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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자매 Jul 09. 2021

녀석의 집게손가락

나랑 살래, 죽을래

때는 바야흐로 여름이었다.


장소는 학원, 나는 열일곱이었다.


학원 휴게실에서 거울을 보고 있었다.


그때는 정말 새벽같이 일어나서 머리카락을 말리고 드라이를 했다.


머리 만지는 일에 아침의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다시는 그런 날이 오지 않을 것임을 안다. 지금은 선크림만 바른다. 안 바르는 날이 더 많다. 귀찮다.


고대기는 내 삶의 전부였지.

때는 이미 늦엇어.

다들 알겠지만 내 삶은 로맨스가 아니라 코믹이야.


비명과 함께 이어지던 정적.


K는 이 손가락 썩었다며 어색한 장난을 치고 자리를 피했고


나는 사색이 되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야, 이 개****. 나 아까 단무지에 사발면 먹고 어묵도 하나 먹고 양치도 안 했다고. 너 이 씨.


나랑 살래, 죽을래.



노래 신청합니다.

악뮤 ㅡ 시간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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