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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트업디 Jul 10. 2023

양식 산업 첨단대형화 시대의 첨병

[Startup:D] (주)타이드풀 이준호 대표

오직 창업만이 목표였고, 그 준비과정은 철저했다. 대기업, 수출지원 기관, 전략컨설팅 다국적기업, 스타트업 등 계산된 경험 쌓기. 10년 간 이직과 직무변경을 반복하며 창업에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를 얻었다. 출사표를 던지면서는 어떤 사업을 하느냐보다 뜻을 같이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그는 ㈜타이드풀 이준호(37) 대표다.

물고기 성장효율 획기적 개선 ‘피시스콥’ 솔루션
우리나라를 대표할 인공지능 기반 첫번째 수산양식 데이터시스템

㈜타이드풀은 어떤 회사인가요?

영상인식·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양식 산업의 첨단화를 이끌고, 나아가 국내외 양식 수산물 가치사슬을 혁신해 지속가능한 수산물 생산체계를 만들기 위해 설립한 스타트업입니다. 2022년 7월 팀을 결성하고, 11월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학창시절부터 기업가를 동경해왔어요. 대학(고려대 기계공학과)에 다니면서 언젠가 꼭 사업을 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죠. 하지만 무모하게 사업에 도전하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충분한 사회경험부터 쌓기로 마음먹은 이유에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려고 노력했고, 의도적으로 여러 회사를 경험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는 판단 아래 창업의 길을 선택하게 된 겁니다.


어떤 회사들을 경험했습니까?

중소기업 수출을 지원하는 코트라에 다녔고,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현대모비스, 딜로이트컨설팅 유한회사, 스타트업도 두 곳을 다녔어요.나름대로 철저히 계산된 경험 쌓기였어요. 10년 후에는 창업이 내가 갈 길이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그렇기에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순간부터 배울 수 있는 모든 걸 충분히 배우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경험 쌓기를 통해 무엇을 얻었습니까?

각 조직마다 중요하게 바라보는 포인트가 다릅니다. 대기업은 안정적인 성공을 추구하고, 스타트업은 다소 리스크가 있더라도 빠른 성장을 추구하죠. 코트라나 전략컨설팅회사는 고객사의 성공을 추구합니다. 도합 10년 동안 여러 회사를 경험하고 나니 창업할 때가 됐다는 판단에 이르게 되더라고요.


창업하면서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나요?

창업스토리가 좀 특이해요. 창업을 결정한 이후에는 어떤 사람과 팀을 만들어 사업을 시작할지에 초점을 맞췄어요.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시작할 때와 몇 개월 지났을 때 사업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A라는 아이템으로 사업을 하려고 팀원을 모았다고 생각해보세요. 중간에 B라는 아이템으로 사업내용이 바뀌면 인력 이탈이 발생하고, 동의를 구하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비효율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어떤 아이템이든 상관없이 나와 함께 사업할 동지를 모으는데 주력했던 거죠.


팀원들은 어떻게 만났습니까?

서울에서 팀 빌딩을 하다가 인터넷을 통해 신한스퀘어브릿지 프로그램을 알게 됐어요.  초기 창업팀을 빌딩하는 네트워킹 및 육성 프로그램이었죠.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참여한 팀원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공학도 4명이 함께 창업했는데요, 저를 제외한 2명은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출신의 AI전문가에요. 다른 한 명은 자동차부품 AS전문가고요. 2개월 정도 아이템을 검토한 뒤 수산양식 분야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아이템이 특이한데 이유가 있었나요?

팀원 중 한 명이 환경보호와 수산자원 보호에 관심이 굉장히 많았어요. 환경오염과 어족자원 고갈이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잖아요? 전 세계적으로 어획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려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거든요. 이런 이슈들 때문에 양식 산업이 점점 고도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아이템을 결정하게 된 겁니다. 그 과정에서 회사 이름 타이드풀도 해양생물에게 최고의 은신처가 되는 ‘조수웅덩이’란 의미로 지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 분야를 찾았나요?

물고기를 가장 잘 기를 수 있는 데이터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어요. 첫 단계로는 컴퓨터 비전 AI를 활용해 물고기 상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피시스콥(FISHSCOPE)’ 솔루션을 개발 중이에요. 이 시스템을 통해 양식 기업이나  양식어업인들이 노동과 감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기반의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피시스콥을 통해 어떤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까?

수중에 있는 물고기를 꺼내지 않고 중량을 측정할 수 있어요. 물고기의 행동데이터를 기반으로 활동성 지표도 도출할 수 있고요. 실제로 물고기가 얼마나 건강한 상태인지, 얼마나 배가 고픈지 등을 알 수 있죠. 물고기 중량을 알아야 먹이의 양을 조절할 수 있고, 행동데이터를 기반으로 먹이를 몇 번 나눠서 몇 차례 공급할지를 과학적으로 판단할 수 있거든요. 이를 통해 물고기의 성장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거죠. 해외기업들은 양식 산업이 첨단 대형화돼있거나 되어가는 추세에요. 첨단 대형화를 위해서는 객관적인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필수적인 거죠. 


양식 산업의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는 거네요?

2020년 8월부터 양식산업발전법이 시행됐어요. 종전에는 어민들만 물고기를 양식해서 판매할 수 있었는데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된 거죠. 국내 양식 산업의 첨단대형화 기반이 조성된 겁니다. 실제 여러 대기업이 양식 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앞으로는 바다뿐만 아니라 육상에서도 바닷물고기를 양식할 수 있습니다. 수질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기술들이 개발돼 있고 점차 상용화되고 있거든요. 인프라 조성은 대기업들이 참여할 테니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게 되는 거죠.

해외에서 수요가 더 많겠는데요?

초기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겨냥하고 있어요. 글로벌 투자사들이나 오픈이노베이션을 담당하는 액셀러레이터들과 접촉하고 있는데요,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추후에 오프라인 세일즈를 시작하면 훨씬 더 많은 기회요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사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이 있나요?

국내에는 우리 정도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는 존재하지 않고요, 글로벌에서는 아쿠아바이트(Aquabyte), 릴데이터(ReelData) 정도의 기업이 있습니다. 유사한 목적을 가진 회사들이죠. 시리즈 B, C 펀딩을 유치해 고속성장 중인 회사들이에요. 


지원받은 프로그램이나 투자유치는 받았나요?

지난 4월 전문투자회사와 대기업으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았어요. 여러 지원 사업에도 선정됐는데요, 대표적으로는 중기청 비대면 스타트업 육성사업, 해양수산부 초기기업 액셀러레이팅 등입니다. 창업 초기기반은 충분히 마련한 셈이에요.

상용화계획은 얼마나 진행됐습니까?

개발 중인 기술을 현장 실증해 얼마나 효용성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증명(PoC)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에요. 내년 초 상용화를 시작할 생각인데요, 이를 위해 신뢰성 있는 중량측정, 행동지표 데이터를 도출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요.현재 국내외 고객사 확보도 병행하고 있고요. 


타이드풀은 어떤 회사가 되고 싶습니까? 궁극적인 목표가 있나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첫 번째 글로벌 수산양식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 번 반짝하고 사라지는 트렌디한 기업이 아니라 인류역사에 오래 남을 수 있는 기업을 키우고 싶어요.



환경기업은 아니지만 기후위기가 초래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가치부여가 되겠는데요?

사람이 소비하는 식재료 중 자연에서 채집할 수 있는 건 이제 수산물밖에 없어요. 농산물이나 축산물은 사람이 관리하는 환경에서만 구할 수 있잖아요? 원시적 형태의 수렵과 채집, 사냥이 유지되고 있는 식재료는 수산물뿐인 거죠. 그런데 수산업에 위기가 찾아왔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분야가 되어가고 있는 겁니다. 그 점에 착안해 창업했고, 가치가 있는 사업이라는 판단이 들어 더욱더 동기부여 받고 있습니다.


신한스퀘어브릿지 입주기업인데 만족도가 높아 보이네요?

만족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일단 깨끗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어요. 입주사들에 제공하는 공용공간이 잘 되어 있어 업무에 집중하면서 리프레시하기 좋습니다. 근로자 거주 지원 측면에서도 대단히 만족스러워요. 저를 제외한 모든 팀원들이 대전창경에서 지원하는 입주지원금 혜택을 받고 있거든요.


대전에서 창업해보니 어떻던가요?

서울보다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는 게 단점이에요. 서울은 이직 희망자가 많은데요, 대전은 이직수요가 없어요. 신입 빼고는 경력자 구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교통이 굉장히 편해서 전국 어디든 갈 수 있고, 양질의 신규인력을 구하는 건 어렵지 않아서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습니까?

사업이란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는 일이잖아요? 고객들이나 경쟁자들은 창업팀이 어리거나 경험이 없다고 결코 배려해 주지 않아요. 창업을 위해 최소의 경험치를 쌓고 시작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창업 전에 좋은 팀부터 만들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팀을 만들고 창업을 본격화하면 엄청난 가속도가 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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