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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트업디 Jun 03. 2023

자율주행로봇으로 물류를 혁신하다

[Startup:D] (주)트위니 천홍석·천영석 대표

쌍둥이 형제가 만든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 트위니
    

말처럼 생겼지만 이마 가운데 뿔이 하나 달린 전설의 동물 유니콘. 스타트업 기업이 상장하기도 전에 기업가치가 1억 달러(1조원) 이상이 되는 것은 마치 유니콘처럼 상상에서나 가능하다는 의미로 ‘유니콘 기업’이라고 한다. 이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대전시가 유니콘 기업문화 생태계 구축에서 나섰다. 이름 하여 ‘D-유니콘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한 10개의 기업 중 단연 돋보이는 기업이 있다. 이미 중소기업벤처부가 그 잠재력을 인정해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한 ㈜트위니다. 트위니는 기업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쌍둥이형제 천홍석·영석 대표가 2015년 8월 설립한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이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 스타트업 출신으로, 센터로부터 제품개발비를 지원받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카이스트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했으며 자율주행 관련 박사학위를 취득한 형 천홍석 대표가 기술개발을,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동생 천영석 대표가 경영을 각각 총괄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재무관리, 기업지원 업무 등을 담당하던 동생에게 형이 창업을 제안해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 트위니가 탄생했다.      

“회사 창업은 천홍석 대표가 자율주행 이동 로봇분야 연구로 박사학위 논문을 마무리할 즈음이었어요. 자신이 어디에서 어떤 직책으로 몸담아야할지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올 때였죠. 그런 어느 날 형이 저에게 200여 쪽에 달하는 사업계획서를 내밀었습니다. 사실 대학생 때부터 막연하게나마 기업가를 꿈꿨고 무엇보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믿는 사람의 제안이었기에 큰 고민 없이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기위치추정 기술의 집약체 ‘나르고’

국내 특허 출원 10건, 해외 특허 출원 13건을 보유한 트위니는 설립 이후 25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며 내년에는 기업공개(IPO) 계획도 갖고 있다. 현재 직원 수가 140여 명, 임직원 중 30명 이상이 카이스트(KAIST) 석·박사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자율주행로봇을 만드는 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기술은 ‘자기위치추정.’ 로봇이 이동하는 동안 계속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트위니는 이 기술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특히 실내외 자율주행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사업영역이 무궁무진하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기위치추정 기술이 적용된 이 회사의 주력제품은 ‘나르고’다.

스스로 주어진 목적지까지 원활하게 이동하는 자율주행로봇으로 물류창고, 공장, 사무실, 병원 등 물건 운송이 필요한 곳에서 활용된다. 60㎏에서 500㎏까지 적재가 가능한 모델을 갖추고 있다. 발전소부터 일본계 베어링제조기업, 국내 굴지의 종합부품제조사, 중앙로지하상가 등 다양한 고객이 활용 중이다.      

또 다른 주력제품 ‘따르고’는 사람을 따라다니는 대상추종로봇이다. 도서관의 반납도서, 소모품 창고와 같은 다양한 화물을 옮기는데 적합하다. 작업자를 정확히 인식한 뒤 작업자 근처에서 물건을 운반한다. 카이스트 도서관과 대전시 등에 공급됐다.      

‘나르고’와 ‘따르고’가 합쳐진 모델 ‘더하고’도 있다. 현재 경남 진주에 있는 3성급 호텔에서 테스트 중이다. 호텔 측은 투숙객 짐 운반과 어메니티 보급·회수, 연회장 식기와 식음료 운반, 사용 식기 수거 업무에 ‘더하고’를 투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물류센터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어 더 많은 곳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택배사는 공동배송센터까지만 배달, 이후 로봇이 각 가정에 배송하는 시스템 개발
 

자율주행로봇을 활용한 서비스사업을 희망하는 기업을 돕기 위해 만든 플랫폼기술 ‘탈프(TARP)’도 상용화했다. ‘탈프’를 이용하면 자율주행 로봇에 임무를 부여할 수 있으며, 수백 대 이상 로봇을 통합 관제할 수 있다. 사업 희망자가 원하는 분야의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형태로 제공한다.      

탈프를 이용한 서비스로는 ‘타라스(TARAS)’가 있다. 여러 명의 사용자가 전용 앱을 활용해 다수의 로봇에 운송 업무를 생성하면 자동으로 수행할 로봇이 배정돼 실행하는 서비스다. 발송자가 자율주행 로봇에 물건을 실은 뒤 앱으로 수신자를 지정하면 물건 받는 사람에게 앱 알림이 뜬다. 타라스 서비스 핵심은 물건을 운반하는 자율주행 로봇이 장애물을 회피해서 목적지에 도달하는 데 있다.     

트위니는 택배운송용 로봇도 개발했다. 2020년 우정사업본부가 진행한 정보통신기술(ICT) 융합물류자동화 기술개발 과제의 일환이었다. 대학캠퍼스와 세종시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운송 테스트를 진행했고, 이 경험을 기반으로 다양한 대기업과 협업을 논의 중이다.      

“택배운송용 로봇은 배달원의 노동 강도를 분담하고, 상하차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은 채 택배물품 배송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아파트단지에서 사생활 보호와 통행안전을 이유로 빚어지는 출입문제 논란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트위니는 한진과 함께 공동배송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3월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한진은 고밀도 배송 지역의 유휴 부지를 활용한 공동배송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플랫폼 구축과 서비스를 표준화하고 트위니는 공동배송센터와 최종 고객 간 배송로봇을 개발하는 게 업무협약의 골자다. 기존에는 택배사가 아파트단지의 최종 고객에게 직접 개별 배송했다면, 바뀐 시스템에서는 택배사가 공동배송센터까지만 배달하고 이후 로봇이 각 가정에 배송하게 된다.      

“앞으로 공동배송센터 시범운영단지를 선정하고 배송로봇 운영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올해 안에 택배사와 시스템을 연동하고 플랫폼을 도입하는 등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한 뒤 로봇 실증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트위니는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해외시장의 문을 열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지난해 6월 국제물류산업대전에서 첫 선을 보인 신제품 ‘나르고 오더피킹’도 곧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더 피킹(Order Picking)은 창고에서 주문별 물품을 모아 출하하는 과정을 말한다. 물류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지만 대규모 인력에 의존하는 상황. 근로자의 노동 강도를 낮추고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어 시장에서 매력적인 제품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실외주행로봇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세종중앙공원 주변 업체들과 협의를 마치고 올 하반기부터 냉·온장장치를 탑재한 로봇이 조리음식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실외로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트위니가 보유한 기술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물류창고부터 최종 고객까지 자율주행로봇 배송을 실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중국에 로봇을 공급한 경험이 있는 트위니는 올해 하반기부터 해외시장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베트남 우정통신그룹(VNPT)의 계열사인 텔레큐(TELEQ)사와 업무협약을 체결, 향후 2년간 자율주행로봇 솔루션을 제공키로 했다. 이를 통해 베트남 내 공장, 물류센터, 호텔, 리조트 등에 제품공급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해외영업 전담직원 영입과 해외조달시장 진출 등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매출 면에서 매년 2~3배 이상 신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가 가진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한편 다른 여러 기업들과 협업 생태계를 만들어 간다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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