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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PM의 역할

by 포차

“인공지능(AI)의 발전을 꾸준히 지켜본 결과 AI가 사람을 대체하지 않지만, AI를 활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을 대체할 가능성은 크다."


얼마 전 유명 작가가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OpenAI(ChatGPT)로 대표되는 AI가 시장에 나오고, 어느 순간 매일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내 직업에 대한 불안한 생각이 들던 중 읽은 기사였습니다. 그 이후 1년 가까이 실무에서 AI를 활용하고, 최근에는 바이브 코딩을 통해 직접 웹사이트도 배포하면서 이 말이 조금 실감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조금은 거창한 제목인 [AI 시대 PM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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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를 사용하면서 가장 크게 경험한 효능감은 업무 효율의 향상입니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한 업무에 필요한 시간이 이전 대비 월등히 줄었습니다. 예를 들어 PRD를 작성할 때, 이전에는 컨플루언스를 열어 기존의 1-Pager를 보면서 구체화하기 위해 한 문장 한 문장 써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내 1-Pager와 PRD를 학습한 AI에게 이번에 쓰고자 하는 PRD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면, 5분 이내로 그럴듯한 초안을 만들어줍니다. 나는 해당 PRD를 읽어보고 무엇이 부족한지 점검하고, 이를 다시 AI에게 학습시키면 그다음에는 더 좋은 결과물을 내놓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데이터 분석에서도 비슷하게 진행됩니다. 회사 내부 데이터를 분석할 때면 때로 비어 있는 데이터 혹은 오류 있는 데이터를 하나하나 찾으면서 분석을 진행하게 되는데, AI에게 이 데이터를 넣고 올바른 프롬프트만 입력하면, 기존에 몇 시간은 걸렸을 작업이 10분 이내에 완료됩니다.


그렇다면 PM의 주요 업무를 차지하는 데이터 분석 및 문서 작성의 대부분을 AI가 대체할 수 있다면, 결국 AI 시대에 있어 PM의 역할은 무엇일까? 저는 이 답을 최근 진행한 바이브 코딩에서 찾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문제 해결"입니다. 현재의 AI는 학습한 정보를 바탕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뛰어납니다. 하지만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는 말해주지 못합니다. AI는 "어떻게"에는 답하지만, "무엇을, 왜"에는 답하지 못합니다. PRD를 작성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문서를 정리하는 일은 AI가 대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문제가 진짜 풀어야 할 문제인지, 왜 지금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를 정의하는 일은 여전히 PM의 몫입니다. 이전에 데이터 분석과 문서 작성에 많은 시간을 쓴 PM이라면, 이제 그 시간을 AI에게 맡기고,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또 다른 답은 올바른 질문과 꼼꼼함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질문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질문하고자 하는 주제를 이해해야 하며,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고, 필요한 질문을 AI에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AI가 답변한 내용을 내가 이해하고, 틀린 부분에 대해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이 필요합니다. AI도 실수를 하기 때문에 필요합니다. 얼마 전 호주 정부에서 컨설팅 업체에 용역을 주었을 때, 해당 업체의 AI가 존재하지 않는 허위 법원 판결문을 보고서에 포함해 문제가 생긴 기사를 보았습니다. 이렇듯 AI도 실수를 합니다. 그래서 해당 결과물을 확인해보는 꼼꼼함이 AI 시대를 살아가는 PM에게 필요합니다.


"AI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실질적 경험을 쌓는다." 이 목표를 가진 추석 연휴를 알차게 보내고, AI에 대한 여러 영상과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내가 갖게 된 생각은 결국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부수적인 영역은 AI가 뛰어나고 충분히 좋은 역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는 결국 본질에 집중해야 이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이번 연휴를 끝내면서 든 생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링크드인 프로필 : https://www.linkedin.com/in/san-lee-2127721a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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