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8. 내가 나의 감옥이다(유안진)

[하루 한 詩 - 078]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한 눈 팔고 사는 줄을 진즉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을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 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 껍데기로 가두고도

떫은 속껍질에 또 갇힌 밤송이

마음이 바라면 피곤 체질이 거절하고

몸이 갈망하면 바늘 편견이 시큰둥해져

겹겹으로 가두어져 여기까지 왔어라.


~~~~~~~~~~~~~~~~~~~~~~~~~~~

삶을

눈에 보이는 것보다

타인의 눈에 맞추어

살아간다는 것을 깨닫고

벗어나기까지는

적잖은 세월과 내공이 필요하다.


분명 내 눈으로 보는데

타인의 눈에 비친 모습이 보일까?

그래 라캉이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던가?


내가

나의 감옥이

아니었던 적은 있는가?

그러다 문득~!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를 위해 살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화두를 붙잡고 씨름해 보지만

역시 삶은 난해하고 정답이 없다.


“너 자신을 알라”

keyword
이전 17화077. 아랫도리(문성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