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팝업스토어에 두 번가다
내가 재방문한 이유
브런치 팝업스토어-이하 팝업스토어-가 열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러 가지가 준비되었지만 무엇보다도 브런치에 정식작가로 등단할 수 있는 인턴작가 제도를 오픈한 게 눈에 띄었다.
인턴작가 제도는 팝업스토어에서만 주어지는 자격으로 글을 3개만 작성하면 브런치의 정식 작가로 등단하게 해주는 파격적인 제도다.
그동안 3번 브런치 고시에 응시하면서 3번 모두 떨어졌었다. 그래서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인가 하고 망연자실해 있었다.
그런데 인턴작가 제도를 통해서 정식으로 작가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물론 책을 낸 작가는 아니지만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글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이 내게는 중요하다.
브런치는 글 중심의 플랫폼이다. 양질의 글로 승부를 보는 곳이다. 그곳에서 내 글이 인정받는 다면 무척이나 기쁜 일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인턴작가에 대한 담론은 여기까지 하고 팝업스토어에서 하라는 것들을 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느냐는 말에는 참여하겠다고 했고 24페이지에 브런치북제목과 키워드 3개를 적는 작업도 진행했다. 그리고 사진도 찍어준다고 해서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나가기 전에 이걸로 저도 인턴작가가 된 건가요?라고 물으니 작가 사진도 찍으셨으니 작가가 되신 게 맞다고 하였다.
그래서 룰루랄라 나도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신나고 기쁜 마음으로 팝업스토어를 나섰다.
그런데 팝업스토어를 나오고 나서 찜찜함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 인턴 작가가 된 게 맞는 건가? 그렇다면 팝업 스토어에 방문한 사람과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뭘로 구분하는 거지?
플라스틱조각에 작가 사진을 인쇄해 주었는데 혹시 여기에 NFC태그가 들어 있어서 인턴작가로 인증이 되는 건가?
스마트폰에 플라스틱조각을 접촉해 봤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일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방문자들의 팝업스토어 후기를 폭풍 검색했다.
얼마나 검색했을까. 찜찜함의 정체를 드디어 알 수 있었다. 마지막 에필로그 코너에서 브런치스토어앱에 직원이 인턴작가번호를 인증해 주는 절차가 있었다. 그게 팝업스토어방문자와 아닌 자를 가르는 키였다.
나는 팝업스토어에 방문했지만 시스템 상으로는 미방문자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걸 다 알았을 때는 저녁시간이 다 되었고 나는 집에서 저녁을 간단하게 먹었다. 다시 이동해야 한다.
이제 찜찜함이 아니라 확실함으로 바뀐 내 마음은 거침없이 성수동 팝업스토어로 발걸음을 향했다.
30분이 조금 넘는 길이었다. 오후 7시 반이 마감이므로 여섯 시인 지금 바로 출발하는 것이 맞았다.
결국 팝업스토어에 도착했다. 근데 대기줄이 있었다. 나는 괜히 쫄림을 느꼈다. 빨리 들어가서 인증받고 싶은데. 두 사람이 들어가고 내 차례가 왔다. 아까 착용했던 팔찌를 보여주며 직원에게 재방문자임을 확인시켰다. 그리고 사정을 이야기했다. 팝업스토어에서 인턴작가 인증을 안 하고 나왔다고 말이다. 직원은 그럼 마지막 코너에 가서 인증을 받으라며 길을 열어줬다.
마지막코너에 와서 아까 인증을 안 하고 갔다고 설명했다. 근데 한 번에 못 알아듣는 듯했다. 나는 24페이지도 작성했으며 사진도 찍었다고 이야기했다. 직원들이 그럼 뭐가 문제냐고 물었다. 나는 인턴작가 인증번호로 인증받지 못했음을 이야기했다. 그때부터는 대처가 빨랐다. 직원 한분이 내 스마트폰을 받아 실행했던 어플 목록에서 브런치스토리앱을 선택해 실행했다.
그리고 최하단으로 스크롤하더니 브런치스토리앱에 인증코드를 입력했다.
그러자 내가 원했던 인증화면을 볼 수 있었다.
아 드디어 인턴작가가 된 거구나 하는 게 실감이 났다. 내가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나에 대한 글, 내가 읽어왔던 글에 대해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해왔던 것과 새롭게 시작하는 것들에 대해서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인턴작가라는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한 나 자신과 다른 작가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