'이 우선이 되어야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 확률이 높고, 결국 돈도 따라오게 될 것이다.


만약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없고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뿐이다"라고 생각한다면, 그래도 하기 싫은 일은 분명 있을 것이다.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




나도 한때는 회사의 이름만 보고 직장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지금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혹시 그냥 지금 회사가 더 마음에 들어서 또는 돈을 더 줘서 그런 거 아니냐고? 그렇지 않다. 애착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되면 일과 직장을 바라보는 내 태도와 기분이 달라진다. 일이 더 이상 단순한 경제활동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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