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까이꺼 그냥...

자유함은 아이들을 빛나게 한다.

by 힐링영어

사람들은 저를 보고 '분식은 입에도 안 댈 것 같이 생긴 차도녀'처럼 보인다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실체는 다릅니다. 제 안에는 그냥 헐렁한 아저씨 세 명쯤이 들어앉아 있거든요. 칠칠맞고 털털한 제 진짜 모습을 아는 가족과 친구들은 "제발 입 좀 떼지 마라"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아저씨 같은 성격'이 육아에서는 뜻밖의 필살기가 되었습니다. 바로 "그까이꺼, 네 마음대로 한 번 해봐라"라고 툭 던져주는 배짱입니다. 이건 방임이 아닙니다. 아이가 타고난 결대로 자랄 수 있게 '허용'해 주는 저만의 교육 철학입니다.


아동학을 전공하며 만난 프랑스의 철학자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제게 전율 그 자체였습니다. "교육의 목적은 아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본래 가진 것을 지켜주는 것이다." 이 한 문장에 저는 왜인지 모르지만 눈물을 흘릴 뻔했습니다. 아이는 발달 단계마다 고유의 속도가 있고, 배움은 억지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통해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라는 그의 말은 제 육아의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영어 캠프에서 아이들을 매니징 하며 그들의 얼굴을 봅니다. 아이들에게는 저마다 고유의 빛이 있습니다. 저는 이 소중한 영혼들이 '영어'라는 언어 장벽 때문에 지치고 쪼그라드는 것을 보면 화가 납니다. 그 빛이 영어를 만나 더 밝게 빛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는 캠프에서 제 작은 몫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들을 보며 "네가 그렇게 느낀다면, 그까이꺼 그냥 해봐라" 하고 길을 터줍니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 아니라면 말이죠.

한 번은 아들이 "선생님이 홧김에 내준 숙제라 하기 싫다"며 제 눈치를 살핀 적이 있습니다. 엄마 마음으론 "그냥 좀 해!"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저는 루소를 떠올리며 진정했습니다. "그래, 그럼 하지 마. 대신 점수가 깎이거나 혼나는 건 네가 감수해야 해."

결과적으로 아들은 점수를 잃었지만,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법을 배웠습니다. 아주 중요한 질서나 예의에는 '아저씨'처럼 무섭게 엄격하지만, 이런 사소한 삐딱함은 그냥 허해 줍니다. 돈 드는 것도 아니고 나쁜 일도 아닌데, 굳이 아이의 기를 꺾으며 서로 기분 나쁠 필요가 있을까요?


모든 인간은 각자의 사명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인간인 우리는 아이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길로 가야 할지 감히 다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저 아이가 스스로 길을 찾을 때까지 그 고유의 빛이 꺼지지 않게 지켜주는 것뿐입니다.


영어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어를 '정복해야 할 적'으로 만들면 아이의 빛은 금세 흐려집니다. 하지만 "네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일 뿐이야"라고 가볍게 던져주면, 아이는 비로소 그 도구를 즐겁게 휘두르기 시작합니다. 엄마의 "그까짓 거"라는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실패해도 괜찮다는 '거대한 자유'가 되고, 그 자유 속에서 아이의 진짜 실력이 터져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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