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신

망상 1

by Ruiz

당신의 신은 누구인가?
혹은 무엇인가?
당신은 어떤 것을 숭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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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방 안에 놓인 자그마한 책상 하나

그 안에 담긴 추억 하나.

그걸 추억하는 자그마한 생명체 하나.

그 생명체의 신은 누구일까?


조용한 방안 아무도 없는 빈 공간.

그 빈 공간을 채우지 못하는 자그마한 생명체.

눈을 말똥 하게 뜬 생명체는 이내 외로움에 잠긴다.

그 외로움을 허기로 바꾸어본다.


여기저기 둘러보다 발견한 선반 위에 놓인 통조림.

선반 위조차 닿지 않는 그 자그마한 생명체는

울음으로 기도한다.

그들의 신을 숭배한다.

하지만 신은 도와주지 않는다.

그들의 신은 누구일까?

그들의 신은 지금 고급 식당에 와있다.

​신들이 모여있는 고급 식당 그리고 맛있는 음식.

​이런 좋은 곳에 신자를 데려가지 않은 이유 하나.

단지 경고판 하나.

다른 식당에는 붙어있지 않은 그저 자그마한 경고판 하나.

​그 경고판이 있는 걸 알기에 음식이 맛있고

청결할 거라 생각하는 신들.

​하지만 집에 있는 그들의 신자는 배가 고프다.



그들의 신자는 기도를 울음에서 폭력으로 바꾼다.

어떻게든 허기를 달래 보기 위하여 여기저기 흔들고 넘어뜨린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떨어진 통조림

​드디어 통조림을 얻은 자그마한 생명체는

통조림을 따본다.


부러지는 건 통조림의 뚜껑이 아니라

자그마한 손톱이었다


자그마한 생명체가 열기에는 힘이 부족했나 보다.

​힘이 부족한 신자는 도구를 써보기로 한다.


여기저기 놓여있는 쓰레기봉투들

신자는 그 쓰레기봉투가 보물 상자인 줄 안다.

보물 상자에는 어떤 선물이 들어있을까?


열어보니 보이는 음식물 찌꺼기와 조그마한 벌레들

그리고 위험해 보이는 물건들.

​그 위험해 보이는 물건들로 통조림을 열어본다.

​두둑-

'열렸다!'라며 기뻐하는 사이에 얼굴이 피로 물든다.

베였나 보다.


심한 통증으로 인해 나오는 기도.

​큰소리를 내어 신에게 빌어본다.

그리고 열리는 문.

드디어 신들이 돌아왔나 보다.

신도는 얼굴에 기쁨을 띄우기 전에

걱정의 얼굴을 띄운다.


신들은 오자마자 자신의 신도를 때리며 혼낸다.

"왜 여기저기 쓰레기가 나뒹굴어!
저 화분은 왜 깨져있고.....!"

​울음이 나오지만 신들의 앞에서는
그저 죄송하다고 해야 한다.


왜냐면 그들은 신들이니까.

나한테 밥을 갖다 주니까.

내가 있을 공간을 만들어 주니까.

내가 입는 옷을 사주니까.

그냥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참아보려 해도 결국에 나오는 기도 하지만 돌아오는 말


"뭘 잘했다고 울고 있지?"


맞아서 퉁퉁 부은 살집.


그래도 자그마한 생명체는
감사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들의 신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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