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둥근 해를 닮은 피자
새벽 6시. 해돋이를 보기 위해 거문오름을 올랐다. 사실 이런 행사에 별로 의미를 두지 않는데, 제주로 이주한 뒤 마을에서 치러지는 큰 행사라 이웃들과 함께 참가했다. 거문오름은 세계자연유산이라 반드시 예약을 해야만 올라갈 수 있지만, 1월 1일 새벽에는 마을 사람들과 관광객들에게 개방된다. 랜턴을 비추며 컴컴한 산길을 오르니 멀리 바닷가에 갈치잡이 배들의 불빛이 보인다. 정상에서는 해마다 마을의 안녕을 기념하는 제사가 열린다.
예보대로 구름이 많아 떠오르는 해는 볼 수 없었다. 일출제가 끝나고 마을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마을 회관에 가서 함께 떡국을 먹었다. 부녀회와 초등학교 어머니들이 이른 새벽부터 떡국과 음식을 준비했다. 아내도 초록색 새마을 조끼를 입고 음식을 나르고 있다. ‘새마을’이라는 유신 시대의 유물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것이 별로지만 뭐 오늘은 그냥 넘어가자.
| 떠오르는 해를 닮은 둥근 피자
새벽부터 부산했던 우리 가족은 마을회관에서 돌아오자마자 한숨 잤다. 점심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 크리스마스에 만들어 먹으려던 피자가 생각났다. 급하게 피자 도우를 반죽하고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썰어서 아이들과 함께 피자를 만들었다. 요즘 계속되는 송년회로 속이 부대껴서 힘들었는데, 직접 만든 피자는 먹어도 속이 편하다. 2019년 첫날 떠오르는 둥근 해는 못 봤지만, 해처럼 크고 둥근 피자를 먹었으니 그걸로 만족한다. .
< 재료 >
* 피자 도우 : 우리밀가루 280g, 따뜻한 물 160g, 드라이이스트 1티스푼, 설탕 1티스푼, 소금1/2티스푼, 올리브오일 1티스푼
* 토핑 : 토마토 소스, 모짜렐라 치즈, 다양한 색깔의 파프리카, 양파, 햄, 검은올리브 등 원하는 것으로 준비한다.
<피자도우 만들기>
- 체친 밀가루에 홈을 3개 판다
- 이스트, 소금, 설탕을 홈에 묻고 따로따로 밀가루로 섞어준 후, 전체를 섞는다.
- 따뜻한 물을 넣어 치대듯이 반죽한다.
- 반죽이 한 덩이로 잘 뭉쳐지면 올리브오일을 넣고 다시 치대듯이 반죽한다.
- 매끈하고 동그랗게 뭉쳐지면 표면에 올리브오일을 바른다.
- 비닐을 덮고 2배로 부풀 때까지 1시간 정도 따뜻한 곳에서 1차 발효한다.
(겨울철에는 전자레인지에 물그릇을 넣고 3분 30초 가열한 뒤, 반죽 그릇을 전자레인지에 신속히 넣어 1시간 발효하면 된다.)
- 부푼 반죽을 주먹과 손가락으로 눌러 가스를 빼준다.
- 비닐을 덮어 15분 정도 중간 발효한다.
<도우 성형하기>
- 넓은 도마나 평평한 곳에 밀가루를 뿌린 뒤 반죽을 놓는다.
- 반죽을 밀대로 둥글게 밀어 피자팬 크기로 만든다
- 피자팬에 밀가루를 뿌리고 그위에 넓게 편 도우를 올린다.
- 도우를 포크로 콕콕 찔러서 공기구멍을 만들어 준다
<토핑하기>
- 토마토소스를 도우에 넓고 고르게 펴 바른다.
- 모차렐라 치즈를 듬뿍 올려준다.
- 그 위에 원하는 토핑을 자유롭게 올린다.
- 모차렐라 치즈를 좀 더 올려준다.
<굽기>
- 오븐을 250도로 예열한다.
- 예열한 오븐에 피자팬을 넣어 8~15분 정도 굽는다.
(오븐 상황에 따라 굽는 시간은 달라진다.)
- 다 구워지면 꺼내서 따뜻할 때 잘라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