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라는 이름의 그림자

by 동이

자신이 한 실수가 계속 떠오를 때가 있어요.
머릿속에서 같은 장면이 반복되고, 마음은 점점 무거워지죠.

“왜 그때 그렇게 했을까?”
그 질문이 밤새 머릿속을 맴돌아요.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장면은 그대로입니다.
나는 이미 알고 있죠.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그러면서도 자꾸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 장면이 찾아왔어요.
커피잔 위로 비친 나의 얼굴이 흔들리는 것 같았고,
손끝이 떨리는 걸 느꼈습니다.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 기분이었죠.

그런 날이면 누군가 옆에서 말해주면 좋겠어요.
“괜찮아, 누구나 실수를 해.”
그 한마디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될지 상상해봅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용합니다.
방 안에는 나 혼자뿐이고,
내 마음은 너무 시끄럽습니다.
그럴 때 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십니다.
그리고 천천히 내쉽니다.

실수는 나를 정의하지 않아요.
실수는 내 일부일 뿐,
나의 전부는 아니죠.
그 장면이 내 삶을 모두 가로막을 수 없다는 걸,
내가 스스로에게 말해줘야 합니다.

어쩌면 오늘의 실수는
내일의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드는 작은 조각일지도 몰라요.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를 더 이해하게 해주는 조각일 수도 있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나는 창밖을 바라봅니다.
가로등 불빛이 길게 늘어져 있고,
바람이 창문 틈으로 들어옵니다.
그 바람에 실수의 기억도 조금은 흩어지는 것 같아요.

친구에게 전화를 걸고 싶지만,
“지금 괜찮아?”라고 묻는 목소리를 들을 용기는 없습니다.
그래서 조용히 일기를 꺼내 씁니다.
“오늘도 나는 실수를 했지만, 나는 여전히 괜찮다.”
그 문장을 여러 번 쓰면서 마음이 조금씩 풀립니다.

나는 자신에게 말을 겁니다.
“조급해하지 마, 오늘 하루만 잘 견디면 돼.”
그리고 머릿속 장면을 다시 바라봅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관찰자처럼,
조금 덜 감정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때로는 눈물이 흘러요.
그 눈물이 실수에 대한 후회 때문인지,
내 마음의 피곤함 때문인지 모릅니다.
그냥 흘러보내기로 합니다.
눈물이 지나간 뒤에는 조금 더 맑아진 마음이 남습니다.

나는 실수를 노트에 적어봅니다.
그 장면과 감정, 내가 느낀 모든 것을 적습니다.
적고 나면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적어내는 것만으로도 실수는 조금 덜 무섭게 느껴집니다.

밤이 깊어지면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요.
“괜찮아, 오늘도 잘 견뎌냈어.”
그 말이 조금 서툴러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위로하는 순간입니다.

실수는 반복될 수 있지만,
내 마음을 계속 흔들 수는 없어요.
나는 조금씩, 아주 천천히,
실수와 나 사이의 거리를 만들어갑니다.

아침이 오면 다시 같은 고민이 찾아올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때는 이미 조금 더 단단해진 나를 만나겠죠.
실수와 마주하면서도, 나는 계속 살아가니까요.

나는 오늘도 숨을 고릅니다.
조용히, 천천히.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해요.
“괜찮아, 넌 충분히 소중해.”

실수 때문에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해요.
실수 덕분에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로 해요.
오늘의 장면도, 내일의 장면도,
결국 모두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니까요.

밤은 깊고, 창밖 바람은 차갑지만,
마음 한쪽에는 따뜻한 불빛이 남아 있습니다.
그 불빛을 붙잡고, 나는 오늘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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