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베트남 현지 채용 1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케바케다.
들어가며....
나는 베트남에서 1년, 말레이시아에서 5년, 호주에서 2년 그리고 베트남에서 3년을 살았다.
11년 동안 해외에서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이후 베트남에서 대학까지 졸업했다.
현재는 해외 취업에 성공해 베트남에서 8개월째 일하며 살고 있다. 나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이 글을 쓰기로 했다.
개인적인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오늘은 베트남 현지 채용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한다.
베트남 현지 채용을 원하시는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각자의 사정은 다르지만 베트남을 선택한 배경이 비슷한 점을 볼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베트남의 경제성장과 그로 인한 한국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경우 현지 채용을 통해 직원을 채용하고 있으며, 베트남 내 외국기업에서 한국 직원 채용하는 경우가 있다.
다만, 현지 채용의 현실은 이 대목부터 시작된다.
채용을 하는 기업의 70% 이상이 제조업이며, 대다수 한국 청년들이 원하는 공공기관 및 금융업종은 전체 채용기업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베트남에 진출한 삼성, LG, 현대에서의 현지 채용의 문은 신입에게 열려있지 않다.
이 시점을 깨닫는 순간부터, 현지 채용에 대한 생각을 포기하시는 분들도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만약, 10% 수준에 불과한 공공기관 및 금융업 취업을 목표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아래 글에 집중하면서 볼 필요가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 금융업 회사의 이야기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에 진출을 결정 후 베트남에 오피스를 열었다. 아직 모바일을 이용한 금융서비스가 정착하지 못해 직원을 20명 정도 채용해 은행 업무를 할 예정이다.
여기서 질문. 베트남 오피스가 채용 예정 중인 20명 중 한국인 T.O는?
아쉽지만 0명이다. (과장이 아니라 실제입니다.)
베트남 고객들을 대상으로 은행 업무를 하는 인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굳이 인건비가 높은 한국인 직원을 고용할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20명 중 15명은 고객응대, 5명은 행정업무 (회사 회계, 인사 업무를 맡는 구조로 이해하면 쉽다)
보통 기업들은 현지에 오피스를 열고 한국인 법인장 (회사마다 명칭은 다르겠지만)을 한 명 파견해 베트남 직원들을 관리하며 업무를 본다. 베트남 언어 및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법인장을 위해 총무 겸 번역을 담당을 할 직원을 한 명 채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서 질문. 베트남 오피스가 채용 예정 중인 1명 중 한국인 T.O는?
아쉽지만 0명이다. (과장이 아니라 실제입니다.)
이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간단한 산수문제 하나면 이해가 가능하다.
1) 베트남어를 1년 정도 배운 한국인 사회초년생을 채용해 총무 및 번역을 담당하게 한다. 급여는 (2,500불)
2)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했으며, 한국 유학 경험은 없지만 금융 관련 통역 경험을 갖춘 베트남인을 채용한다. 급여는 (1,500불)
물론, 사람마다 기준이 달라 정답이 정해져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대부분의 한국기업은 2번을 선택한다.
급여의 차이도 물론 존재하지만, 번역이라는 분야에서 봤을 때, 1년을 공부한 사람과 대학교에서 전공을 한 사람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 여기서 1년을 제시한 이유는 베트남어 ABC 자격시험 (베트남 취업을 위해 꼭 필요한 자격증)에서 최고등급인 C를 받으려면 아무리 빨라도 1년은 걸린다.
이쯤 되면 금융업에서 한국인을 채용하는 경우의 수는 없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가뭄에 콩 나듯 자리가 나는 경우가 있다.
그 경우는 바로, 한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동네에서 한국인 손님 응대를 위해 직원을 채용하거나, 은행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 기업 고객을 응대하기 위해 1명 정도 (Korean Desk) 채용하는 경우다.
다만, 이 자리를 경험이 없는 신입이 들어가기에는 힘든 게 현실이고, 일부 지점만 현지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은행 및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 부족, 업무 처리 능력 미숙으로 인해 실무를 바로 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1년 단기 계약으로 이뤄지는 현지 채용에서 경험이 없는 신입에게 기회를 주기에는 회사로서도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냉정하게 평가할 때 대다수의 지점의 경우 한국이 대리급 (현지 채용 직급)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대부분이다.
따라서, 관련 분야 경험이 있는 (3-5년) 경력직에게는 새로운 기회일 수 있지만, 신입에게는 아직 높은 문턱이 존재하는 곳이 베트남이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