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이가 열이 날때는?

갑자기 열이 나는 아이앞에서 당황하지 않는 방법

by 도토리

모유의 면역성분이 제 힘을 다하고 이유식을 시작하는 시기가 오면, 아이는 외부 음식을 통해 세균과 바이러스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게 된다. 주변 어르신들과 육아 선배들의 조언대로 우리 아들 산희도 이유식을 시작한 생후 6개월 쯤부터 귀신같이 열이 나기 시작했다. 아이가 한번 아프고 나면 훌쩍 큰 다는 어른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아이가 아프면 부모 특히 육아를 담당하는 사람은 더 당황하게 된다.

여느 때와 같이 아내는 출근을 준비하던 아침, 일찍 일어난 산희가 별 이유없이 찡얼거렸다.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아내를 보낸 후, 산희를 달래기 위해 평소 애정하던 딸기즙을 만들어 줬지만 이내 고개를 돌려버린다. 욕조에서 물놀이를 하는데도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머리는 감기지 않고 체온계로 열을 재어보니 37.8도를 가리켰다. 처음으로 열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열이 나자 산희는 계속 찡얼대다가 잠만 자려고 한다. 뭔가를 해야하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고 긴장되고 당황스러웠다. 옛날에 조카가 열이 났을 때 간호했던 기억이 머릿 속에 지나갔지만, 그 때는 내가 뭔가를 결정하거나 책임질 필요가 없었다. 막상 내가 책임지고 결정해야 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평소 내가 추구했던 방식에 대한 확신이 약해지고 불안감이 더 커졌다.

6개월쯤 열이나서 기운이 없는 아들 산희

어떻게 해야할지 이런저런 생각이 왔다갔다 했다. 열이 나는 산희를 부여안고 책을 펼쳐보았다. 처음으로 읽은 책에서는 열이 날 경우 아이의 옷을 벗겨 강제로 열을 낮추고, 38도가 넘으면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한편 자연 치유력을 강조하는 책에서는 열이 나는것 자체가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니 40도 이전까지는 앓게 놓아두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면역력을 기르기 위해 강하게 키워야 한다고 평소 큰소리 치던 나같은 아빠도 막상 아이가 아픈 모습을 보면 자연주의고 뭐고 때려치고 당장 병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올라온다. 도대체 둘 중에 뭐가 맞는 말이지? 아마 지금도 아이를 돌보는 많은 부모들 사이에서 딜레마일 듯 하다.

미리 말씀드리건대 나에겐 어떤 방법을 택하라고 말할 능력이 없다. 나는 의료인이 아니며, 더우기 열이 나는 원인이 너무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마다 타고난 건강상태와 면역력이 다르다는 것을 보호자는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저 나는 내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적으로 건강한 아이가 열이 났을 때 보호자로서 조금 덜 당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보려고 한다.

첫째. 아이가 열이 날 때를 대비해 미리 대응 계획을 세워놓자.


열이 몇도 정도로 올라갈 때 해열제를 먹이고, 병원을 가야할지 책과 선배들의 조언을 참고하여 부모 간의 논의를 통해 미리 결정을 해 두어야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 아이의 열이 나기 시작하면 잘 놀고 식사도 잘 할 경우 38도까지는 지켜보다가, 이를 넘으면 해열제를 먹이기로 했다. 대신 열을 식히기 위해 옷을 벗겨 몸을 주물러 주거나 족욕을 시킨다. 해열제를 먹이고도 지속적으로 열이 안 떨어지면 그때는 병원을 방문한다는 계획을 세워두었다. 이 단계별 대응 계획은 우리 아이를 위한 우리 부부의 결정일 뿐이므로 모두가 똑같이 해야할 필요가 없다. 아이의 건강 상태와 특성이 모두 다르니 이에 맞게 부모의 계획이 필요하다.

얼마 정도의 열이나면 병원에 갈지 미리 결정해 두자




둘째. 해열제를 미리 구입해 놓고 용량 및 복용법을 꼭 확인한다.


열이 났을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해열제는 미리 구입해두고 사용법과 용량을 꼭 확인한다. 일반적인 해열제는 냉장고가 아닌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보관하면 된다. 주의할 점은 해열제를 먹이기 전에 반드시 약을 잘 흔들어서 먹여야 한다. 오랫동안 보관된 상태로 두었기 때문에 성분들이 분리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해열제에도 유통기한이 있으므로 잘 확인해서 기한이 끝나기 전에 새로운 약을 구비해 두는 것이 좋다.


셋째. 동네 병원에 대한 정보를 미리 파악해 두자.


평일 낮에 열이 나는 경우를 대비해 주위 육아맘들을 통해 미리 동네 병원에 대한 정보를 얻어 두는 것이 좋다. 주의할 점은 무조건 빨리 잘 낫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닐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 병원일수록 약을 세게 그리고 많이 쓰는 곳일 확률이 높을 수 있다. 따라서 과학적인 기본 지식을 공부해 합리적으로 병원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주말을 대비해 응급실이 있는 가까운 종합병원이나 약국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또한 주변에 주말에 문을 여는 약국을 인터넷으로 확인하거나, 편의점에서도 간단한 해열제는 구입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하자.


넷째. 약국에서 준 항생제를 먹일 것인가? 말것인가?


아이가 감기에 걸려 열이 나서 동네병원을 방문하면 대부분 항생제를 처방해 준다. 이걸 매번 먹여야 할지 말지 부모들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항생제의 오남용 때문에 정작 큰 병이 걸렸을 때 항생제가 듣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언론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원래 항생제는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약이 아니라 세균에 대항하기 위한 약이다. 따라서 바이러스가 원인인 일반적인 감기에는 항생제를 쓰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동네 병원에서는 처방을 안해주는 곳을 찾기가 오히려 더 힘들다. 왜 그런지 알듯 말듯 하다.


우리 부부의 경우는 중이염 같은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 단순 감기인 경우 약국에서 항생제를 따로 분리해 달라고 한다. (이야기 안하면 대부분 섞어서 갈아서 조제한다.) 제일 좋은 방법은 담당의사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지만, 사실 의사에게 항생제 이야기를 꺼내는 게 쉽지 않으니 이런 방법을 썼다. (무조건 항생제를 먹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만약 항생제를 한번 먹기 시작했다면 효과가 나타난다고 바로 끊어 안된다. 완전히 세균이 제압될 때까지 의사의 권유한 기간내내 먹여야 오히려 부작용이 없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들은 당황한다. 특히 첫째 아이일 경우에는 더 심하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안절부절 못할 경우가 많다. 이를 대비해서 미리 로드맵을 만들어두면 어떨까? 열이 났을 때의 단계별 대응 방법을 미리 정해두고 이에 따라 대응하면 덜 당황할 수 있다. 참고로 너무 극단적인 경험이나 주위의 조언(절대 병원을 가지 마라 또는 그 반대, 종교적 방법, 증명되지 않는 민간 처방 등)을 무조건 신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람마다 타고난 유적적인 특성이 달라, 아이마다 약한 부분도 서로 다르다. 경험이 쌓이면 보호자인 부모들은 금새 이를 파악할 수 있다. 다른 아이의 경우가 내 아이와 같을 수 없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내 아이의 약한 부위를 평소 잘 관리해 주어 병원을 가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 참고하면 좋을 사이트

<프레시안 / 야옹 선생의 자연주의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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