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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석연 Mar 08. 2024

147. ‘힘(力)’의 의미

삶은 의미다 - 147

()’은 사람이나 동물의 근육을 통해 발생하는 역학적 에너지로 스스로 움직이거나 다른 사물을 움직이게 하는 작용이다. 또한 재력이나 학식, 재능 따위의 능력, 자연 현상이나 기계 따위가 스스로 또는 다른 사물을 움직이게 하는 능력, 어떤 일에 들이는 정성이나 노력,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강한 기운, 폭력이나 권력을 통해 드러나는 물리력까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다. 

물리학에서 (force)’은 물체의 모양이나 운동 상태 및 속도를 변화시키는 원인으로, 고전역학에서 힘의 개념이 뉴턴에 의해 정립되었으며 단위도 그의 이름을 따 뉴턴(N)을 쓴다. 이때 힘의 3요소는 작용점과 크기와 방향으로 표시하며 크기와 방향에 따라 힘의 합성이 가능하다. 한 물체에 여러 힘이 작용할 때 물체에 작용한 모든 힘을 합한 것을 합력이라고 하고 두 힘이 방향이 같은 경우 더해주고 두 힘의 방향이 반대이면 빼 주면 된다.

역학적으로 중력, 전기력, 자기력, 탄성력, 마찰력 등의 힘이 존재하며 이 힘들의 작용을 일상생활에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느끼지 못할 뿐 매우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다. 특히 중력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와 물체에 끊임없이 작용하기 때문에 역학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구상의 모든 물체를 지구 중심 방향으로 끌어당기려 하는 중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하늘 높이 날아가지 않고 지상에 붙어 생활하는 것이며, 태양과 행성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은 행성이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달과 지구 사이에서는 달은 지구의 중력을 받으며 공전할 수 있는 원인이 된다. 학창 시절의 기억을 떠올려 보면 중고등학교의 물리에서 ‘힘’이나 대학의 ‘역학’이란 말만 떠올려도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어려운 분야였었다.

이렇게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힘들은 우리 인간의 생존에 직접적으로 관계하고 있지만, 늘 공기나 햇살 같은 것이어서 피부로 느끼지는 못한다. 실제 인간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능력(能力)으로 대변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힘이 살아가는 데 있어 직간접으로 작용하고 있다.

능력(能力)’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을 감당할 수 있는 힘이나 지식으로 인간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과 교육과 훈련으로 길러지는 것으로 나누는데, 한 사람이 가진 능력에 따라 삶의 질과 방향이 결정된다. 따라서 인간의 모든 교육은 바로 이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되어 있다. 이렇게 능력으로서의 힘은 체계적이고 지능적으로 규제된 지식이다. 체계적인 지식을 얻으려면 인류의 수많은 경험을 공부하는 것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일상적으로 새로운 사실들을 모으고, 분류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얻는다. 또한 과거에 누적된 경험에서 얻어진 지식을 이용할 수 없을 때는 실험과 연구를 통해 정보를 모은다.

한편 한 개인의 힘이란 상대방보다 더 많이 가진 것들의 합()이다. 육체적인 힘이든, 시간이든, 돈이든, 권력이든, 나와 비교되는 상대방보다 우월적인 것들이 바로 힘이다. 이러한 힘을 이용하여 삶의 경쟁에서 내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발판으로 활용하게 된다. 하지만 상대방이 인정하지 않는 힘은 도전을 불러와 치열한 투쟁으로 판가름한다. 따라서 무조건 힘이 최고라는 자만심보다, 자기의 작은 힘이라도 약점을 보이지 말고 십분 활용할 줄 아는 것이 더 큰 힘이라 할 것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목도리도마뱀 등과 같이 상대에게 큰 힘을 가진 것처럼 행동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하는 예가 흔하다. 힘은 크기에 상관없이 힘겨루기를 제외하면 감정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논리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에게 이길 수 없다.

인류 역사에서 힘겨루기 형태의 투쟁이나 전쟁은 그칠 날이 없었고,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일류의 중요한 고민거리 중 하나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투쟁은 만물의 아버지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며 인간 간의 투쟁과 갈등을 긍정적으로 보았다. 니체 역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힘을 추구하며 자신을 강화하고 높이려 해서 힘겨루기 형태의 투쟁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인간 세계에서뿐 아니라 동물의 세계에서도 생존을 위한 투쟁은 불가피하고, 많은 동물은 힘의 우열에 따라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에 있다. 살아 있는 동물들은 꼭 식욕의 감각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뿐 아니라 자신의 힘을 확인하고 증대시키기 위해서 싸운다. 따라서 이 세상은 서로 힘을 겨루는 세계라는 현실은 냉정하게 인정해야 한다. 인간들 사이의 힘겨루기 투쟁이 불가피하다면 생산적인 경쟁으로 승화시킴으로써 사회를 더욱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좋은 예가 육체적 힘겨루기의 승리욕을 평화적으로 즐기는 것이 각종 스포츠 및 올림픽 등의 경기이고, 이는 힘겨루기의 승리욕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그러한 심리나 욕망이 문화 발전의 원동력을 삼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협동과 협조는 긍정적으로 보지만, 힘겨루기의 경쟁은 부정적으로 본다. 그러나 경쟁이 없는 사회는 발전이 있을 수 없다. 사람들은 경쟁을 통해서만 자신들의 힘을 최대한 발휘하고 자신을 뛰어난 인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힘겨루기 경쟁이 생산적인 경쟁이 되기 위해 경계해야 할 점은 힘이 압도적으로 강한 자들이 자신보다 약한 자들과 겨루는 것이다. 이는 경쟁을 빙자해 힘을 앞세워 상대를 굴종시키려는 매우 비겁한 행위다. 대기업이 골목 시장에 침투하여 소상인들이나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몰락시키는 일을 우리는 공정한 경쟁이라 하지 않는다. 상대와 대등하다는 필수 조건이 갖추어질 때 이상적인 경쟁이 이루어진다. 상대방을 얕보고 있는 경우, 명령하는 경우, 내려다보고 있는 경우와 같이 힘을 앞세우는 경쟁이나 투쟁, 전쟁은 할 것도 없다.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이다사람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생각하는 힘 덕분이다.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살게 되었다. 생각하는 힘으로 자신보다 덩치가 크고 더 힘이 센 동물들도 물리칠 수 있었다. 생각의 발전으로 위대한 문명과 문화를 일구어낼 수 있었다. 인류가 출현한 이후 지금까지 만들어 낸 놀라운 물건들은 모두 생각하는 힘의 결과이다. 어떻게 하면 더 낫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크고 튼튼하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모여서 위대한 건축물과 작품을 탄생시킨 것이다. 생각하는 힘은 현재의 인류 모습을 탄생시킨 근원적인 힘이다.

따라서 지금은 어떤 것에 대하여 깊이 헤아려 생각하는 힘이 실력이 되는 시대다교육에서 가장 화두로 떠오른 창의성이 바로 생각하는 힘이다. 남녀노소 손에 든 스마트폰에 빠져 살다 보니 생각은커녕 너무 간단한 것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어쩌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면 머리가 텅 빈 것 같은 당황함을 느낀다. 잃어버린 것은 스마트폰인데 머릿속을 전부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 그만큼 생각 없이 단편적이고 감각적으로 살고 있다는 방증이다. 너무 스마트폰에 빠져서 중독되어 살지 말고, 새로운 마음으로 ‘내가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나는 지금 어디로 가야 하나?’ 등과 같은 생각을 곰곰이 하며 생활하라는 얘기다.

권력(權力, Power)이란 타인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이다. 특히 국가나 정부가 국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강제력을 이른다. 즉, 타인 또는 조직 단위의 행태를 좌우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쉽게 말해 사람들이 본인 말에 따르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정치인, 고위공무원의 능력이다. 사회라는 공동체에서 개인의 권력은 개인의 능력보다 공동체에 포함된 모든 구성원에 의해 주어진다. 이렇게 위임된 힘은 곧 개인의 권력이 된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위험한 착각이 공동체에서 실어주는 힘을 자기 힘이라 생각하는 거다. 대표적 집단이 권력을 가진 정치인 등이다. 국민이란 집단이 실어준 힘을 당연히 국민을 위해서 사용하는 권력가를 보기 힘들다. 따라서 갑자기 없던 큰 힘이 생기면 조심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고 절제하며 계속 점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수가 있다. 나에게 생긴 힘은 내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힘인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하면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게 된다.’라는 말을 옛말을 권력자들은 명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력(武力, Force)은 군사상의 힘이나 육체적인 힘, 국력(國力, National Power)이란 한 나라가 지닌 정치, 경제, 문화, 군사 따위의 모든 방면에서의 힘을 가리킨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재력(財力)은 비용 부담 능력, 즉 재물의 힘이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다해 끊임없이 나아가려는 마음은 성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힘은 신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방법을 찾으려고 몸부림칠 때 얻게 되는 힘을 내공이라 한다. 우리는 이런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자기의 길을 개척하며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물리적 육체적 힘에 굴복하지 말고 정신적 힘을 발휘하여 험한 가시밭길 세상을 지혜의 힘으로 헤쳐 나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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