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처음
처음은 불안했으며 불안정적이었다. 나에게 모든 것은 처음이었다. 이 아이를 처음 만난 그날은 늘 그랬듯이 처음처럼 설렘과 불안을 안고 있었다. 생명이구나. 생명이 내 몸에 자리 잡았다. 신기하고 신비스럽고 찬란했다. 나는 아이를 갖었고 금방이라도 자신의 존재를 알리듯 심한 입덧으로 매일을 구역질로 살게 했다. 마치 날 신처럼 대해죠.라고 하듯 먹는 것도 마시는 것도 냄새를 맡는 것도 보는 것도 모든 것을 경건히 하라고 나에게 명령하는 듯했다. 내 몸에 생명이 자라나고 있음을 느꼈다. 이상하고 싫었다. 이물감이 느껴지는 듯했다. 만삭이 되어서는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었다. 참 불행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되돌릴 수 없는 축복이었다.
마침내 그 아기와 만났다. 울음소리에 오묘한 소름 끼치는 전율이 느껴지며 눈물이 흘렀다. 아기에게 말했다. 아 넌 참 예쁘구나. 그러곤 곧 잠이 들었다.
이제 난 아기와 손을 잡고 첫발을 내디뎠다. 임신 내 괴로움은 사라졌다. 이제 나와 그녀 세상에 덩그러니 내던져 있단 괴로움만 있을 뿐. 삶은 고통이렸다. 난 내 아기 그녀에게 고통 속 행복의 근원을 찾아 예쁘게 심는 법을 알려주려 한다. 참 어렵지, 그럴 것이다. 난 참 어려운 걸 좋아하는 괴짜 엄마니 다행이다. 나 너와 함께 살아보자. 짧지도 길지도 않은 그 세월을.
그녀의 아기, 내 아기에게 축복을.
‘아, 넌 참 예쁘구나’