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왜 그랬어요?
로잉 머신 수업이 있는 날.
2인 1조 수업이어서 나는 로잉을 챙기러 머신 앞으로 갔다.
키가 작은 나는 최대한으로 뒤꿈치를 들어서 세워진 머신을 바닥으로 내리고 있었다.
거의 다 내렸고 이제 앞으로 조금씩 당겨 옮기고 있었다.
그때 어떤 남자 회원분이 손을 뻗어 내 머신을 잡아 주셨다.
운동하면서 간혹 이렇게 도와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계셔서 허리 숙여 인사를 했다.
“아, 고맙습니다.”
그렇게 머신을 끌어주시길래 같이 이동했는데
갑자기 어떤 남성분 앞으로 가시더라?
“우리 운동, 여기서 할 거야?”
그러더니 머신을 그 앞에 두는 것이 아닌가!
순간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고 정신을 차린 후에야 머신을 빼앗긴 걸 깨달았다. 나는 다시 머신을 가지러 황급히 자리를 이동했다.
어찌나 민망하고 창피하던지 ㅎㅎㅎㅎㅎ
아니, 내 머신을 채갈 필요까지 있으셨나요? 초면에 너무 하시네, 진짜(이제부터 마음의 소리).
아니 나한테 왜 그래요, 내가 무얼 잘못했나요?
나한테 왜 그래요? 다 내린 걸 왜 가져가신 건데요?
나 상처받았다고요ㅎㅎㅎㅎㅎ
나도 빼앗아주고 싶지만 나는 사람 얼굴도 기억을 잘 못하고
채가기에는 나의 팔이 너무 짧음으로 용서 아닌 용서를 하여 봅니다.
추신 : 다시는 그러지 마요, 나 상처받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