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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트업디 Jul 12. 2023

측정·검사기 국산화가 최종 목표

[Startup:D] 린텍 권현목 대표

창업. 누군가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싶어서. 누군가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면 그 꿈을 향해 도전하기란 더 용이할 것이다. 

측정·검사장비 회사를 다니던 권현목(43) 대표가 그랬다. 그는 동료 개발자와 함께 창업이란 망망대해에 자신의 배를 띄웠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강점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앞을 향해 내딛고 있었다. 

측정·검사 모듈에서 시작해 장비회사란 비전을 향해..

초분광기 카메라를 활용한 측정·검사 솔루션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의 측정·검사기술 개발을 넘어 장비사업으로

린텍은 어떤 회사입니까?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산업분야에서 제품을 만들려면 품질관리가 필요한데요, 이를 위한 측정·검사 솔루션을 개발해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초분광카메라, 산업용컴포넌트, 분광기 등 광학 부품 공급 대리점도 병행하고 있고요. 지난해 12월 창업한 신생업체입니다.


생산 공정에서 품질관리를 위한 측정·검사 솔루션을 개발해 제공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가 OLED 패널을 선도하는 나라잖아요? 우리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게 휴대폰이에요. 이 패널을 만들려면 반도체 소자가 들어가는데요, 정말 많은 박막들로 구성돼 있어요. 얇은 막들이 레이어에 적층되는 건데, 그때마다 균일한지 측정하고 검사하는 장비가 필요해요. 이때 시중에 나와 있는 측정기나 검사기를 결합한 모듈을 개발해 공급하는 겁니다.


창업계기가 있었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장비회사만 세 군데 다녔어요.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제조공정에 들어가는 검사 및 계측장비를 만드는 회사들이에요. 처음에는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사업기획 업무를 맡게 됐는데요, 정부과제든 회사에 필요한 사업기획이든 결과물이 다 잘 나왔어요. 이걸 혼자 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어 창업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개발자가 있었어요. 그때부터 아이템, 매출, 회사운영 등 상세적인 계획을 함께 짰습니다.


창업 준비과정이 꽤 치밀했던 것 같은데요?

단계적으로 준비는 했었는데, 막상 구성이 잘 짜인 조직에서 나오니까 망망대해였어요. 계획과 현실의 괴리감이 정말 크더라고요. 처음에 계획했던 프로젝트가 안 풀리면서 방향을 잃었다고나 할까요. 한두 달 헤매다가 정말 운 좋게 첫 번째 매출이 발생했어요. 그 프로젝트가 잘 되어 지금까지 5개월을 끌고 온 상황이고요. 이제 현실에 대한 대응력을 조금씩 키우고 있는 정도예요.


첫 매출은 어떤 제품으로 올리시게 된 겁니까?

디스플레이 쪽 검사·계측모듈을 장비회사에 공급했어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퀀텀닷-OLED 제조 공정에 필요한 잉크젯 불량 모니터링 측정모듈인데요, 우리가 강점이 있는 초분광기술을 활용해 솔루션을 제공하게 됐습니다. 현재로서는 디스플레이쪽에서 사업아이템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사업영역을 계속 발굴하는 단계입니다.


초분광기술이란 어떤 거죠?

사람이 눈으로 보면 하얀 빛을 내는데 기계를 통해 보면 블루, 그린, 레드로 나눌 수 있어요. 

빛을 나눠준다고 해서 ‘분광’이라고 하는 건데요, 빛을 나눠주는 기술을 활용해 측정 모듈을 개발한 게 분광기에요. 스마트폰에는 한 장이 가로세로 2.2㎜~2.5㎜인 수백 개의 패널이 들어가요.당연히 그 성능이 균일해야겠죠. 공정관리를 위해 수치화를 하거나 정확한 색에 대한 기준을 정하게 되는데요, 그 기준에 맞아야 양품(Good Unit)이 되는 겁니다. 이때 색 검사를 하려면 분광기가 필요한 거예요. 초분광기는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영역까지 200여 개의 파장으로 빛을 잘게 쪼개 나누는 기술이고요.


새로운 사업영역이란 어떤 건가요?

최근 반도체공정 장비 쪽에서도 검사기술에 대한 니즈 요청이 있었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초분광기술을 활용한 검사 솔루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해결해야 할 고객사의 니즈는 무언가요?

반도체공정 중 칩 단위에 코팅된 형광체의 균일도를 모니터링 해야 되는 상황이에요. 고객사에서는 일단 두께 측정기술로 모니터링 하려고 접근했는데요, 하부 레이어에 노이즈가 많이 생성돼 계측에 어려움이 발생한 겁니다. 두께 측정기술은 스팟이라고 해서 조그마한 점 형태로 계측하는데요, 초분광기는 면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도체 공정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게 수율(Yield)인데요.얼마나 많은 양품을 생산해 내느냐가 관건인 거죠. 수율을 끌어올리려면 측정시간이 빨라야 하지않겠어요?  그런데 두께  측정기술은 점으로 찍다 보니 측정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초분광기는 면적으로 보니까 검사나 측정 속도가 빠른 거죠.

솔루션은 찾았습니까?

분광기와 카메라를 결합한 모듈로 솔루션을 찾고 있는 과정입니다. 기성품 형태의 두 제품을 어떻게 응용하느냐에 따라 제품화를 할 수 있는 거예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산업에서 품질검사를 하려면 검사·계측기를 구매해야 하는데요, 카메라와 분광기의 장점이 각각 다르거든요. 이 둘을 결합한 게 초분광기 카메라라는 모듈입니다. 현재 초분광기 카메라의 측정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창업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앞으로 사업은 어떻게 확대해 나갈 생각인가요?

일단은 사업을 두 단계로 보고 있어요.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1단계는 측정·검사 솔루션을 모듈 형태로 개발하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이 모듈 형태가 우리의 코어기술이니까 2단계 사업으로 이 모듈을 장비에다가 붙이는 게 되지 않겠어요? 장비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거죠. 2단계까지 진입하려면 회사 인지도라든지 자본금, 인력도 해결해야 할 과제에요. 캐시카우가 필요해서 카메라, 초분광기, 산업용 조명 등 대리점 사업도 병행하면서 기술개발을 하고 있는 겁니다.


정부과제를 수주하는 것도 방편이 되지 않을까요?

정부과제도 검토를 많이 하고 있는데요, 일단은 개인사업자로돼 있어서 제한적인 부분이 많더라고요. 단기적으로는 법인 전환을 서두를 생각입니다.


우리나라가 디스플레이 강국인데요, 삼성이나 LG에서 투자가 많이 일어나야 사업도 활성화되지 않겠어요? 

공급체인 측면에서 삼성이나 LG에서 투자가 일어나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회사들이 수혜를 받고 다시 우리 같은 작은 업체가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그런 구조입니다. 투자라는 게 공장을 짓고 전기를 공급받아 OLED 패널을 만들 준비를 하는 그런 과정이니까요. 그런데 워낙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투자가 많이 위축돼 있는 상황이에요. 우리 입장에서는 사실 이런 상황이 좋을지 나쁠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 단점으로는 투자가 없으니 매출이 일어날 기회가 줄어들겠죠. 반면 이 시간 기술숙성을 할 수 있으니 장점이 될 것 같기도 하고요.


공급체인이 피라미드식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는데요?

사실 소부장 회사들이 해외에 수출도 많이 해요. 이때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 공급 실적이 크게 작용합니다. 아무래도 세계 디스플레이산업을 주도하는 게 우리 대기업들이니까요. 삼성이나 LG에 설비나 장비를 공급했다는 것 자체가 신뢰도를 높여주지 않겠어요? 해외 패널업체들 입장에서는 삼성이나 LG 납품실적이 검증인 셈이죠. 우리 같은 영세업체는 대기업과 직접 상대할 수는 없고요, 공급체인 중에서도 약간 하부에 있는 장비회사들과 협업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미 형성된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건데요, 전략 포인트는 있으신가요?

고객사들도 원가절감이란 걸 하지 않겠어요? 패널 가격을 낮춰야 경쟁력이 올라갈 테니까요. 삼성이나 LG가 공정을 바꾸면 새로운 관리 포인트가 필요해집니다. 신제품을 생산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이때 기존 측정기나 검사기가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 틈새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가 반도체공정 장비 쪽에서 발생한 문제를 초분광기 카메라를 활용한 검사 모듈을 개발해 해결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 분야죠? 올해 매출 목표는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나요?

업무 범위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한데요,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긴 합니다. 올해 매출은 10억 원 정도 목표로 추진 중입니다.


창업하고 얼마 되진 않았지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힘든 부분은 자본력이에요. 기술개발에만 역량을 집중하고는 싶은데 자금력이 부족하다 보니 대리점 사업까지 끼워넣은 상태거든요. 투자유치 기회가 생긴다면 기술 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자금과 관련된 문제이긴 한데요, 고급인력을 채용하면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겠죠. 현재 외국산 계측기나 검사기를 국산화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요, 비용적인 애로사항이 해결되면 이를 구체화해 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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