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하게 따라가 본 How Sweet CD크레디트 속 인물들
오프라인에서 뉴진스 CD를 구입하고,
음반 언박싱 리뷰를 커뮤니티의 LP/CD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제가 주로 활동하는 게시판이고, 그동안 많은 음반 구입 후기와 음악 이야기를 올려왔습니다.
게시판에는 제가 그동안 어떤 음반을 구입하고, 듣고 살아왔는지 궤적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회원 분들과는 충돌 없이 늘 대체로 사이좋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CD/LP 게시판은 주기적으로 벌어지는 CD vs LP 음질 논쟁을 제외하고는 평화로운 곳이라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니, 화제의 가요 LP 리이슈 때마다 이따금 한바탕 시끄러워지기도 하는군요... )
이번 사태 때문일까요?
지난번 몇 차례 뉴진스 음반을 구입했을 때는 눈여겨보지 않던 크레디트를 들여다보게 되더군요
(이때는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입니다. )
K팝 음반 크레디트에는, 외국 음반에서는 볼 수 없는 온갖 직종들이 가득합니다.
아트 디렉터, 스타일리스트, 헤어 스타일링, 안무가, 뮤직비디오 감독까지
원래, 음반 크레디트를 들여다보면서, 연주자나 프로듀서를 살펴보고, 각자의 디스코그래피를 꼬리에 꼬리를 물어 찾는 것은 저의 주된 덕질 활동이기도 합니다.
어느새부터인가는, 녹음엔지니어, 마스터링 엔지니어.. 최종적으로는 LP커팅 엔지니어를 유심히 보게 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생각하는 현존 마스터링/ 래커 커팅의 3대 거장, 버니그런만, 밥 루드윅, 케빈 그레이의 삶과 작품의 궤적을 따라갔을 때가 인상 깊었습니다.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lpcd&wr_id=90667
그들이 처음에 스튜디오 일을 시작할 때인 1960년대에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레코딩 엔지니어의 "보조원" 취급을 받는 존재에 불과했습니다. 앨범 크레디트에 이름을 남길 수도 없었죠.
그래서 대신 레코드 안쪽 데드왁스에 자그마한 자신의 사인을 남기기 시작합니다.
BG, RL, KPG가 그들의 인장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대중들은 커팅엔지니어에 대해서 많은 관심이 없지만, 음악관계자들은 그들이 만든 레코드의 차이을 알고 있었고, 긴 세월을 지나, 거장이 된 그들의 이름은 이제 크레디트에 수록되는 것을 넘어서, 음반 홍보의 주요 세일링 포인트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미상도 받았습니다. (단 한 명만 빼고)
다수의 분들께서는 음반과 무관하다고 생각하실 안무, 헤어, 메이크업, 뮤직비디오, 이 모든 스태프들이 How Sweet이라는 작품을 만들어낸 동료입니다.
커팅 엔지니어의 업무가 예전에는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해 크레디트에 실리지 못했지만, 음반의 사운드퀄리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듯. 이 스태프들도 크레디트에 실리던 실리지 않던, 우리가 크레디트를 읽지 않고 지나치던, 우리가 사랑하는 아티스트와 함께 웃고 울고 함께 밤을 새워가며 작품을 만들어가는 전문가들이며, 창작자 들입니다. 요새는 크리에이터인가요? (이번 사건을 통해, 처음으로 스타일리스트의 세계에 살짝 접근하면서 연습생 못지않은 그들의 꿈과 노력, 그에 대한 보상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크레디트에 올라온 이름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이름들이 많습니다.
이번 사태의 원인, 인간말종, 배은망덕의 아이콘, 국민마녀로 등극한 총괄프로듀서 '민희진'을 비롯한 어도어의 이사진과 직원, 뉴진스의 스태프들.
그중에는, 그동안 뉴스와 기사를 통해 악행이 알려졌지만, 그때마다 알파벳 이름으로 보호(?) 되어 왔던, A 모 팀장, L 모 부대표 등 광고주 금품 횡령, 경영권 찬탈을 통한 배임 및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소유주식 전량매매를 통한 주가 조작 혐의 용의자들이 이니셜이 아닌 자신들의 실명으로 당당하게 올라와 있습니다.
언론이 보도한 혐의가 사실로 입증되면 다들 처벌받을 테니 범죄자 집단, 범죄조직이 따로 없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은 모든 것이 사실이라 여기시니 기정사실로 봐야겠죠) 하지만, 저들은, 한때 언론의 집중 보도를 받았지만, 보도 이후 수사를 받는지, 구속이 되었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동안 디피에 올라왔던 펌 기사들의 일부입니다.
5월 14일 스타일 디렉터 : 최유미 Yumi Choi
5월 10일 비즈니스 슈퍼바이저 : 신동훈 Donghoon Shin
제가 가지고 있던 예전 뉴진스 음반들과 크레디트를 비교해 놨습니다.
많은 스태프들이, 뉴진스의 데뷔 이후 지금까지 변함없이 유지되어 왔습니다.
민희진 대표는 마지막 입장문에서, 자신은 오랫동안 소수의 스태프들만 유지하며 일해왔다고 했습니다. 자신과 직접 일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자신에 대해서 잘 안다며 떠들고 다니는 이들을 잘 안다고 했습니다.
제가 크레디트를 통해 파악한 바로는 이 말은 사실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저 크레디트에 변동이 일어났습니다
저 자리에 새로운 한 명의 인물의 추가된 것입니다.
좀처럼, 바뀌지 않고 변해오던 민희진 사단에 새로운 크루가 들어오게 된 거죠. 이런 엄혹한 시기에..
참고로 Co 프로듀서 김기연은 250과 빈지노가 소속된 BANA의 대표로, 민희진과 SM시절부터 오랜 기간 함께 일해온 음악 파트너입니다. ( 제가 민희진 광팬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까 봐서.. 사실 저는 기자회견 전엔, 민희진대표 얼굴도 몰랐습니다, 오히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왜' 인지는 모르지만, 사건 전엔 민희진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도 막연히 '자의식'과 '쇼맨십'이 강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하던 사람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뉴진스 새 숙소 공개 영상"을 우연히 보고, "와 민희진이가 자기가 멤버 아끼는 거 대중들에게 과시하려고 쇼 하는구나" 생각했던 기억만은 확실합니다. 저는, 사실은 이 사건 전 까지는 뉴진스 팬도 아니었어서 멤버들 전원 이름도 제대로 모릅니다. 뉴진스 음악이야 250이 다 만들었다고 생각했고, FRNK나 Bana의 존재도, 빈지노가 같은 소속사인 것도 몰랐습니다. Bana에 직전까지는 이센스도 소속되어 있었다 하더군요,)
4월 22일(감사 시작 D-DAY) 비즈니스 슈퍼바이저 : 이상우 Sangwoo Lee(사건의 키맨으로 지목받은 인물)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25400702
바로 그 사람입니다. 이 사건을 일으킨 주범 민희진과 공모하여 회사 탈취 계획을 세운 그 남자.
L 모 부대표, A 모 부대표, 때로는 이모 부대표로 보도되기도 했던, 사람입니다.
엄연히 이상우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었고, 당당하게 이번 음반 크레디트에 기재된 것입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들여다보면서, 피아 구분을 확신할 수 없었던 사람입니다.
보도의 내용에 따르면, 이상우 씨가 공모의 흔적이 담긴 문서를 작성했고, 카톡대화를 나누었으나, 감사실에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본인은 경찰의 고발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대다수의 분들은 이상우 씨를
1. 어도어의 부대표로 이적한 후 민희진을 꼬드겨 어도어를 탈취 계획을 공모한 악덕 범죄자.
으로 생각하시겠지만,
저는 그랬다면 이상우 씨를 고발대상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고 애초에 어도어 부대표로 재직할 이유가 없다. 는 생각에, 1번 시나리오는 제외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든 것이 위에 언급한 무간도 or 트로이의 목마설입니다. 말도 안 되는 시나리오라며, 모두에게 빈축을 샀었던 시나리오.. (제가 설명이 부족했을 수도... 아니면 1번 시나리오에 대한 믿음이 너무 강해서)
2. 하이브에 근무하는 동안 민희진의 신뢰를 얻어 어도어의 부대표로 픽업되었지만 나중에 하이브에 포섭되어 스파이 활동을 한 이중 스파이 (무간도)
3. 처음부터 민희진에게 접근해서 어도어에 투입시킬 목적으로 하이브가 양성한 스파이(트로이목마)
(지금 생각해도, 제가 너무 만화를 많이 본 것 같군요.)
그 이 후로도 많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위에 언급한, 최유미 씨 사건을 계기로, 스타일리스트 업계가 실제로 어떤 관행이 있고, 광고 현장에서는 어떤 식으로 페이가 지불되는지 살펴보고 글을 올렸습니다.
신동훈 부대표 사건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주알못이, 주가의 흐름, 매매량, 부동산 계약서도 찾아, 하이브의 주장보다는 어도어의 해명이 더 타당성이 있다는 분석글을 작성했지만, 차마 게시판에 올릴 수는 없었습니다. 더 이상의 음모론자가 되기는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민희진의 마지막 입장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이브의 주장대로라면, 이 사건의 키맨이자, 중대 경제 범죄자입니다.
그런데 그는 경찰에 고발도, 기소도 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민희진을 증오하게 되었고, 당장 대표자리에 끌어내려 화형에 처하라고 외쳤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공모자인 이 L부대표를 찾지 않았습니다. 궁금해하지도 않았습니다.
오로지 모든 관심은 민희진, 민희진뿐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모든 책임은 회사를 탈취할 목적으로 뜬금없는 콘셉트 카피 문제로 하이브와 방시혁의장에게 도발한 민희진 탓이었으니까요. 모든 것은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탐한 민희진의 원죄 탓이었습니다.
저는 저 입장문을 읽고 나서 미친 예언자가 된 것처럼, 이제 경영권찬탈 프레임은 끝났고, 마녀의 저주, 민희진의 문화공격 이 시작될 것이다. 는 이야기를 고장 난 라디오처럼 외쳤습니다. 반응은 아시다시피일 테고요 ^^.
어떻게 보면, 어도어가 만들어질 때부터 지금까지 민희진과 함께했던 민희진 사단이었습니다.
가요계에 유래 없던 센세이셔널한 걸그룹 뉴진스를 데뷔할 수 있게 도와주고, 뉴진스의 곁에서 함께 있었던 크루였습니다. 말 그대로 뉴진스라는 배를 이끄는 여선장과 선원들이 더 적합하겠군요.
그러다가, 오늘 저 엔딩 크레디트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저들은 아무도 선장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선장도 아무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일단 크레디트로 보기엔 그렇습니다)
L 모 부대표도 엄연한 이름이 있었고 크루의 일원으로 뉴진스라는 배에 승선해,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최유미 씨는 언론으로부터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A 씨라고 불려 보호를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뉴진스의 스타일리스트라면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엄밀히 이야기하면 아직 신고도, 고발도, 고소도 당한 게 아닙니다.
기사 제목을 보시면, 업체로부터 수억의 금품을 횡령했다고 하이브가 "주장"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녀는 하루아침에 파렴치한 스타일리스트로 전락했습니다. 또한 하이브가 대한민국 전체에 공개한 회의록을 봤을 겁니다. 민희진이 자신에게 "걔는 원래 캐릭터가 그래서 돈 많이 받은 것을 아는데도, 모른 척할 거야 "라고 하는 대화내용도 똑똑히요.
하이브는 "신동훈 부대표와 애널리스트 A모씨를" 금감원에 조사요청을 했습니다.
뉴진스 멤버들은, "뉴진스 멤버에게 외모 비하와 각종 비하를 쏟아내는 민희진"의 보도를 봤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보도가 나올 때마다, 민희진과 민희진의 크루를 비난했습니다. 크루들은 선장 민희진의 부하이지만 뉴진스라는 배의 크루이기도 합니다. 선장을 죽이기 위해 크루들을 공격하는 하이브를 사람들은 아무도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은 선장 민희진의 원죄 때문이니까요.
민희진과 크루들은 졸지에 온 세상이 지탄받는 악독한 해적단이 되어 있었습니다.
하이브와 언론은 그들을 비난하며, 뉴진스는 원래 하이브의 배니 마녀 민희진 해적단을 내쫓고 배를 다시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람들은 해적들을 잡으러 나섰습니다.
각각 해적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해적들은 더 이상 선장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고, 배 또한 가족처럼 믿고 따랐던 선장과 선원들을 더 이상 신뢰할 수없다고 여기는 게 당연한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미녀 민희진이 이끄는 해적선이 되어버린 배는 먼바다로 쫓기듯 떠나갔습니다. 배에는 누가 떠나고 누가 남았는지 알 수 없는 채로. 사람들은 마녀를 비난했고, 하입 해군이 해적선을 곧 잡아들여, 마녀와 해적들을 몰아내고, 이용당하고 있는 불쌍한 뉴진스호를 정상화시킬 거라고 했습니다. 그것이 정의가 바로 서는 길이니까요.
(이상하게.. 원X스가 스토리가 연상된다면... 제 잘못입니다. 이건 모방인가요? 망상인가요? 카피인가요? 레퍼런스에 의한 창작인가요?)
5월 24일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25476062
지난주 뉴진스라는 배는 선장과 해적들을 태우고.. 함께 항구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배 위에는 어떠한 우여곡절을 거쳤는지 모르지만, 마녀해적단의 일원은 건재했습니다. 게다가 못 보던 새로운 동료가 한 명 생겼습니다.
그들은 지난주 경복궁 공연을 시작으로 금요일 정식 컴백 이후 주말 동안 생각보다 많은 것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그들만의 방식, 크리에이터만의 방식으로.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그전까지 뉴진스호의 공격은 공격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고려대학교 축제를 시작으로 10개 대학 축제에 등장하고 수익금은 전액 기부한다는 것을 발표했을 때쯤에야 이것을 인지했을 수도 있습니다.
서울중앙법원 제50민사부는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인용결정을 내렸습니다.
또한 어도어의 이상우 부대표, 신동훈 부대표, 최유미 코디네이터 팀장에 대해서 하이브가 제시한 혐의들도 어도어 측에 손해를 끼쳤음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https://theqoo.net/square/3260607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