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을 멈추게 하는 힘.

[일상에서 만난 브랜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연결성

by Mooon

핫플레이스라 뜨고 있는

유명지역의 카페들은 줄 수 없는,

그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겨움이나 따뜻함을

동네카페에서는 느낄 수 있다.


첫째를 학원에 보내고 남는 몇 시간,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주말을 보내고 난 후,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나오는 몇 시간이

나에게는 내 일을 지속할 수 있게 해 주는 꿀시간이다.

(그래. 일할 수 있는 시간을 꿀이라 표현하자.

그래야 단맛을 느낄 수 있지. 암만)


그럴 때마다 노트북과 미니패드를 챙겨,

입은 그대로 (입은 그대로는 조금 과장이구나.

그래도 양말은 신고)

걸어서 갈 수 있는 동네카페로 간다.

(사무실이 있으나, 이젠 걸어가기엔 거리가 생겨버려서

집 앞에 있는 동네카페로 가게 된다.)


어느 날인가 자주 가는 동네카페에서

늘 시키는 라떼와

못생긴 쿠키(못생기면 못생길수록 맛있다.)를

주문했다.

라떼 식는 줄 모르고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려고 주문하고 기다리시는

중년의 남자분이 나를 유심히 쳐다보신다.

(나 잘못한 거 없는데 괜히 찔리고

뭔가 죄송해야 할 것 같고 뭐 그런 느낌이..)

그리고 잠시 나와 눈이 마주친 남성분이 하시는 말씀.


'아,,, 커피가 너무 예뻐가지고...'

@파브스커피(FAABS Coffee) / @비전스트롤(Visionstroll) 연희점

맞다.

나 또한 카페를 검색할 때마다 가장 먼저 찾고,

없다면 눈 씻고서라도 찾으려 노력하는 것이

라떼사진이다.


누구나 다 자기만의 기준이 있겠지만

나는 라떼사진을 보며 그 카페가

찐인지 아닌지를 평가한다.

누구나 눈에 보기에 좋은 것을 좋아한다.

눈에 보기에 예쁜 것, 눈에 보기에 깨끗한 것,

눈에 보기에 멀쩡한 것들 말이다.

그래서 미인, 미남은

시대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되고 싶고

소망하는 것이겠지만.

(나이가 들어도 마찬가지)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늘 매체에서 세련되고

멋진 직업으로 묘사되고,

늘 예쁜 옷과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며

맥북 앞에 무언가를 쓰거나 그리며 앉아있다.

(나도 궁금하다. 늘 뭘 쓰는지..)



매체의 강력한 힘 때문일까.

디자이너는 사람들의 의식 속에

'심미성', '외형'과 강력하게 연결되어 굳어져있다.

심미성은 거부할 수 없고 강력한 힘이 맞다.

브랜드를 나타내는 브랜드디자인도

기왕이면 예쁘게, 멋지게 만들고

사람들에게 선택을 받게 하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힘이다.


그러나 예쁜 것만으로는 라떼를 쳐다보고 있으셨던

중년 남성분의 시선을 지속할 수도,

그분이 다시 카페에 찾아오게 만들 수도 없다.


누구나 다 아는 얘기 같지만,

여전히 어렵고 힘든 이야기이다.

나 또한 인스타에 올라온 라떼아트 사진이 예뻐서

그곳을 찾지만,

막상 보여지는 아트만큼의 라떼 고유의 고소하고

진한맛이 느껴지지 않으면

그 카페는 더 이상 가지 않는다.


본연의 힘이 필요하다.

사람들의 시선이 멈추게 만들고,

그 시선을 지속적으로 끌어드릴 수 있는

고유의 묵직함.

보이지 않는 내면이 단단하고 강력할 때,

보이는 것 또한 유지되고 더욱 빛을 낼 수가 있는 것.


* 오늘의 브랜드 생각

좋은 브랜드 =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는 것 모두가 사람의 시선을 멈추게 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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