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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자매 Jun 15. 2021

납량특집 1화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이었다_막내 이야기



막내는 운전면허가 있었지만 운전이 미숙했다.


그도 그럴 것이 면허시험이 아주 굉장히 느슨해졌을 때 면허를 취득했다.


(셋째가 막내 운전연수를 시켜주다 화가 치밀어 차에서 내리라고 소리를 질렀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막내는 혼자 하는 운전은 피했고 더군다나 밤 운전은 꿈도 꾸지 않았다.


그러다 스터디 모임이 저녁 7시에 정해졌다. 취업과 직결되는 중요한 모임이었기에 가야 했고 밤 운전을 감행해야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도 억수같이 내렸다.


출발부터 비가 내렸다.


스터디 모임은 저녁 10시에 끝이 났고 서투른 운전이 시작되었다.


하늘이 뚫린 것처럼 비가 내렸다. 한참을 진땀 흘리며 가고 있었다.


집에서는 어디냐고 수시로 전화가 오고 있었다.


갑자기 띵, 띵 소리가 차 안에서 나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소리지?


시트 벨트 알람이었다.


분명 나는 벨트 잘 매고 있는데?


에어컨 조절 패널에 벨트를  착용하라는 경고등이 표시되었다.


경고등은 옆좌석을 가리키고 있었다.


운전자 옆 보조석.


보조석에는 가방만 놓여 있었고 순간 공포에 휩싸였다고 한다.


무서움에 좌석에 있던 가방이며 잡히는 데로 던졌는데 그러고도 꽤나 알람이 길게 울렸다.


막내에겐 잊으래야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심장이 멎는 기분을 그때 처음 느꼈다 했다.


후에 막내는 이 지역의 토박이인 지인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 위치에서 갑자기 경고음이 울려 심장이 멎을 뻔했다는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는 오지, 앞은 안 보이지, 경고음은 계속 울리지. 정말 심장이 쫄깃해지는 것 같았어요.



그러자 지인은 소스라치며 입을 열었다.



경고음이 울리던 그곳은 말이야, 예전에 성황당이 있던 자리였어. 이거 우연은 아닌 것 같은데?




끼야야야아아아악!



이런 소름 끼치는 상황에서 막내가 들었던 생각은


앗싸, 글감 생겼어.




너도 참 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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