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자매 Jul 18. 2023

반가운 문자

주말에 문자를 받았다.


루비가 다니던 동물병원에서 온


구충제 투여 안내 문자였다.


루비는 무지개다리를 건넜지만


그것을 모르는 동물병원에서 온 문자.


루비가 큰 병원 가기 전에 진료를 봤던 곳.


마음의 준비를 하라던 곳이었다.


안다, 나도.


병원에서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말한다는 것을.


아직 살아있는 아이를 앞에 두고


이별을 준비한다는 것은


너무도 서글픈 일이다.


이제 루비를 보낸 지 3년 하고도 1개월이 지났다.



문자를 받고


이렇게라도 루비가 기억되는 것만 같아


나는 그 문자가 반가웠다.


루비가 더 많이 그리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너를 오래도록 기억하는 것이지만


기억할게, 오래도록.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의 자물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