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AI 엔지니어 되기
현업에서의 AI 엔지니어들은 때때로 "편리함"보다 "익숙함"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싸워야 한다.
AI 엔지니어들은 단순히 모델을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 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익숙함'에 집착하는 사람들과의 심리적 저항을 극복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적으로는 혁신적이고 성능이 뛰어난 AI 모델이라 하더라도, 이를 수용하는 조직의 문화나 사람들의 심리적 저항은 종종 큰 도전이 된다.
AI 기술의 주된 목적은 반복적이고 노동집약적인 작업을 자동화하거나, 창의적인 문제를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있다. 특히 기업 내부에서 사용되는 AI 기술은 기존 업무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데, 이러한 변화는 사용자들에게 때때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AI 도입이 실제 업무 환경에서 주는 이점이 명확하더라도, 사람들은 자신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익숙한 방식이 더 신뢰할 만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악성 댓글 관리 시스템을 생각해 보자. 과거에는 포털 사이트의 댓글 중 악성 댓글을 관리하는 방법이 매우 인력 중심적이었다. 운영팀이 실시간으로 댓글을 모니터링하거나, 사용자 신고가 누적된 댓글을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AI 기반 시스템이 이를 대신하고 있어, 대규모 댓글을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엔 AI가 완벽하게 업무를 대체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AI 모델의 도입 과정에서 적지 않은 마찰이 발생한다. 모델이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특정 악성 댓글을 누락하거나 애매한 상황에서 오판을 내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AI 모델이 놓친 댓글을 사람이 직접 처리했다면 더 잘 걸러냈을 것"이라는 반응이 자주 나온다. 실제로 사람이 모든 댓글을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한 규모일지라도, 사람의 직접적인 판단이 더 신뢰할 만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있는 것이다. 결국 AI 모델의 오류는 가끔 발생하는 예외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AI보다 자신들의 경험과 직관을 더 믿으려 한다.
또 다른 예시로는 기업 내 생산성 향상을 위한 AI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들 수 있다. 한 제조 공정에서 AI를 활용해 불량품을 자동으로 식별하는 시스템이 있다면, 기존에는 숙련된 직원들이 직접 눈으로 불량품을 판별해 왔다. 이들은 AI 시스템이 불량품을 놓치거나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드문 경우에도 AI를 불신하며, 자신들이 직접 확인하는 방식이 더 정확하고 믿을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성능 데이터나 실험 결과로 AI가 사람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설명해도, 이러한 심리적 장벽을 넘기는 쉽지 않다. 여기서 AI 엔지니어의 역할은 단순히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AI가 실제 업무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설득하고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AI 모델을 도입하려는 부서와 이를 꺼려하는 부서 간의 갈등은 과거 몇 년간 더욱 두드러졌다. AI 엔지니어는 때로는 설득자, 때로는 중재자의 역할을 맡아야 했다. 조직 내에서 AI 모델의 도입을 저지하려는 사람들은 모델의 성능보다도 변화 자체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AI 엔지니어는 기술적인 성과만으로는 부족하며, 변화의 필요성과 AI의 장점, 그리고 리스크 관리 방안을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최근 들어 AI 기술이 더욱 대중화되고, 클라우드 기반의 손쉬운 AI 도구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익숙함'에 대한 저항은 남아있다. AI 엔지니어는 이러한 저항을 이해하고, 끊임없이 기술의 혜택을 설명하며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겪는다. AI 도입은 단순히 기술적인 혁신이 아니라, 조직의 문화와 사람들의 사고방식에도 변화를 요구하는 복잡한 과정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AI 엔지니어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모델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들이 현업에서 겪는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AI 기술이 사람들의 업무 방식에 실제로 적용될 수 있도록 심리적, 문화적 장벽을 허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AI 엔지니어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설득하며, 때로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과 맞서 싸우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