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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석연 Dec 10. 2023

127. ‘질책(叱責)’의 의미

삶은 의미다 - 127

질책(叱責)’은 꾸짖어 나무람을 뜻한다. 叱(꾸짖을 질)은 뜻을 나타내는 口(입 구)와 소리를 나타내는 七(일곱 칠)이 더해진 한자로 ‘꾸짖다’의 뜻이다. 責(꾸짖을 책)은 債(빚 채)의 본자(本字)이며 뜻을 나타내는 貝(조개 패)와 소리를 나타내는 朿(가시 자)가 합쳐진 한자로, 빌려준 돈(貝)을 갚으라고 재촉한다는(朿) 뜻에서 파생되어 ‘빚을 재촉하다’, ‘꾸짖다’, ‘책임, ’요구하다‘ 등의 뜻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말에 꾸짖다’, ‘꾸중하다’, ‘야단치다’, ‘나무라다 등이 있는데, 모두 질책과 비슷한 말로 사용한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잘못을 나무라는 말을 ‘꾸중’, 잘못해서 어른들이 큰 소리로 화를 내거나 심하게 나무라는 것을 ‘호통’이라고 한다.

질책과 비슷한 말로 비난(非難)이 있는데, 질책은 잘못을 꾸짖어 나무라는 것에 비해비난은 남의 허물을 드러내거나 꼬집어 나쁘게 말하고개인이나 단체의 사회적 또는 도덕적으로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불신하고 나쁘게 말하는 행위이다. 질책의 상대어가 칭찬이듯이, 둘은 속마음과 반대로 행동하기 쉽다. 칭찬은 쉽게 자주 해야 하지만 인색하고, 질책은 어렵게 절제해서 해야 하지만 쉽게 말이 나온다. 사람은 누구나 생활이나 일을 하면서 실수할 수 있다. 따라서 잘못한 행위에 대하여 비난이나 질책을 받는다. 하지만 직장에서 본인이 질책당하면 잘못한 줄을 알면서도 기분 좋을 리 없다.

질책하는 사람은 상황에 맞추어 잘해야 항생제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특히 질책하는 위치가 상급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방향이 조금이라도 다르면 갑질로 오해받기에 십상이다. 업무에 칼같이 대하는 윗사람을 면도칼, 작두 등의 별명을 붙이는 것으로 만족하던 것도 옛날얘기다. 요즘 까딱 잘못하면 갑질 상사로 몰려 애를 먹는다. 심지어 아랫사람 무서워서 일 못하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아랫사람을 잘 모시어 일을 해야 하는 시대에 질책을 남발하는 상사는 설 자리가 없다.

선배가 하는 충고는 협박에 가깝고질책은 갑질에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 후배의 입장이다. 충고나 질책하는 방법, 강도 등을 잘 조절하여야 하고, 듣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한 번 더 생각하고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이나 후배에게 꾸중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첫째실수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질책하지 않는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열린 마음으로 대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 했을 때만 질책한다. 둘째질책할 때는 조용한 장소에서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화가 난다고 주변에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큰소리를 내면 오히려 효과가 떨어지고, ‘목소리만 크면 다야’라는 취급을 받는다. 셋째화풀이나 욕설 등의 모욕적인 단어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꾸짖는 사람은 품위를 지키고 듣는 사람의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 특히 어린 아이에게 꾸중할 때 조심해야 할 사항이다. 넷째자주 질책하지 않는다. 야단치는 일이 자주 벌어지면, 질책에 면역이 되어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잃고 소극적인 성격이 되기 쉬우며, 오히려 반발심을 키울 확률이 높아진다. 질책할 때는 따끔하게 하고, 반복되어 일상이 되지 않도록 한다.

특히, 어린아이를 지혜롭게 야단치기 위해서는 첫째규칙을 정해놓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일, 또는 해야 하는 일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간단한 규칙을 정해서 지키게 하고, 이를 어겼을 때 야단을 치는 것이 기본이다. 규칙은 많은 것보다 3~4개가 적당하다. 둘째규칙을 정할 때는 명확하게 정하고 일관성 있게 적용한다. ‘하루에 게임은 조금만 한다.’보다는 하루에 게임은 1시간만 한다.’로 구체적 기준을 정해준다. 규칙은 장소와 상황 등이 바뀌더라도 일관성 있게 적용해야 아이들이 규칙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셋째규칙을 지켰을 때와 지키지 않았을 때의 대가를 정한다. 잘 지켰을 때는 충분한 칭찬과 격려가, 어겼을 때는 적당한 벌이 필요하다. 여기서 벌은 큰 소리의 질책보다 규칙에 관련된 권리를 빼앗는 것이 적절하다. 오늘 게임하는 1시간의 규칙을 어겼다면 내일 게임하는 시간을 초과한 만큼 줄이는 방법이 적당하다. 넷째잘못된 행동을 하면 그 즉시 야단을 쳐야 한다. 한참 후에는 이야기해봤자 아이가 자기 행동과 야단맞는 것의 연관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위험한 행동에 대해서는 안 돼~!”라고 즉시 제지하고, 위험한 행동의 결과를 설명해 준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 중에 당근과 채찍이라는 말이 있다. 말에게 상으로 먹이는 당근과 엄격한 체벌(채찍질)을 주는 것을 비유하여 쓰는 관용어로, 원하는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보상과 체벌을 통합하여 사용하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사람을 다룰 때도 칭찬과 질책을 적당히 활용하라는 뜻이지만, 애초에 동물인 말에 비유한 것이기 때문에 지배계층이 피지배계층을 하등한 존재로 여기고 통제하거나 기업에서 부하 직원을 다룰 때 부정적으로 많이 쓰이는 말이다.

채찍은 질책으로 잘못했을 때 심하게 혼을 내고 벌을 엄하게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막거나 일방적인 명령을 하는 것도 포함된다. 원래 사람은 칭찬에 인색하여 많이 사용되는 편이지만,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점도 있어 윗사람에게는 상당히 편한 점도 있다. 하지만 채찍만 휘두르면 조직이 경직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 어려우며 구성원들이 리더를 싫어하게 된다. 당근은 칭찬이나 격려로 아랫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가능하여 새롭고 진취적인 아이디어가 많으며,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아 적극적으로 일처리를 하게 된다. 어려울 때 리더의 편에 서게 되고 조직의 분위기가 좋아져 화기애애해진다. 일을 알아서 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방법이다. 결국 당근과 채찍의 적절한 조합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하나문제는 어떻게 조합을 해야 하느냐가 숙제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는 강력한 채찍으로 기선을 먼저 제압하고 당근은 가끔 자주 주는 것이 이상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찍을 굵고 짧게당근은 길고 가늘게 하라는 말이다가장 중요한 것은 당근이든 채찍이든기준과 원칙을 세우고 공정하게 적용해야 구성원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칭찬을 잘하는 것은 매우 좋은 습관이나, 너무 남발하는 것은 역효과를 가져온다. 가볍고 가식적인 칭찬은 일종의 모욕이나 아부로 보일 수 있고, 인격이 부족한 사람의 칭찬은 받지 않은 것만 못하게 여길 수 있다. 칭찬이 잘 받아들이고 반갑게 여긴다면, 서로 신뢰하는 조직이라 볼 수 있다. 반대로 질책은 칭찬보다 훨씬 더 어렵다. 윗사람의 질책만큼 사람들의 의욕을 심하게 꺾어놓는 것도 없다. 업무를 질책한다는 것이 인격까지 질책하거나 모욕해서는 안 된다. 또한 감정에 휘둘려 화가 난 것처럼 질책해서는 안 된다. 질책이 더 큰 실수를 막기 위한 예방주사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질책 후 칭찬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근과 채찍, 칭찬과 질책, 양날의 검이다. 조직 생활에 있어 칭찬할 때를 놓치면 언제고 다시 할 수 있지만, 때를 놓친 질책은 효과를 낼 수 없다.     

올바르고 정의롭게 사는 황금률은 우리가 질책이나 비난하는 다른 사람들의 행위를 우리 스스로 하지 않는 것이다.’ 연애의 전설, 카사노바는 미모가 뛰어난 여성은 지성을 칭찬하고지성이 뛰어난 여성은 미모를 칭찬하라.”라고 했다.


채찍(질책)보다 당근(칭찬)을 많이 사용해서 성공적인 연애가정 및 사회에서 원만한 조직 생활을 영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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