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 첫 시작
호기롭게 시작해 끝은 미약할 수 있지만, 추석 연휴를 맞아 바이브 코딩에 도전해보려 합니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PM으로서, 긴 연휴를 맞아 지금 내가 준비해야 하는 첫 번째는 AI에 대한 이해도와 활용도를 넓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연휴 이전 「AI 시대, PM/PO를 위한 한 번에 끝내는 AI 서비스 기획 실무」 과정을 신청했고, 연휴 기간 동안 바이브 코딩을 통해 실제 서비스를 배포해보려 합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로 시작하는 만큼 명확한 목표가 필요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OKR은 다음과 같습니다.
Objective : 추석 연휴 기간을 활용해, AI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실질적 경험을 쌓는다.
Key Result (1) : 바이브코딩을 통해 실제로 동작가능한 서비스를 연휴 기간내에 배포한다.
Key Result (2) : AI 기반 서비스 기획과 구현 과정 전반을 PM의 관점에서 체험하고 기록한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왜 하필 바이브 코딩을 선택했는지 생각해봤습니다. 전략기획으로 커리어를 시작해 PM으로 일해온 저의 장점은,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앞단에 있었습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당 문제를 해결할 전략을 수립하며, 실제 수행까지 해내는 것. 그게 제가 잘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AI 시대, 즉 혼자서 제품을 기획하고 배포하며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시대에서는 이 장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이후의 단계 (개발, 배포, 마케팅) 을 온전히 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혼자 기획, 디자인, 개발을 할 수 있는 바이브 코딩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목표는 Fast Deployment and Fast Result입니다. 9일간의 연휴 기간 동안 빠르게 배포하고, 연휴 이후 빠르게 결과를 마주하는 것. 그게 제가 경험해야 하는 제품 사이클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이브 코딩을 통해 제품을 만들기 전, 먼저 정해야 할 게 있었습니다. 이 제품을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가. 처음 해보는 도전인 만큼, 문제 선택에도 나름의 기준이 필요했습니다. 고민 끝에 세운 기준은 세 가지였습니다.
1) 문제가 뾰족해야 한다. "누구나 겪는 불편함"보다는, 특정 세그먼트에 있는 사람들에게 명확하게 느껴지는 구체적인 문제여야 했습니다. 2) 접근하기 쉬워야 한다. 9일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배포까지 마쳐야 했고, 바이브 코딩으로 처음 만드는 제품인 만큼 최대한 가볍게 구성해야 했습니다. 3) 내 경험에서 출발해야 한다. 좋은 제품은 대부분 창업자 본인의 문제에서 시작됩니다. 에어비앤비는 집세를 내지 못한 창업자들이 만들었고, 노션은 기존 문서 도구에 불만을 느낀 팀이 만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겪은 문제라면 해결 방향을 찾기 쉬울 테고, 그 경험이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공감을 얻는다면, 그건 충분히 보편적 문제일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문제를 찾는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겪고 있는 문제를 고민해야 했고, 어느 정도는 주변 사람들도 공감하고 있는 문제여야만 했습니다. 이를 위해, 제가 속한 여러 커뮤니티(직장, 교회, 모임)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았습니다.많은 청년들이 교회에 다니며 신앙적 성장을 원하지만, 학업이나 직장 같은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꾸준히 실천하기 어려워하고 있었습니다. 매일 기도하고 성경을 읽고 싶지만, 일주일이 최선이었고, 설령 시작하더라도 금방 동력을 잃고 멈추곤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그랬습니다. 올해 초 시작한 성경 읽기는 상반기를 지나며 동력을 잃었고, 최근 가입한 QT 모임에서 조금씩 동기부여를 얻으며 겨우 하루하루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명확했습니다. 청년들은 신앙을 키워가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혼자서는 지속하기 어렵다. 공동체와 함께 신앙의 기초를 쌓을 수 있는 구조적 환경이 있다면, 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더 꾸준히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문제 정의는 [신앙 성장을 원하지만, 혼자서는 꾸준히 실천하기 어려운 청년들의 문제]로 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연휴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할 첫 번째 제품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