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파악 65

절대 방패

by 가비

한 건 해버렸다.


그리고 절대 방패가 발동했다.


정확히 이 이야기는 2026년 2월 27일 일어난 이야기다.


정확히 11시 20분에 점심을 먹고


정확히 12시 15분까지 쉬고


정확히 12시 15분에 믹스 커피 한 잔을 하고(응?)


정확히 12시 20분부터 작업을 시작을 하고


정확히 1시 10분에 장갑과 용접 두건을 집어던지고(응?) 사복으로 갈아입고


아주 정확히 오후 1시 13분에 회사를 뛰쳐나와버렸다. 다행스러운 것은 사장님이 외근을 나가셨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아마 계셨다면, 더 골치 아픈 일이 생겼을 것이 분명했지만 그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나오면서 구인 구직 사이트 통해서 구인 중인 회사에 입사 지원을 신청해 버렸다(응?)


뭐 현장에서는 흔히 자주 있는 일이다. 대수로운 건 아니다. 어차피 어느 직장에서는 사람이 때려치우고 때려치운 사람의 자리를 다른 사람이 대체되는 건 전 세계 어느 곳에서는 늘 일어나고 이어지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현상이다.


그래야 세상이 돌아가니까.


누군가에 의해서 생긴 빈자리는 또 누군가에 의해서 대체가 되어하는 것은 이 세상의 법칙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의 내가 있었던 자리. 그리고 내가 했던 노동을 누군가가 대체되기를 바라며, 장갑을 집어던지고 용접 두건을 집어던지고 다른 용접사 2명이서 알아서 하라고 그렇게 무책임하게 뛰쳐나와버렸다.


다시 말하지만,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항상 그리고 늘 벌어지는 일이다.


그리고 휴대폰도 무음으로 해놓고 음악을 들으면서 녹산 공단에서 하단까지 11km 미터의 거리를 걸어버렸다.(응?)


물론 아주 다행스러운 것은 사장님이 외근 중이라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궁금해서 정확히 1시 40분에 나한테 전화를 하셨다.


사장님에게 자초지종을 설명을 했고 사장님은 자초지종을 들으시고 내가 해결해 줄 테니 다시 출근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같이 일을 하는 입장에서 좋게 좋게 말했는데도 듣는 척 마는척해버리면 정말로 화가 난다. 굳이 참아 줄 필요는 없다 돌발행동으로 저지르는 행동이 말보다 쉽고 빠르게 이익으로 돌아올 때가 있다. 난 이것을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많은 사람을 겪으면서 깨우치게 되었다.


물론 폭력은 안된다. 노동자로서 폭력을 제외한 행동이면 충분하다. 그냥 짧고 간단하게 행동이면 된다.


그렇게 집에 오니 오후 3시 20분이 조금 넘은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게임을 조금 하다가 잠이나 자버렸다.(응?)


중요한 것은 내가 일을 하다가 화 딱 질이 난다고 작업 시작하고 나서 약 40분 만에 장갑과 용접 두건을 집어 던 진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11km를 걸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회복이 되었으니까.


감사한 일이다.


11km라는 긴 거리를 2시간 넘는 시간 동안 땅을 박차면서 걸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괜히 걱정을 한 것 같아 나 자신이 쪽팔린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문제였는데. 괜히 브런치 글에 세상에서 가장 큰 피해자인 척 글이나 싸지르고 부끄럽고 또 쪽팔린다.


사장님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다. 외면도 못하겠고 그래서 즐거운 토요일 주말에도 출근해서 또 손발 안 맞고 고집이나 부리는 늙은이들이랑 스트레스받아가면서 일을 해야 했다.


그리고 내일 3월 2일 공휴일에도 출근이 잡혀 버렸다.


아... 가야지..... 가기 싫다... 근데... 가야지.... 아오....


진짜 출근하기 싫은 건 일이 싫어서가 아니다.


회사 내에서 나의 위치가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사장님에게는 절대적인 신임을 얻게 되어서 사장님은 항상 나의 절대 방패가 되어 주실 거다


앞으로도 계속.


하지만,


문제는.


같은 동료들과의 사이가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다.


이건 뭐. 답이 없다.


내 성격이 그런 걸....


아... 모르겠다. 절대방패만 믿고 다니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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