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몽

환각3

by Ruiz

현실이 고달플 땐

현실 같은 꿈을 꾸려하지 말고

꿈같은 현실을 살려고 노력해라.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조차 모를 때 그땐 모두 현실이라 생각해라.

내가 보고 있는 이것은 꿈일까? 현실일까?


-


오늘 아침도 해가 쨍쨍하다.

그래 오늘은 개학식.

결국에는 방학이 끝나고 개학식이 다가오고 말았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

아쉽긴 하지만 학교에 가야겠지.


겨울이 끝나고 다가오는 봄.

따스한 봄바람에서 나는 것 같은 봄 내음.

학교 가는 거리에 족족 피어있는 여러 가지 향기가 좋아 보이는 꽃들.

웃고 대화하는 학생들.

여유롭게 등교를 하고 자리에 앉은다.

이른 아침 학교에 도착했다.


개학식, 그로부터 이어지는 교장 선생님의 말

"새롭게 들어온 신입생분들을 축하하고...."

예로부터 교장선생님의 말씀은 자장가였다.

천천히 감겨오는 졸음 그리고 살포시 눈을 감는 순간-.


눈을 떴다.

아니 눈을 뜬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어두운 방과

가로등의 빛이 새고 있는 창밖.

여기저기 들리는 시끄러운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소음.

위-잉 돌아가는 컴퓨터의 쿨링팬과

컴퓨터의 빛만으로도 꽉 차는 반지하의 원룸.

무엇보다 너무 춥다.


눈을 시퍼렇게 뜨고 내려다보는 나의 손은 10년은 더 늙어있었다. 그리고 돌아가는 나의 뇌. '알았다!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다. 그것도 자각몽을..' 자각몽을 꾸고 있다는 것 그것은 욕망을 채우겠다는 것. 꼬질꼬질한 이불을 치우고 냄새가 심하게 풍기고 있는 쓰레기들을 뒤로한 채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여기저기 쓰레기봉투로 가득 찬 뒷골목,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이웃들과 담배꽁초에서 나는 담배 찌든 내. 여기저기에는 노상방뇨의 흔적들이 즐비하고 나는 새로운 흔적을 하나 남기고 있다. 만약 당신이 자각몽을 꾼다면 어떤 일을 제일 먼저 하고 싶은가?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욕망을 이루려 할 것이라고, 성욕, 식욕, 물욕 당신은 어떤 것을 먼저 채울 것인가? 그럼 일단 성욕부터 채워볼까? 법이 없다면 인간은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추해질 수 있는 생명체이다. 나에게 생각은 사치다 이제부터는 본능만이 남을 것이다. 또각또각 들리는 구두 소리. 마침 저기 조명 아래 지나가는 한 여자. 조명이 꺼지려는 순간 여자를 낚아챘다. 술을 많이 마셨는지 나도 취할 것 같은 술 냄새. 옷을 벗기려 해보지만 반항이 너무 강하다. "가만히 있어!"소리를 지르며 목을 졸라본다. 따뜻한 사람의 목, 여자의 숨은 거칠어져가고 여자의 반항은 점점 사라져 간다. 이내 힘이 풀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의 동공이 풀린다. 숨을 쉬지 않는다. 내가 흔들어 보아도 그냥 흔들릴 뿐이고, 때려봐도 그냥 맞을 뿐이고, 옆에 있는 벽돌로 찍어보아도-."어라?"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따뜻한 액체가 몸에 튀었다. 비릿한 철분 냄새와 함께 미끄러지는 손끝. '설마 그럴 리 없어'라고 되새기며 부정한다. 하지만 이내 내 눈에 들어온 관경이 끝내 인정하게 만들다. 아무 생각 없이 머리가 멍해진다. 내 몸에서의 움직임은 오로지 심장뿐. '빨리 숨겨야 해' 시체를 들고 집으로 간다. '집 창고에 숨기면 안전하겠지'라는 생각과 동시에 창고를 열자 맡아본적 없는 썩은 내와 수많은 시체들이 떨어진다. 고막이 떨어지는 듯한 절규를 지르는 순간-. 눈을 떴다. 모든 친구들과 교장 선생님이 나를 보며 일제히 웃었다. '기분 나쁠 정도로 일제한 웃음소리' 하지만 이내 안심하고 되새긴다. '그래 꿈이었어, 꿈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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