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딸이 태어나기 전에도 딸이 태어나서도 나는 가난한 비 기득권자였다.
와이프의 몸에서 제왕 절개를 통하여 금방 세상으로 나온 피 묻은 딸아이를 끌어안았을 때의 그 순간이 아직도 마음으로 생생하게 느껴진다.
언제나 비 기득권자는 권력자들과 기득권자들의 먹이나 다름이 없었다.
심지어 목숨까지도 마음대로 장난감 취급 당하듯 이용당했다.
무섭고 두려웠다. 내 딸도 그런 삶을 살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래서 딸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법을 어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글이었다.
그것도 단 한 번도 해본 적도 없던 글을.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성공했다. 완성한 것이다. 한글 11만 자로 쓰인 한 권의 책을. 이 정도라면 충분히 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물론 자만이고 오만이었다.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단 한 곳도. 그래서 선택한 곳이 자비 출판이었지만, 그것 조차도 실패했다.
실패했지만, 포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자존심이 강하고 지는 것을 싫어한다. 국내에서 실패했다면 해외라도 도전해 보자라는 막연한 목표에 사로잡혔다. 2023년 어느 날 국내에서 번역가를 구했다.
번역비는 600만 원으로 책정되었다. 하지만, 그 번역가를 믿을 수가 없었다. 400 더 올려줄 테니 제발 AI를 통해서 번역하지 말고 수기로 신경 써서 번역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역 사기를 당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국내에서 번역가들을 구했고 2025년 10월 이번에는 드디어 정말 훌륭한 번역 원고를 완성하게 되었다.
그들에게 말했다.
[나중에 정말 이 은혜를 꼭 갚겠습니다]라고.
현재 해외 미국의 유명 기자에게서 아직도 원고의 검토는 진행 중이다. 아마 내용 때문에 고민이 많은 듯하다.
그리고 다른 한 곳에서도 2026년 2월 1일부터 검토를 해보겠다고 이메일이 왔다. 물론 검토를 한다고 해서 계약까지 갈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 분명하다.
검토를 받는 것만으로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검토를 받고 좋은 계약서까지 받게 되고 계약까지 성사가 되고 출판까지 된다면, 모든 것이 달라지게 된다.
지금까지 브런치에 올린 주제파악 이야기가 성공담을 담은 하나의 서사로 완성될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만 되면 브런치에 올리고 있는 주제파악 이야기들은 분명 가치가 생길 거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목표를 가지고 성실하게 완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바로 27만 자다.
하지만, 실패를 한다면, 최후의 카드로 해외의 자비 출판사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 어차피 그렇게 계획을 세워 놓았으니까. 잘되면 좋겠지만, 어차피 이미 나는 결과를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져본다.
내 딸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실패는 했지만, 포기는 할 수 없다.
이것은 한 소녀의 아버지로서 나의 의지며 목표다.
그래도 걱정이 된다.
만약 정말 실패한다면이라는 걱정이.
어차피 전후가 무엇이든 나는 한국 문학계로의 복귀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은 나 조차도 이미 알고 있다.
왜냐하면, 쪽팔리니까.
한국 문학계가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 쪽팔려서 복귀를 못하는 거다.
그러기에는 난 자존심이 너무 강하다.
그냥 이대로 글이나 쓰고 싶다. 비록 한국 문학계로 복귀는 나 자신이 쪽팔려서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지만, 어떤 식으로든 글은 계속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