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8. Sentence] STOP
D-18. Sentence
"STOP"
3개 반을
월요일에 종강했고,
화요일에 대학원 수업을 종강했고,
오늘 1학년 2개 반 최종 발표를 듣고
이번학기가 진짜 끝났다.
안성에서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와 약수역에 있는 카페에서
카페직원분이 문을 닫는다고
말씀하실 때까지 내일 있을
프로젝트 전략미팅을 준비했다.
1주일 내내 내일 준비했고
어떤 날은 오전부터 저녁까지 붙잡고 있었지만
결국 그날 만들어 낸 건, PPT 2페이지가 전부였다.
참 속도가 나지 않았고,
손과 머리는 계속 움직이면서도
이게 맞는 것인지 끊임없이 의문이 들었고,
과연 회의 전까지 내가 생각한 분량을
다 준비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약수역에서 향동으로 오는 길,
내릴 정거장이 다가와
카드를 찍고, 버튼을 누르고
서있는데, 순간
다시 고개를 들어 보게 된 버튼, 'STOP'
"END"와 "STOP"는
비슷한듯하지만 또 참 다르다.
"END"은 내가 정했던, 정해져 있었던
해당 기간이나 분량을
가득 채운 느낌이 있다면,
"STOP"은 정해진 분량을
다 채우지 못하고
자의든, 타의든 도중에 멈춘 느낌이 있다.
정해져 있던 15주 수업을 다 감당했기에,
종강은 "END"
누군가 세우지 않으면 여전히 달리고 있을
버스를 내가 멈췄기에, 그건 "STOP"
살다 보면
어떨 땐 "END"가 필요하고,
어떨 때는 "STOP"도 필요하다.
오늘은 여기서 "STOP"하고자 한다.
생각하던 분량을 다 하지 못했다는 무거움도
더 몰두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도
모두 내려놓고,
오늘은 여기서 "STOP"
자정이 다 돼가는 지금,
탄산수 500ml를 들이켜고,
좋아하는 그래놀라를 씹어먹으며
멈추지 않는 머릿속을 잠시 멈추자.
지금은 그래야 할 때인 것 같다.
지금은 그럴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