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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트업디 Jun 03. 2023

당신의 심장 비트는? 나만의 소리로 스트레스 줄인다

[Startup:D] (주)스트레스솔루션 배익렬 대표

청각을 통해 자율신경균형을 안정화시키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안녕하세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은 일상적인 인사조차 그 의미를 되새기게 만들었다. 일상이 멈춰서고 정신적·심리적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 등 정신건강 관련 신조어들이 만들어질 정도로 팬데믹은 우울, 불안 등 많은 심리적 문제들을 야기했다.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수행하는 ‘코로나19 국민정신건강 실태조사’의 추이를 보면 우울 수치가 조사를 시행한 이후 가장 낮아졌지만 2019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5배나 높은 수준이다.      

굳이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현대인의 정신건강, 특히 스트레스가 우울증을 비롯한 여러 정신질환의 요인이란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스트레스를 완화하려면 뇌의 자율신경을 조절해야 하지만, 이는 인간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런데 약물치료도 식이요법도 마사지도 아니다. 청각을 통해 자율신경균형을 안정화시키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소셜벤처인 ㈜스트레스솔루션이 그 주인공. 한국국제대학교 간호학과 배익렬 교수가 자신이 개발한 특허기술 ‘힐링비트(Healing Beat) 시스템’을 사업화하기 위해 지난 1월 창립했다. 개인의 심장박동수와 심전도 파형을 기반으로 ‘나만의 하트(Heatr, 심장) 맞춤형 소리’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간호사로 수술실에 들어온 환자들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음악을 활용한 것이 시작

“2016년 한국연구재단 의·약학 R&D사업으로 처음 연구를 시작했어요. 사업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요. 이 연구결과로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도록 기술을 사업화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어요. 어찌 보면 등 떠밀린 격으로 교수창업이란 걸 하게 된 거죠. 2020년 ‘대한민국 스트레스 줄이기’라는 개인사업자로 창업해 사명과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지난 1월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스트레스솔루션으로 이름을 바꾸게 됐습니다.”     

그는 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방법으로 청각을 선택했을까? 간호학을 전공한 그는 서울삼성병원에서 근무하다 모교인 을지대학교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모교에서 근무하는 편이 석·박사 학위를 받을 때까지 학업을 이어나가기 유리했기 때문. 그는 수술실 마취과에서 5년간 근무했다. 수술실에 들어오는 환자들은 하나같이 극심한 불안에 시달렸다. 그는 환자들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음악을 활용했다. 이는 석사 논문이 됐고 박사논문이 됐다.      

그는 군산간호대에 전임교수로 처음 임용됐다가 2016년 대전과학기술대에 부임하면서 한국연구재단 R&D사업으로 ‘힐링비트’를 위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연구에 몰두하는 데는 전문대보다 4년제 대학이 낫겠다 싶어 건양대로 직장을 옮겼고 특허까지 출원하게 됐다.


오늘의 ㈜스트레스솔루션은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창업 초기부터
기술의 사업화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덕분

배 교수는 연구용으로 개발한 원천기술을 사업화하면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초기창업패키지’를 시작으로 ‘소셜벤처 테스트베드’, ‘소셜벤처 창업연계 사업’을 지원받았고 현재 대전소셜벤처캠퍼스에 입주해 있다. 혁신센터가 창업 초기부터 배 교수의 기술의 사업화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덕분이다.     

‘힐링비트’ 솔루션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심장박동, 심전도 파형 등 메디컬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리를 매핑(mapping)한다는 데 있다.      

사람의 심박동은 1분에 60~100BPM인데, 태어날 때부터 모두 다르고 생을 마감할 때까지 주기적으로 변한다. 저마다의 심장비트에 맞는 개인화된 음원을 추출할 수 있다는 게 이 기술의 핵심이다. 개인의 심장 비트뿐만 아니라 심전도 파형과 동일한 음파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심박동과 심전도 파형을 추출한 뒤 인공지능(AI) 또는 데이터 자동화서비스를 통해 ‘나만의 힐링비트’를 서비스할 수 있다.

스트레스솔루션은 현대인의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줄
다양한 협력제품도 개발 중

스트레스솔루션은 SK행복나눔재단의 기부프로젝트에 선정돼 발달장애인들에게 힐링비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측정한 뒤 힐링 비트를 제공해주고 결과분석까지 해주는 바우처 사업이다.     

“발달장애인들은 스트레스에 더 많이 노출돼 있습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니까요. 서비스를 안내하자마자 하루 만에 올해 사업이 다 마감됐을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었죠. 이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실현을 위해 제 기술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서울 성수동에 ‘베어베터’라는 회사가 있다. 발달장애인의 지속적인 고용을 위해 창업한 기업으로, 인쇄업으로 시작해 제과, 카페, 꽃꽂이, 배송 등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스트레스솔루션은 이 회사를 방문해서도 힐링비트 솔루션을 제공했다.     

엘리트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자신의 몸 상태를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울스포츠과학센터와도 최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힐링비트 솔루션을 적용하기 위해서다.      

“박태환 선수나 이상화 선수가 헤드셋을 쓰고 경기장에 나오는 모습을 많이 보셨을 거예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거죠. 이제는 스키, 양궁, 레슬링, 컬링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메디컬 데이터에 기반 한 나만의 릴렉스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 겁니다.”     

스트레스솔루션은 현대인의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줄 다양한 협력제품도 개발 중이다. 홈카페 스타트업 메디프레소의 티캡슐 제조기술에 힐링비트의 기능을 연결해 맞춤형 웰니스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한 게 대표적 사례다.      

배 대표는 해외시장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 8월 중국 베이징과 난징에서 피부과병원을 운영 중인 ‘그란틴’과 고객 맞춤형 스트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협약을 체결한 것. 그란틴병원은 항저우에 VIP 고객을 위한 토탈 스트레스 케어서비스 체험센터를 구축 중인데, 스트레스솔루션의 ‘힐링비트’를 적용키로 했다.      

“이번 중국진출을 글로벌 시장 개척의 출발점으로 삼을 복안입니다. “음악에는 국경이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우리 솔루션이 이 말에 딱 부합하는 사업 아이템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만의 소리’라고 하면 흔히 기존의 음원을 찾아주는 서비스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스트레스솔루션의 서비스는 그 이상이다. 예를 들어 비발디의 <사계> ‘겨울’ 중 2악장이 있다. 이 음악을 그대로 들려주는 게 아니라 내 심박동수와 심전도 파형을 닮은 ‘나를 닮은 소리’, 즉 나만을 위해 커스터마이징된 음악이 ‘힐링비트’인 것이다.     

스트레스 및 긴장 완화, 집중력 강화 등을 이유로 ASMR(자율감각쾌감반응)을 듣는 사람들이 많다. 마찬가지로 단순한 ASMR을 들려주는 게 아니라 내 심장과 동일한 소리가 ‘힐링비트’다. 빗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도 나만의 소리로 듣도록 했다.     

“스트레스는 현대인의 정신건강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입니다. 수면의 질 향상을 원하는 사람, 집중력 향상을 원하는 사람, 긴장완화나 스트레스를 완화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 ‘힐링비트’가 도움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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