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지나간 자리

by 동이

화가 치밀어 오를 때면
내 안의 작은 불씨가 쉽게 잡히지 않고
바람을 타고 번지는 것 같아요.

“왜 나는 항상 이렇게 될까?”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지나간 시간은
내 뜻과 달리 묵묵히 기록되고 있어요.

그 순간에는 감정을 주체할 힘이 부족했어요.
파도가 나를 덮치듯, 나는 스스로를 놓쳤죠.

하지만 나도 인간이에요.
완벽하지 않음을 받아들이는 순간,
후회의 무게가 조금씩 내려앉습니다.

작은 숨을 들이마시고
“괜찮아, 다음에는 조금 달라질 수 있어”
라고 속삭여보세요.

사람은 연습을 통해 배워요.
화가 났을 때도 마음을 살피는 연습.
그 연습이 쌓이면, 후회는 점점 부드럽게 흘러갑니다.

나는 내 안의 분노와 마주합니다.
화가 났던 이유를 기록하고
왜 그렇게 반응했는지 질문해보죠.

그 질문 속에서
나 자신을 이해할 단서가 생깁니다.
후회는 그 단서를 덮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나를 다독이는 친구가 될 수 있어요.

“괜찮아, 그때는 최선을 다했어”
말을 건네며, 나는 내 마음을 달래봅니다.

사람들은 흔히
화내고 후회하는 자신을 질책하지만
화 자체가 잘못은 아니에요.

그 안에는 숨겨진 감정이 있어요.
슬픔, 서운함, 외로움
그 모든 것이 한꺼번에 표출될 때
나의 마음도 흔들립니다.

그 흔들림 속에서 배워요.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거울 속 내 얼굴을 보면
아직도 붉은 흔적이 남아 있는 표정과 눈빛
그 눈빛 속에 후회가 깃들어 있어요.

하지만 그것마저 사랑하려 해요.
후회와 화, 모든 감정은 나를 만든 일부니까요.

나는 그 일부를 부정하지 않고
차분히 마주합니다.
그리고 말하죠.
“오늘의 나는 충분히 인간적이야.”

후회의 온도를 느낀다는 것은
마음이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해요.

그 온도를 인정할 때,
나는 조금 더 따뜻해집니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아서 아름다워요.

실수를 반복하고, 화를 내고, 후회하면서
조금씩 성장합니다.

나는 조용히 기록합니다.
오늘 내가 화낸 순간, 그 후의 후회,
그리고 작은 깨달음까지 모두 적어요.

그 기록 속에서 나는 나를 만나요.
그리고 내일의 내가 조금 더 부드러워질 수 있도록
손을 내밉니다.
말없이, 천천히, 따뜻하게.

“괜찮아, 오늘도 잘 살아냈어.”
나는 스스로를 안아주고
화와 후회를 품으며 조용히 눈을 감아요.

마음 한켠에서 작은 희망이 피어납니다.
다음에는 조금 더 따뜻하게,
조금 더 이해심을 가지고
나와 타인을 마주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

화가 나고 후회하는 순간조차
나를 성장시키는 시간이에요.
그 모든 감정은 결국 나를 사랑으로 이끌어요.

후회 속에서 나는 나를 더 깊이 이해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살아갑니다.
감정의 파도를 헤치며, 조금씩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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