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의 청사진 “혁신 창업”

창업진흥원장 김 용 문

‘지방소멸’이라는 단어는 이제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발전격차와 인구 쏠림 현상 가속화가 낳은 이 위기는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을 저해시켜, 궁극적으로 국가발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체 국토면적의 11%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집중되어 있고, 나아가 국가 총인구까지 감소하고 있는 현 상황은 우리가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다. 이러한 쏠림 현상은 창업생태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전체 창업기업의 50%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있고, 스타트업의 활력소가 되는 벤처투자 자금 역시 80% 이상이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다. 또한, 스타트업 전문 투자기관인 벤처캐피탈의 90% 이상, 액셀러레이터의 68% 이상이 수도권에 위치한다는 점은 전반적인 창업인프라가 수도권에 몰려 있음을 방증한다. 

우리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다양한 정책적·제도적 지원을 통해 지역특성에 부합하는 혁신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역 간, 그리고 중앙정부와 지역 간 네트워킹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17개의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운영하며 연계와 협업을 통해 지역의 혁신성장을 견인하고자 노력해 왔으며, 창업자와 투자자, 기업 및 대학 등 다양한 혁신주체가 열린공간에서 자유롭게 네트워킹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파크’ 및 ‘그린 스타트업 타운’ 등 창업클러스터를 조성하여 선순환하는 창업생태계를 구현 중이다.

대전시 ‘창업열린공간’ 구축·운영, 전국형 과학창업 중심도시 브랜드 확보 기대

지자체 역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대전의 경우 2020년부터 창업열린공간 조성계획을 수립하고 기업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개방형 창업공간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기업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특히 대전시가 계획하고 있는 창업열린공간, 소셜벤처 특화거리 등 이른바 5대 권역 창업타운이 완공되면, 대전시의 전국형 과학창업 중심도시 브랜드를 확보하고 이를 거점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전이 서울과 경기권을 제외한 지역 중 가장 높은 벤처투자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인프라 구축이 더욱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을 높인다. 

현 정부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좋은 지방시대’를 국정목표 중 하나로 제시하며 진정한 지역주도 균형발전 시대를 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지역의 고유특성을 바탕으로 혁신역량 강화를 통해 균형잡힌 경제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정책이슈가 된 것이다. 

창업진흥원도 지역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언급한 스타트업파크 및 대전 TIPS타운 조성, 메이커 스페이스 등 지역의 창업지원 인프라 확대 조성을 통해 지역발 창업을 활성화 하고 있으며, 권역내 창업거점으로서 ‘창업중심대학’ 운영을 통해 지역의 스타트업, 투자자, 대학 등이 자유롭게 소통·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역 인프라 기반 창업으로 지방 주도 혁신 창업생태계 조성 

이러한 스타트업 주체들 간의 상생협력은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를 통해 지역 스타트업들의 제품홍보, 판로개척의 기회를 확대하여 혁신 스타트업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즉, 지역 인프라와 스타트업 간 협업이 동반성장과 상생의 요인이 되어 지역 고유자원에 기반한 특화관광, 첨단기술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창업을 통한 지역의 자립적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창업에 필요한 많은 자원은 수도권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각 지역이 보유한 고유의 문화, 산업, 공간 등 지역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창업은 오롯이 지역의 경쟁력으로 발화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지방 주도의 혁신 창업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근본이 되어, 지역의 혁신 스타트업이 일궈 낼 수 있는 지방시대의 청사진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어가는 방법, 그 해답은 지역의 자원과 기술을 결합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지역의 혁신스타트업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