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자매 Nov 20. 2021

울고 있었다

급하게 일((?)을 처리하러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옆칸에서 누군가 울고 있었다.


내가 울어봐서 알지, 울음 참는 소리가 났다.



내가 마음 편히 울 수 있는 공간이 여기뿐이구나, 하며


변기 커버를 닫고 앉아서는 서럽게 울다가 누가 오면 소리를 죽였다가를 반복했었지.


눈물의 열기가 내가 있는 이곳까지 전해졌다.


서러움의 깊이가 여기까지 전해졌다.



누가 될까 싶어 조심스럽게 작은 일을 치르고 물을 내렸다.



누구에게나 죽을 만큼 힘든 고비가 있다.


그 아픔이 현재 진행형이거나


이제 막 그 어둠의 터널을 지났거나.



지났다 하여 또 끝난 것도 아닌,


그때는 정말로 나만 힘든 줄 알았다.


주체하지 못할 눈물을 닦고 또 닦았다..



입으로 나오는 설움을 삼키며 눈물을 닦아냈고


참아지지 않은 울음의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면 물을 내리기를 반복했다.



감히 말해주고 싶었다.


지나가더라, 살아지더라


말해주고 싶었다.



그냥 조용히 힘내라고 마음으로 말해주고 나왔다.


내가 울 때 누군가도 그랬겠구나.


그 응원으로 내가 여기 있구나 싶었다.



내가 흘린 눈물로


바닥까지 가라앉았던 내가 떠오른다.



잘 견디자.


서로 견디자.


함께 견디자.

매거진의 이전글 사이다의 맛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