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피부염과 단골장사

중년백수 일기

by 일로

연말에 감기가 걸려, 다음날 바로 아내에게 옮기고 이번 주 내내 아내와 집에 있었다.

다행히 오늘 컨디션이 좋아져 교회는 갈 수 있었는데, 아내는 아직도 기침을 조금씩 한다.

작년 봄 무리하게 시험공부를 한 후 얼굴에 홍조가 올라오더니 계속 심해져, 어제는 아내 성화에 피부과를

가야 했다. 의사분이 얼굴을 보자마자 내 얘기는 필요도 없다는 듯이 주사피부염이라고 했다.

사오십대 남자들에게 많은 증상이며 2개월 치료하면 좋아지는데 완치는 없다고 한다.


뭐가 급한지 내 말을 끊어가며 계속 쪼금 좋아진 환자들 얼굴 사진을 찾아 보여주려 애썼다.

놔두면 심해져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비용을 물어봤다. 몇 번 물어도 난처해하더니, 의사가 할

얘기는 아니라며 간호사와 상담을 하라고 한다. 간호사는 앉자마자 가격표를 내민 후, 조그만 캡슐을

보여주며 삼만오천 원 별도 구매라고 했다. 완전히 좋아지는 것은 장담할 수 없고 추가 한 달을 더 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런 치료가 2개월 8회에 250만 원이라는 말에 슬며시 도망을 나와야 했다.


집에 와서 주사피부염을 검색해 보니, 나 같은 증상의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대부분 쉽게 치료는 안되지만

꾸준한 관리와 약처방으로 좋아진다고 한다. 특히 어성초가 좋다고 해서 발효어성초환과 어성초비누를

주문했다. 작은 처형도 주사피부염으로 고생하다가 피부과에서 약처방만 받고 한 달 만에 깨끗이 나았다고

한다. 이렇게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에, 과잉진료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미 위치와 간판에서 오는 느낌이 별로였던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대로변 사거리 신축빌딩에 들어온 피부과인데, 뭔가 부담스럽고 실속이 없어 보였다.

투자나 장사나 급하게 돈을 벌려고 신뢰를 잃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특히 동네에서는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단골장사를 못하면 망할 수밖에 없다. 뭔가에 쫓겨 보이는 젊은 의사분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장사는 물론 인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 고객들은 누구이고 단골은 누구인지 생각해 보았다.

내 인생 단골인 가족들에게만 신뢰를 쌓아도 성공한 인생 장사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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