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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요한 성실이 Jun 09. 2024

4월 22일  D-Day를 복기하다(하)

집요하게 복기해 본  하이브의 감사개시일의 보도내용

(전편에서 계속)

https://brunch.co.kr/@dcd23620248b49e/18


4월 22일 

점심을 먹고 나서 뜬금없는 뉴스를 접한 사람들은 판단합니다. 


판단 1 :"이것은 제2의 피프티 피프티 사건이다! 뉴진스가 아니라 뉴프티다!"

판단 2 : "하이브가 근거 없이 감사했을 리는 없지 않을까?" 

판단 3 :"이럴 때는 피카추 배 만지는게  제일이지, 민희진 대표 쪽의 의견도 기다려보자." 


민희진 씨에 대한 부정정인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그래도 민희진의 답변을 기다려 보자는 신중론으로 나뉩니다. 


하지만,  판단 1~3을 내린 각자는 자신의 판단이 신중한 결론 도출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하이브가 제공한 내용을 매체에서 일제히 보도한 내용을  객관적인 정보처럼 받아들이고 내린 판단에 불과합니다.  



3. 기사 C  15: 50분(단독)  


갑자기 한 경제신문에 등장한  단독기사가 하나. 

(이 하이브-민희진 사건에서는 "단독" 기사를 주목해야 합니다.)

저는 기사 C 를 발행 당일, 발행 시각에는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사 C는 하이브가 준비한 진짜 폭탄이었습니다. 

이 기사는 내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기사 자체가 퍼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질의서에 따르면 어도어 경영진들은 경영권 탈취 목적으로 취득한 핵심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고, 사업상·인사상의 비밀을 외부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외부 컨설팅을 받은 정황도 포착됐다.
어도어 경영진들은 올해 초부터 하이브로부터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회사인 하이브가 어도어에 부당한 요구를 한다는 점을 빌미로 여론을 악화시켜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 80%를 현 어도어 경영진에 우호적인 투자자에게 매각토록 한다는 것이 경영권 확보 계획의 골자였다.


어도어 경영진들은 그 과정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해외 투자자문사,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털(VC) 관계자 등에게 매각 구조를 검토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어도어와 하이브 사이에 체결된 계약정보 등을 임의로 유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하이브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하이브의 아티스트에 대한 부정여론 형성 작업아티스트 부모들에 대한 회유 작업도 비밀리에 진행했다는 내용이 질의서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티스트의 개인정보도 외부에 유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영진들이 외부에 유출한 아티스트 관련 정보는 데뷔 전 연습생들의 초상과 건강상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인의 인사청탁을 받아 직원을 채용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질의서에 따르면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발령과 채용 등 인사 관련 핵심정보 또한 외부에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전체 기사 원문 및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D80GHL22P




민희진대표 측에서 갑작스러운 감사질의와 사임 요구를 받고 

답변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무렵. 

하이브가 던진 2차 공격입니다. 


1차 보도 이후에 2~3시간 정도 시간차를 두고 나온 이 2차 보도는 많은 곳에서 보도되지 않았습니다만, 내용은 충격적입니다. 

하이브가 어도어게 보낸 감사질의서의 내용이 그대로 다 유출되어 들어있던 것입니다.  



하이브가 검찰이나 경찰 같은 수사기관이었다면, 

해서는 안 되는 행위입니다. 은근하게 유죄사실이 증명되지 않은 피의자의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리는 방식 

즉 "피의사실 공포"입니다.   

하이브는 마치 검찰이 언론을 이용하는 방식처럼 민희진 대표의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려보내, 입증되지 않은  하이브 측이 주장하는 민희진 대표의  "범죄의혹"을  기정사실인 것처럼 보도하도록 했습니다.  


검찰이었다면 피의사실 유포죄로 문제제기라도 하는 사람이 있었을 테지만, 

이 사건에는 그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너무 많은 기사와 소문이 한데 뒤엉켜 돌아갔습니다. 

 


4. 18:00 경 어도어 공식 입장문 


이날 어도어 측의 공식 입장문이 정확히 언제 최초 공개되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만, 

대략 18시 이후로 보고 있습니다. 


이 1호 입장문이 왜 이렇게 늦게 나왔는지는 여러 가지로 추리해 봤는데요.  

몇 가지 매체에서, 민희진 대표와 당일 전화 인터뷰를 했다는 기사를 찾아볼 수 있는데,  민희진 대표가 몇몇 친분이 있는 매체에 전화를 걸어 보다, 결국 공식입장문을 작성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장이 잘 정선된 것으로 보아, 문장 작성에도 시간이 꽤 소요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공식입장문은 매우 중요합니다.  

민희진 대표가 이 사건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나이브했는가를 보여줍니다.

하이브의 감사공격과 사임 요구가 자신이 제기한 "컨셉 유사성" 항의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대한 해명을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본 것입니다.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한 어도어의 공식 입장



안녕하세요.


주식회사 어도어(이하 ‘어도어’, 대표 민희진)입니다.


어도어는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나라 음악 산업과 문화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힙니다.


하이브는 여러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자신의 음악을 만들고 이를 통해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멀티 레이블 체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도어는 그 레이블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어도어 및 그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는 아이러니하게도 하이브에 의해 가장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습니다.


하이브의 레이블 중 하나인 빌리프랩은 올해 3월 여성 5인조 아이돌 그룹 아일릿을 데뷔시켰습니다. 아일릿의 티저 사진이 발표된 후 ‘뉴진스인 줄 알았다’는 반응이 폭발적으로 온라인을 뒤덮었습니다. 아일릿은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안무, 사진, 영상, 행사출연 등 연예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습니다. 아일릿은 ‘민희진 풍’, ‘민희진 류’, ‘뉴진스의 아류’ 등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아일릿 데뷔 앨범의 프로듀싱을 하였습니다.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는 빌리프랩이라는 레이블 혼자 한 일이 아니며 하이브가 관여한 일입니다. K-POP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하이브가 단기적 이익에 눈이 멀어 성공한 문화 콘텐츠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카피하여 새로움을 보여주기는커녕 진부함을 양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뉴진스는 현재 5월 컴백을 준비하고 잇습니다. 그런데 아일릿이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뉴진스를 소환하였습니다. 아류의 등장으로 뉴진스의 이미지가 소모되었고, 불필요한 논쟁의 소재로 끌려들어 가 팬과 대중에게 걱정과 피로감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사태를 만들어 낸 장본인은 하이브와 빌리프랩이건만,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어도어 및 뉴진스의 몫입니다.


하이브 산하의 레이블들이니 아일릿이 뉴진스와 유사한 것은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어도어 및 뉴진스가 이러한 유사함을 허용하거나 양해하였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들은 명백히 오해인바, 이를 바로잡고자 합니다. 멀티 레이블은 각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체제이지, 계열 레이블이라는 이유로 한 레이블이 이룩한 문화적 성과를 다른 레이블들이 따라 하는 데 면죄부를 주기 위한 체제가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어도어는 실제 하이브, 빌리프랩을 포함해 그 어느 누구에게도 뉴진스의 성과를 카피하는 것을 허락하거나 양해한 적이 없습니다. 어도어는 뉴진스와 아일릿이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에서 데뷔했다는 이유만으로 누가 누구의 동생 그룹이니 하는 식의 홍보도 결코 용인할 생각이 없습니다.


어도어는 이미 하이브 및 빌리프랩에 이번 카피 사태는 물론, 이를 포함하여 하이브가 뉴진스에 대해 취해 온 일련의 행태에 관하여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하이브 및 빌리프랩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을 하기에 급급하였으며, 구체적인 답변은 미루며 시간을 끌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하이브는 오늘(2024. 4. 22.) 갑작스레 민희진의 대표이사 직무를 정지하고 해임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통보하면서, 그 이유로 민희진 대표가 ‘어도어의 기업가치를 현저히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언론에는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시도하였다’는 등 어이없는 내용의 언론 플레이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의 문화적 성과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항의가 어떻게 어도어의 이익을 해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어떻게 어도어의 경영권을 탈취하는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입니다.


하이브와 빌리프랩, 그리고 방시혁 의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나 대책 마련은 하지 않으면서, 단지 민희진 대표 개인을 회사에서 쫓아내면 끝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도어는 뉴진스가 일궈 온 문화적 성과를 지키고, 더 이상의 카피 행위로 인한 침해를 막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입니다. 어도어는 카피 행위를 비롯하여 어도어와 뉴진스에게 계속되는 여러 부당한 행위를 좌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입장임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하이브 및 빌리프랩은 아일릿의 활동이 많아질수록 뉴진스와의 다른 점들만 모아 부각하며 데뷔 시의 사태를 희석시키려고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는 사이 팬과 대중들이 가진 오해들도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어도어는 뉴진스 멤버 및 법정대리인들과 충분히 논의한 끝에 공식 입장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이 입장 발표로 하이브 및 빌리프랩이 잘못을 직시하고 앞으로는 타인의 문화적 성과를 존중하고 치열한 고민을 거친 창작을 통해 우리나라 음악 산업과 문화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입장문 원문 출처 및 최초 보도로 추정되는 매체 링크 : 

https://marketinsight.hankyung.com/article/202404228430r


  


하지만,  인터넷 여론은 민희진 대표에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차가웠습니다. 


4월 22일 밤 커뮤니티에 올라온 누가 정리했는지 모를 이미지 파일 한 장은

민희진 대표의 입장문을 한 줄로 요약하고, 하이브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감사질의서 내용과 비교했습니다. 

"해명하지 않은 것"이라 정돈된 내용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이 날 이후  40일 동안 매체와 커뮤니티를 떠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이 이미지파일에 언급되지 않은 신규 개발 아이템은, 스타일리스트, 부대표 주식거래, 카톡 욕설 등 아주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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