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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석연 Oct 20. 2023

115. ‘신(神)’의 의미(2. 신은 존재하는가?)

삶은 의미다 - 115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허상인가? 당신은 유신론자인가 무신론자인가? 인류 역사상 가장 난해하고 어려운 ‘신’의 존재 여부를 여기서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신이 존재하느냐의 여부는 진화론이냐 창조론이냐에 따라 갈린다. 아직도 과학계는 두 진영으로 나뉘어 있고 결론이 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인간사회에서 종교가 없어지는 날이 오지 않는 한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다. ‘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문제는 믿음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조금 불편한 면도 있지만 양쪽의 측면에서 주장하는 내용만 간단하게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신의 존재가 인간에게 의미를 주었던 것은 인간이 죽으면 매장하던 때부터 시작되었다 할 수 있다. 매장은 영혼과 육신이 따로 존재하여 죽으면 육체는 썩어 사라지지만 영혼을 죽지 않고 다른 세계로 넘어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영혼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발전하여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되었다. 또한 신이라는 존재 자체가 사람들의 신앙을 모으기 위한 매개체 중 하나이니만큼 지역이나 상황 종교의 성질에 따라 다양한 신이 존재한다. 신이 하나인 일신교는 아브라함 계통의 그리스도교나 이슬람교 등이 있고, 신이 여럿인 다신교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제우스를 비롯한 올림포스 신들, 오진을 대표로 하는 북유럽의 신들, 시바를 주신으로 삼는 인도 신화의 신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그리스·로마 신화의 신들은 인간과 비슷한 형체로 인간과 관계를 맺거나 인간 세상에 내려오는 등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크게 구분하지 않았다. 이런 위대한 신의 모습에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은 모든 것의 근본은 사람즉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렇게 극히 인간적이었던 신의 문화를 헬레니즘이라고도 부른다.

신은 죽었다라고 말한 니체나, 신이 우리를 만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신을 만든 것이다.’라며 신을 의심한 리처드 도킨스가 아니더라도, 과학과 기술의 시대인 21세기에는 신의 존재가 희미해지는 것만은 확실하다. 과학은 이 세계와 모든 생명체를 만든 초자연적 창조주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또한 과학적 진화론에 기반한 무신론자의 생각은 이란 부족한 인간이 부족함을 채워줄 대상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많은 현상들을 창조라는 말로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 낸 허상이라고 본다. 힘든 현실을 벗어나게 해주는 전지전능한 대상, 죄를 짓고 참회의 기도로 죄를 면제받을 대상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신은 존재하는가?’란 질문에 존재한다는 유신론(有神論),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신론(無神論), 유신론에 반박하는 반신론(反神論)이 있다. 첫째유신론은 신의 존재를 믿는 철학적신학적 입장이다. 사실 신이 존재한다는 사상은 고대로부터 있었고 믿음(종교)의 바탕이 되었다. 신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 즉 인간보다 초월적인 존재부터 우주의 근본을 창조하는 존재, 나아가 정의와 상관없이 존재한다는 의견까지 분분하지만, 아무튼 ‘신은 존재한다.’라는 견해다. 다만 신의 수에 따라 유일하게 하나만 존재한다는 일신론, 선신(善神)과 악신(惡神)의 두 종류가 존재한다는 이신론, 모든 물질에 신이 존재한다는 만유 내재신론 등의 다신론, 신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범신론 등이 있다. 특이한 것은 근대 과학이 신의 존재를 초자연적이라 여길 뿐, 과학의 증명 대상으로는 삼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쨌든 지금까지 유신론은 과학적 증명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만은 받아들이고 있다. 종교적 실화나 형이상학적 신념으로 취급해야 할 유신론을 과학적으로 검증한다는 것이 과학이 종교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며, 검증되어 신의 존재가 확인된다 해도 ‘그게 무슨 신이냐?’하는 논리다. 다른 한편에선 신이 무엇인지 유신론자들도 합의가 안 되는데, 과학적으로 검증된다고 ‘그게 신이 아니다.’라는 법도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단순히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에 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지만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신의 존재는 검증되거나 증명되지 않고 형이상학의 영역에 머무는 것만은 사실이다. 다만 종교인이라고 해서 모두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볼 수는 없다. 신의 존재를 반신반의하는 신도와 신의 존재를 확신하는 광신도가 있고, 신의 존재를 믿지 않지만, 다른 이유로 종교인이 되는 일도 있다. 사실 독심술이 있지 않고야 신의 존재를 믿는지 안 믿는지 어찌 알겠는가. 유신론의 견해를 취하는 볼테르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신을 발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둘째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철학적 사상인 무신론(無神論)이다. 무신론의 출발은 고대에 사회가 숭배하는 신을 거부하거나 자신이 숭배한 신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되었다. 한마디로 무종교로부터 시작되었고무신론과 무종교는 동일시된다. 무신론자 중에 무종교인과 반종교주의자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종교인이라 해서 모두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할 수 없듯이, 무신론자라 해서 모두 종교인이 아닌 것은 아니다. 무신론자도 사회․경제적 이익, 대인관계 등의 차원에서, 신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교리나 가르침이 삶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종교인이 될 수 있다. 종교의 가르침 중에 나쁜 일을 행하라는 교리는 없지 않은가. 초기 기독교나 이슬람, 불교 등이 철학적 교리 중심의 믿음이었지만, 신도를 모으는 과정에서 사후세계내세윤회 등의 사상을 도입함으로써 신이나 신격화한 대상이 존재하는 종교가 되었다.

셋째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없는 것을 넘어 신의 존재를 반박하는 사상인 반신론(反神論)이다. 반신론자들은 신은 인간을 노예로 만들 뿐”, “신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위해 그에 대항하여 맞서 싸울 것 등과 같은 격한 말을 쏟아내면서 신의 존재는 당연히 없고 신이라는 개념 설정, 신에 대한 믿음도 적극 반대하는 견해이다. 또한 인간의 의식 안에 있는 신의 개념 자체를 삭제하고 인간의 이성에 의해 살아가라는 말이다. 이렇게 신의 존재에 대한 의심에서 벗어나면, 인간 정신의 행방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신론의 대표적 학자로 꼽히는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종교 관련 저서 『만들어진 신』, 『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신, 만들어진 위험』 등 제목만 봐도 얼마나 반신론자인지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만들어진 신』에서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들은 약간만 도와주면 종교라는 악덕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고 말하며 신의 속박에서 벗어나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자유로운 영혼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무종교인의 수보다 종교인이 더 많은 현대에 신의 개념을 부정하는 것은 지구촌 여러 지역에서 위험한 주제이며, 심지어 살해 위협까지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 신이나 종교 모두 세상을 이끌어가는 한 축으로 있는 한 공개적이고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사회와 분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용기를 가진 자들만 할 수 있는 영역인 것만은 틀림없다.

신의 존재를 믿어야 하는가믿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어느 확률론자의 대답이 흥미롭다. 첫째신의 존재를 믿을 때, 신이 존재한다면 신의 은총을 받을 것이고, 신이 존재한다면 손해 볼 것이 없다. 둘째신의 존재를 믿지 않을 때,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손해 볼 것이 없고, 신이 존재한다면 신의 은총을 받지 못할 것이다. 당신의 선택은?

칸트도 신을 부정하지 않고 인간의 선의지와 최고선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신은 존재하는가?’라는 우문(愚問)에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에게는 늘 곁에 있고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라는 어느 종교학자의 말이 현답(賢答)이다.

신이 있느냐 없느냐의 존재 여부는 과학이나 진리의 문제가 아니고 믿음의 문제이다헌법에도 보장된 믿음의 자유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 될 일이다. 그래서 어는 종교학자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 이유다.

      

어떤 믿음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든지신이 있다고 믿는다면 우리와 세상을 위해 갈등을 넘어 평화와 번영의 신을 섬기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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