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타트업디 Jul 14. 2023

보안 걱정 없이 끊김 없는
네트워크가 바꿀 세상

[Startup:D] (주)트렌토 시스템즈 김영재 대표

디지털 전환시대를 맞아 5G가 상용화되면서 프라이빗 네트워크, 즉 ‘이음망’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등장했다. 트렌토 시스템즈는 5G의 핵심인 초고속 초저지연 서비스와 추가적인 솔루션 없이도 보안이 보장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반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공급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연구소기업으로 창업했다. 

창업자인 김영재(49) 대표는 스마트공장·건물·도시에서 기술노하우를 축적해 소프트웨어로 제어되는 자율이동로봇, 더 나아가 자율주행차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보안 보장이 되는 네트워크 인프라 공급 
자체망 구축으로 5G 수준의 초고속 초저지연 서비스제공 및 비용절감까지


㈜트렌토 시스템즈는 어떤 회사입니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한국과학기술지주회사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아 2020년 창업한 회사입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연구소기업이죠. 5G와 6G 핵심 네트워크 기술을 상용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는 회사예요. 창업 초기 성공적인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현대중공업기술공모전 우수상, 2022년 스타트업 패스파인더 최우수상, 산업통상자원부의 신기술인증 등을 획득하며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입증 받았습니다.


창업한 계기가 있습니까?

대학원을 졸업하고 에릭슨엘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어요. 

10년 가량 근무하다가 중소기업 연구소장으로 옮겼습니다. 전직금지 약정에 따라 유사업종으로 갈 수 없었거든요. 연구소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공동으로 5G관련 기술연구를 수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연구원이 가진 특허를 상용화하기 위해 창업했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핵심기술은 어떤 겁니까?

현재의 4G와 일반네트워크 기술로는 네트워크 트래픽이 폭증하면 속도와 데이터 도달시간을 보장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5G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로 버스전용차로처럼 네트워크에 데이터 전용도로를 만들어주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트렌토 시스템즈의 기술은 버스의 도착시간을 보장하면서 버스 이외에는 다른 차량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경찰이 단속까지 해주는 방식입니다. 네트워크의 보안 보장과 성능 보장이라는 2가지 기능을 하나의 기술로 구현한 거죠. 즉 고객은 추가적인 보안 솔루션 없이도 네트워크 인프라 자체만으로도 보안성과 정확한 데이터 속도와 도달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대기업들과는 시장이 겹치지 않나요? 스타트업이 수행하기에는 어려운 사업 분야로 보이는데요?

네트워크장비는 삼성이나 LG, 글로벌 마켓리더인 시스코처럼 규모가 큰 회사들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굳이 큰 회사들이 가진 시장에 끼어든 이유는 5G가 등장하면서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작은 네트워크 기반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길 원하는 수요가 있거든요. 메이저통신사들에 장비를 공급하는 게 대기업들의 시장이고, 5G가 등장하면서 프라이빗 네트워크, 즉 ‘사설망’ 또는 ‘이음망’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나타난 겁니다. 보통 메이저통신사만 통신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지자체 중에는 강남구가 자체망을 가지고 있어요. 대전에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크리오넷(KREONET)이란 자체망을 가지고 있는데요, 전국망 수준입니다. 국가과학기술연구망으로 전국 8대 도시에 광역망 인프라를 구축해놓은 상태죠. 국책연구소와 대학들을 연결해 빅데이터 서비스나 슈퍼컴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통신망에 트렌토 시스템즈의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이 활용되고 있고요. 사설망 같은 특수망을 타켓으로 이 사업을 시작한 겁니다.

스마트팩토리나 스마트시티가 자체 망을 구축하는 이유가 뭔가요?

KT나 SKT가 인프라를 깔면 회선을 처음부터 임대해 써야 하잖아요? 구축비는 얼마가 들든 일회성으로 끝나는데, 보수유지비가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구조예요. 공장 같은 경우에는 정보보안에 민감한 생산 관련 데이터 때문에 일반 통신망을 꺼리는 거고요. 트렌토 시스템즈는 비용은 저렴하지만 5G 수준의 초고속 초저지연 서비스를 제공하는 5G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요처는 어떤 곳이 있나요?

디지털 전환을 원하는 스마트빌딩이나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매출이 처음 발생했고요, 현재는 대전, 김포, 화성 등 세 곳에서 스마트팩토리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있어요. 국가연구소의 데이터 안심구역 구축과 같은 네트워크 보안 인프라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제품 공급도 하고 있고요.


별도의 솔루션 없이 어떻게 보안 보장이 가능한 건가요?

우리 제품에 구현된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은 물리적으로 네트워크를 하나 더 만드는 것과 같은 수준이에요. 별도의 보안 솔루션 필요 없이 독립된 네트워크 운영과 망 분리가 가능한 거죠. 만약 외부 공격이 발생하면 실시간으로 공격받는 장치만 네트워크 인프라에서 분리 또는 격리하면 되거든요. 공격이 발생해도 고객의 네트워크 서비스는 차질 없이 운영될 수 있는 겁니다.


5G 성능은 어디까지 도달했나요? 아무래도 5G에서 가장 중요한 성능요구조건이 초고속 초저지연이잖아요?

고객 네트워크의 트래픽 전송 속도를 95% 이상, 초저지연 성능을 5ms(1ms=1/1000초) 이내로 보장하는 수준입니다. 특히 산업현장에서 정교한 트래픽 제어를 통해 증가하는 IoT 기기 간 병목현상을 해결해 생산성을 유지시킬 수 있습니다.통신망이란 게 전문성이 필요하다 보니 운영인력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있는데요, 우리는 장비를 투입하면서 설정 및 운영을 자동화할 수 있는 게 강점입니다. 전문 인력 없이 네트워크 인프라를 운영할 수 있다는 거죠. 디지털 전환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 운영비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는 겁니다.


해외시장에도 진출하고 있습니까?

아무래도 국내는 메이저 통신사들 위주로 네트워크장비가 공급되다보니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최근 베트남 과학기술부 산하 NSSC(National Startup Support Center)에서 PoC(개념증명)를 진행하고 총판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요. 북중미시장에서도 총판계약을 맺었고요.


다소 엉뚱한 질문이긴 한데 초고속 초저지연 성능이 게임시장에서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요? 

5G 요금을 더 내고 네트워크슬라이싱 기술서비스를 받으면 상대와의 전투게임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어요. 사실 한 통신회사와 B2B 협의를 한 적이 있었어요. 게임방에 전용 솔루션을 제공해 초지연서비스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거였죠. PC방은 PC 교체주기가 엄청 빠르고, 업그레이드를 자주 해야 하니까 기본 투자비가 많이 투입되는 구조에요. 그런데 초지연서비스가 제공되면 PC 기능을 클라우드(Cloud)로 옮길 수 있거든요. 게임을 PC에 직접 깔지 않고 클라우드에서 스트리밍 게임에 접속할 수 있는 거죠. PC방도 PC 교체주기를 연장할 수 있으니 수익성이 좋아지겠죠. 이쪽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지 않는 이유는 현재 우리가 집중하는 시장이 스마트팩토리나 스마트시티, 보안 분야여서 그래요. 이쪽에서 네트워크 인프라 경력을 쌓아야 우리가 원하는 기술노하우도 축적할 수 있거든요. 현재 스마트팩토리 네트워크 인프라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oftware-Defined Networking, SDN) 기술 경험을 쌓고 있는 곳은 우리밖에 없습니다.


보유기술로 새롭게 확장하는 사업영역도 있습니까?

올해부터는 로봇시장에 진출하고 있어요. 로봇도 PC랑 상황이 비슷해요. 로봇에는 센서, 레이더, 서버 등 엄청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들어가잖아요? 로봇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는 거죠.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으니까 정보를 받을 데가 없는 거고, 스스로 판단해야 하니까 눈과 귀, 뇌 같은 역할을 해줄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가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로봇을 네트워크로 연결한다는 거네요?

로봇이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받고 업데이트 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반의 새로운 특허를 등록해 놓은 상태예요. 예를 들자면, 굳이 카메라를 고화질 사양으로 장착할 필요가 없어지는 거죠. 사양이 낮더라도 이미지만 포착하면 네트워크에서 리얼타임으로 분석해 정보를 획득할 수 있거든요. 이런 식으로 로봇을 경량화하면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지 않겠어요? 이런 로봇을 브레인리스(Brainless) 로봇이라고 해요. 관건은 초고속 초저지연서비스, 즉 ‘심리스(seamless, 끊기지 않는 네트워크)’ 기술에 달려 있어요. 동시에 보안까지 보장하면서요.

로봇시장 진출은 어느 정도까지 진척됐나요?

AMR(Autonomous Mobile Robot, 자율이동로봇)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물류로봇회사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년까지 개발을 완료하는 게 목표예요. 판매를 위해 공장자동화 전문회사를 포함해 3개사가 협력하고 있습니다. 로봇업체는 기존 하드웨어를 클라우드로 순차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고요.


자율주행차 시장도 결국 같은 원리겠는데요?

맞습니다. 현재 주력하는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보안시장에서 쌓은 기술노하우를 가지고 네트워크 기반의 브레인리스 로봇시장에 진출한 다음 궁극적으로는 V2X(Vehicle to Everything)를 위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만들 계획입니다. 자율자동차도 결국 각종 센서를 빼고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시대가 도래 하지 않겠어요?  현대자동차가 SDV(Software-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는데요, 소프트웨어로 제어되는 자동차를 뜻하는 것이거든요. 트렌토 시스템즈는 그 시대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전의 창업지원 정책과 창업생태계에 대한 평가를 해주시겠어요?

초기 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는 기술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죠. 각종 국책연구소가 집적된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창업을 위한 정책과 관심은 대학 입시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많은 관심을 갖지만, 성장을 위한 정책은 부족해 보이거든요. 부모 역할에 따라 자식이 성장하듯 기업을 탄생시킨 지역이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하나의 기업이 한 지역에서 계속 성장하는 선순환이 구축된다면 지방이 지속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겠어요?


작가의 이전글 측정·검사기 국산화가 최종 목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