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선 신입에게 바라는 게 없다면서요?
첫 출근, 기대보다는 막막함이 가득했다.
한 자리에서 5년 이상 근무하던 선배가 퇴사하면서 자신이 하던 일을 이틀 동안 나열하고 떠났다.
'이걸 내가 다 할 수 있을까…?'
막막함만 가득했다.
주변에서 들은 얘기를 떠올려도 현실은 달랐다. 신입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던 말,
모르면 물어보면 된다는 말. 하지만 직속 선배들도 각자 맡은 일이 달라 한계가 있었다.
난 남들 다 한다는 기본적인 한글, 엑셀조차 다룰 줄 몰랐다.
워드, PPT는 커녕 간단한 업무용 툴조차 내게는 모양만 다른 메모장과 낙서장이었다.
컴퓨터 앞에서 멀뚱멀뚱 앉아 파일과 폴더를 뒤지다 하루를 마쳤다.
'예전 자료를 찾아보면 있겠지'라는 선배의 말이 있었지만,
요청 파일 하나 찾는 것조차 헤매던 나에게는 그 말이 큰 위로가 되지 않았다.
모니터를 바라보며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퇴근했다.
집에 오면 다시 컴퓨터를 켜고 기본적인 기능을 익히며 연습했다.
옆자리 선배님에게 묻는 것도 한계가 있어, 유튜브와 검색으로 하루하루 배워 나갔다.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그래도 아침에 씻고 출근 준비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작은 행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