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들 밥을 준지 몇 해가 흘렀고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결국 남은 아가들은 모두 암컷이라는 사실과
수컷은 성묘가 되면 떠난다는 사실이다.
떠났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어서
일단 떠났다 표현할게.
수컷은 암컷에 비해 뭐랄까, 약간 나를 내외한다고 해야 할까(ㅎ).
특히 혼자 나를 기다릴 때 쭈뼛거리면서
바로 오지 않고 뜸을 들인다.
그 모습이 나는 또 사랑스럽긴 해.
암컷 아가들은 야옹, 소리를 내며 바닥에 몸을 뒤집는데
수컷 아가들은 그냥 옆에 서 있어.
그것도 역시 사랑스러워.
나에게 거리두기 하는 것도 좋다.
그곳에서 나를 보는 것도 사랑스럽다.
더는 가까이 오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나를 본다.
시크한 네가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